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여행을 다녀왔다. 아는 것이 전무하다 보니,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검색을 해보게 되었고, '마산' 이란 심플한 제목의 소설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읽게 되었다. 그런데 소설을 읽었다는 기분보다는, 마산에 대한 다큐를 읽은 기분이었는데, 그곳을 알고 싶었기 때문에 흥미롭게 읽어낸 것 같다. 왜냐하면, 책 속에서 언급된 장소들을 직접 찾아가 볼 수 있는 계기도 되었지만, 비슷한 시선으로 '돝섬'과 그 옆에 나란히 한 인공섬에 대한 소감이 딱 내 마음 같았기 때문이다.

우선 돼지를 닮았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그러나 어쩌면 돝섬이 예전보다 나무들이 많이 사라진 건 아닐까..생각했다.
"돝섬이 이렇게 예쁜 곳이었어?
과연 바다 위의 조각 공원이자 화원이라고 부를 만했다."/ 194 쪽
온전하게 돝섬을 만난 건 아니지만, 그섬에 가고 싶다는 바람이..쉽게도 가능할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만으로도 즐거웠다. 밤의 돝섬도 언젠가는 만날수 있기를.. 70년대부터 2000년대의 마산이 그려진다. 그 유명한 한일합섬이 마산에 있었다는 사실도 이제서야 알았다. 내게 마산은 오로지 문신미술관을 찾아봐야 하는 곳 정도로 기억되어 있었는데..소설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장소는 돝섬이었다. 아니..내게 가장 크게 각인된 장소가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해서 그 옆으로 나란히 한 인공섬을 보면서 답답했다. 저 곳에 멋진 공연장이 만들어졌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소설에서 그에 대한 비토가 화가나면서도 통쾌하다. 지금이라도 정신차리고 멋진 공간으로 탈바꿈 할 수 있다면 좋을텐데..
"(..) 아버지는 인공섬이라면 치를 떨었다. 수천억 원을 들여 마산에 제일 필요 없는 것을 만들었다고 왜 세금을 바닷길을 막는 데 쓰는 거냐고 마산이 땅이 부족해서 쇠락중인 거냐고 날로 깨끗해지는 마산 앞바다에 왜 저런 짓을 하느냐고 아버지가 그 말을 할 때 곁에 있던 해당 지역 전 시의원이자 목재상을 운영했던 아버지 친구는 좀 더 원색적으로 시의 행정을 비난했다.
내가 그렇게 반대했는데 다들 상상력이 일관돼 머리에 시멘트만 들어찼어. 세금을 갖다 쓰는 방법이 바다 메꿔 땅 만들고 콘크리트 건물 짓고 다리 놓고 보를 쌓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거야(..)"/193쪽
차마 욕까지 쓰고 싶지 않아 생략했으나, 상상력의 부재에 격한 공감을 했다. 인공섬이 만들어지기 전 마산 앞바다는 모르겠으나, 인공섬을 보는 순간, 바다와 어울리 풍경은 콘크리트가 아니라, 예술..이었다. 마산은 산업화를 일으킨 도시이기도 하지만, 예술의 도시이기도 하다는 걸 너무 빨리 망각해 버린것이 아닌가. 부러 케이팝가수 공연도 보러 오는 시대인데.....이 마음은 문신미술관에 올라서도 느껴진 바다.

문신미술관에서 바라보는 바다 풍경은 너무 매력적이었는데..불쑥불쑥 솟아오른 건물들이 돝섬도 가리고,오롯이 바다를 조망할 수 가 없게 되어버렸다. 장소에 대한 여행기 보다, 소설로 마산을 접하고 도시를 방문한 덕분에 '마산 앞바다' 라는 표현 부터 낭만적으로 느껴졌던 것 같다. 김춘수 시인이 선생님으로 있었던 도시. 그 선생님께 가르침을 받은 천상병시인이 있었던 도시.. 그러나 소설 속 마산은 뭔가 쇠락해 가는 느낌.. 그러나 ..당당히 민주화의 도화선이 되었던 곳이란 걸 분명히 알고 있는 도시..라는 생각을 했다. 해서 나는 인공섬이 부디 인공섬이 아닌.. 예술이 활활 타오르는 그런 장소가 되었으면.. 그러면 삶이 팍팍한 이들도 가끔은 위로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과거형 도시가 아닌..여전이 현재진행형... 으로 라고 생각했는데,작가님도 그런 바람을 갖고 계신듯하다. 마산에 대한 관심으로 읽게 된 소설이라, 문학적인 아쉬움을 접고 읽어도 섭섭하지 않았다. 다큐와 소설이 합쳐진 형태..같은 느낌... 해서 '도시' 를 소설 제목으로 정한 이야기를 계속 찾아 읽어볼 생각이다.
다음은..
포항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