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기를 치며 행복해 하는 장면을 <다시 올리브>에서 만나자 마자 <찰스 부코스키 타자기>를 읽게 되었다. 물론 다시, 올리브..에서 '타자기' 가 언급될 거라 예상하지 못했다. 마음 가는 대로 골라 읽는 위픽시리즈다. 3월에는 <찰스 부코스키 타자기>를 읽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을 뿐.
"시라고 다 예쁜 것은 아니었다. 도대체 왜 이런 추잡한 글을 시라고 남긴 걸까.이해되지 않는 시도 있었다. 찰스 부코스키의 시도 그중 하나였다(....)"/74쪽
'찰스 부코스키'에 관한 소설 당연히 아니다. 그러나 읽고 싶으면서도 여전히 거리를 두고 있는 내 마음을 들킨것 같아 반가웠다. 부코스키..를 읽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약간의 희망을 품고 책을 읽어 보리라 생각했기 때문에.그런데 여전히 거리두기를 하게 될 것만 같다. 재미난(?)아이디어라는 생각을 했다.근본적으로는 불가능..하지만, 소설이라 해볼 수 있는 상상이었는데, 그래서 또 생각하게 되는 질문과 마주한 기분이다. 왜냐하면 읽는 동안 정말 진지(?)하게 승혜가 타자기로 전환 되는 순간, 나는 따뜻한 난로가 되고 싶다는 상상을 하게 되었다는 거다.사람들에게 내가 아주 따뜻하지 않은 사람이라 그런 마음을 하게 된 것이 아닐까 싶어 피식 웃음이 났다.생애주기 전환이라니.. 그런데 정작 내가 되고 싶은 사물로 전환되는 것도 쉬운건 아니었다.조건이 따라 온다. 안락사를 원한다고 해서 모두가 만족할 만한 안락사를 선택할 수 없다는 것이 떠오른 순간이었다. 인간으로 태어나서, 다른 종으로 전환한다는 것이 윤리적으로 문제라 지적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삶이 팍팍하고, 노년의 삶을 행복하게 보낼 자신이 없는 이들이라면... 이런 아이디어 자체가 소설로 씌여졌다는 것이 지금 우리 사회가 어떤 모습인지를 떠올리게 해서 쓸쓸했지만..타자기로 전환되는 모습을 상상하는 건 재미있었다. 노년의 삶으로 들어간 올리브 여사가 굳이 타자기를 아들에게 부탁한 그 마음을 좀더 이해하게 된 것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