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반호>를 읽으면서 로빈후드와 아서왕..을 이어 읽으려고 했다. 그런데 셰익스피어의 민족사극시리즈를 먼저 만나보고 싶어졌다. 예전 아침이슬에서 시리즈가 나왔을 때 너무 어려운 것 같아 포기했었는데, 나이가 든 덕분(?)인지.. <아이 반호>를 재미나게 읽게 된 영향인지 망설임없이 '존 왕'을 골랐다. 그리고 너무 잘 읽혀지는 건 이제 놀랍지도 않다.^^

"(...) 이해타산이지 세상을 볼링공처럼 치우치게 만드는/세상은 제 혼자 균형을 잡고/ 평평한 땅을 평평하게 굴러가게 돼 있건만/ 결국은 이해타산이 악행으로 이끄는 이 치우침이/ 동선의 휘어짐이 이 이해타산이/ 그것을 달아나게 만들어 온갖 공평무사로부터/ 온갖 방향 목적 과정 의도로부터/ 그리고 바로 이 치우침 이 이해타산/(...) /2막1장 부분 51쪽 권력자들만 모르는 말인가 싶지만, 서로의 실리가 작용하는 곳 어디든 저와 같은 문제가 생김으로 해서 우리는 시끄러운 세상을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지도 모르겠다. 얼마전 본 영화 '남쪽'이 떠올랐다. 스스로 균형을 잡기위해 추를 부여잡고 있었던 건 아닐까... 스콧의 <아이반호>에서 살짝 등장한 존 왕이 셰익스피어 작품에서는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뿐만 아니라, 조카 아서 플랜타저넷 사이의 갈등이 그려진다. 세조와 단종의 관계가 유독 잔인하게 보였으나, 세계사를 살펴보면, 유난스럽지 않은 장면 일수도있겠다 싶다. 권력에 대한 욕심은,형제도, 조카도,부모도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기차여행 하는 왕복 6시간동안 충분히 읽을 만큼 <존 왕>의 이야기는 길지 않다. 그런데 <아이반호>를 읽은 덕분에 숨어 있을지 모를 행간의 의미를 찾아 헤매는 수고는 하지 않았던 것 같다. 물론 온전하게 다 이해하며 읽었다고 자신할 수도 없다. 역사적 사실에 작가의 상상력이 스토리텔링 되었을 것이 분명하므로.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일지..는 모르겠다. 중요한 건, 존 왕이 무능하고,탐욕스러웠던 건 사실이란 점이다. 무능과 탐욕스러움을 가진 리더의 모습은 비겁함으로 그려진다는 사실도 부정하기 어렵다. 과거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지난날의 이야기로 읽혀지지 않는 까닭은, 셰익스피어선생도 여전히 저와 같은 군주를 경계해야 한다는 걸 보여주기 위함은 아니였을까 싶다. 무능하고 탐욕스럽기만 했던 왕은 죽는 그 순간까지 비겁했으며, 자신으로 인해 고통받았을 이들을 위한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물론 작가의 상상력이 발휘된 장면일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 추위로 날 위로해 주십사 할 놈도 없을 테고 난 너희한테 대단한 걸 요구하는 게 아냐/내가 애걸하는 건 차가운 위안이야/ 그런데 너희는 너무도 인색하고/또 너무도 배은망덕하게도 그걸 안 해 주는구나/ 147쪽
ps...
이제...
리처드 2세로 넘어갈 생각이다.그런데 출판사가 살짝 고민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