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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정원
  • 가라앉는 프랜시스
  • 마쓰이에 마사시
  • 15,300원 (10%850)
  • 2025-08-25
  • : 3,915

<<여름은 그곳에 오래 남아>가 남긴 여운을 좇다 <가라앉는 프랜시스>까지 읽게 되었다. '프랜시스' 의 뜻을 알았다면 ~가라앉는 의미를 눈치챌 수 있었을까? 그 덕분에 골라 읽었으니 결과적으로는 잘한 선택이 되었다.


도쿄 생활에 염증을 느낀 게이코는 홋카이도로 이주를 결정한다. 조금은 즉흥적인 선택 같지만 그곳에서 우편배달부라는 직업을 시작한다. 내가 아직 철이 들지 않아서일까 나는 그녀의 선택이 조금은 낭만적이라 생각했다. 얼마전 방송에서 본 섬마을 우편배달부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단순히 우편물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우편 내용을 읽어주기도 하고,불편한 것은 없는지 살펴주는 역활까지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리고 여기 '음'에 대한 심오한 안목을 가진 남자 '가즈히코'가 등장한다.처음 그려지는 그의 세계는 멋있어 보였다. 느닷없는 두 사람의 연애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말이다.


"말이 아닌 것으로 서로를 느끼고 두 사람이 아니면 생기지 않을 감각을 만들어내고 귀를 기울이듯이 그것을 맛보고 흔들린다(...)"/88쪽



그런데.어느 순간' 소리'에 대해 집중하기 시작하자, 그들의 사랑이 느닷없다고 생각한 건 내가 느낄수 없었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그들의 사랑을 너무 노골(?)적으로 묘사한 것 같아..오감이 아닌, 이성이 작동해버린 탓이다. 그러니까.. 이 소설은 '오감'에 집중하며 읽어야 하는 소설이었던 거다.해서 가장 크게 귀로 들려온 소리는 프랜시스..가 가라앉을 때 였던 것 같다. 태풍이 오고 나서 서서히 무너지게 되는.. 프랜시스가 무너지는 그 순간도 실은 요란하게 묘사되지 않는다. 독자로 하여금,태풍이,강물 소리가,프랜시스가 무너지는 소리를 상상하게 만들었던 거다. 말없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소문..도 소리는 없는데 누구에게나 전달이 된다. 앞을 보지 못하는 미노리카와의 말을 듣는 순간 더 분명해졌다.


"절대로 억지로 일어나려고 하지 말아요. 아무리 큰 소리가 나도 아무리 누가 흔들어대도 속으면 안 돼요. 정신 차리고 진짜 소리를 들으세요"/156~157쪽



겉으로 그려진 게이코의 삶은 사랑에도 실패하고 도쿄생활에 염증을 느껴서였을지 모르겠으나, 소설을 읽은 동안, 온갖 소음 속에 살아가게 되면서 점점 잃어가는 오감을 찾고 싶었던 건 아니였을까? 홋카이도 곰은 무섭지만, 홋카이도의 별을 사랑하지 않을수 없어 게이코는 그곳에 계속 머물기로 한다.물론 그녀옆에 사랑이 다시 찾아왔기 때문일수도 있겠지만.오감을 느끼게 되면서 그녀는 비로소 자신이 바로 볼 수 있었다는 생각을 했다. 뻔해 보이는 결말이라 아쉽지 않았다. 밤하늘 쏟아지는 별을 보고 있노라면..그곳에 계속 머물수 밖에 없지 않을까 싶어서다. 홋카이도 곰을 하늘의 별이 이긴 셈이다.


"별에는 음이 있다.게이코는 그렇게 생각했다. 들리지 않는 음이 하나하나의 별에서 이쪽을 향해 내려온다.그 음은 빛이었다. 광원조차 되지 않는 덧없는 빛의 음.

이 빛이 있는 동안은 절대로 절망할 필요가 없아. 빛에서 오는 음을 듣는 귀를 잃지만 않으면 가즈히코와 나는 살아갈 수 있어. 게이코는 그렇게 믿었다"/19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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