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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정원
  • 에이턴 숲의 은둔자
  • 엘리스 피터스
  • 15,120원 (10%840)
  • 2025-06-30
  • : 241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목에서 이미 예감할 수 있었다. 은둔자는 진짜 은둔자가 아닐 가능성이 크겠구나. 재미난 건 이야기속 인물 이름이 궁금해서 검색을 해보게 된 덕분에, '두건만 썼다고 수도사는 아니다' 라는 몰리에르의 인용문을 보게 되었다는거다. 셰례명에 담긴 뜻은 찾지 못했지만, <에이턴 숲의 은둔자>를 딱 한 줄로 설명될 수 있는 말이란 생각을 했다. 몰리에르 선생께서 캐드펠시리즈를 읽었을까 엉뚱한 상상을 잠깐 했다. 어느 시대에나 일어나는 일인데 호들갑을 잠깐 떨고 싶었나 보다.


누군가 죽임을 당한다. 실종도 된다. 그런데 긴장감이 마구마구 전해지는 느낌은 없다. 그런데도 흥미롭게 읽혀진다. 매력적인 소설이란 뜻이다. 탐욕과, 계급과, 용기를 읽었다.드로고 보시에의 죽음은 인과응보 느낌으로 읽혀졌다. 처음에는 누군가 복수를 하려고 했던 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느닷(?)없이 커스러드가 죽었다. 그는 처음부터 은자로 보여지지 않았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살해당할 줄 알았다. 물론 범인은 의외의 인물(예상한 바이긴 하다) 이었지만..숨어 있는 인물이라면..추적자가 있게 마련이다. 다만 그가 숨어 든 이유가 담백하지 않았다는 것이 쓸쓸했고, 죽음을 애도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는 것이 속상했다.죄가 없는 탐욕은 없을 테니까.. 탐욕을 가지고 있지만 여전히 잘 살고 있는 이들도 있겠으나, 보시에와 커스러드의 죽음은 인과응보의 결과였다고 말하고 싶다.그래서 죄를 짓고도 잘사는 것처럼 보이는 이들에게 언젠가는 인과응보가.닿기를 바란다.소설에서라도 이런 결말을 보는 건 그래서 카타르시스가 되는 모양이다. 뻔히 보이는 듯한 설정과 범인의 추적...과정에서 한 순간 나를 강력하게 보인건 '용기'에 대한 태도를 읽을 때였다. 아버지가 무섭지 않냐고 묻는 리처드에게 힐트루드의 목소리는 너무나 멋있게 들렸다.


"무섭지,아니 무서웠어.지금은 아니고 예전에!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지만 이건 분명 어려움을 감내할 가치가 있는 일이야. 지금은 마구간에 사람이 없을 테니 얼른 거기 가봐야겠다. 리처드,나를 믿고 기다리고 있어 용기 잃지 말고 나도 네 덕에 용기를 얻었어!"/255쪽



무서웠는데, 무서워지지 않았다는 그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느낌을 받은 건 여전히 약자 편에 서 있는 여성들이 떠올라서 일수도 있겠고, 방송에서 어우동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는 화가 치밀어 그랬을 수도 있겠다. 무튼 짧은 저 말 속에, 힐트루드가 어른들의 탐욕으로 들어가지 않아야 겠다는 의지가 읽혀져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 되었다. 애초에 탐욕스럽게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지만, 환경이 사람을 탐욕스럽게 만들어 버릴수도 있다.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 자신을 선한 사람으로 바라봐주지 않았다면 자신도 나쁜길로 들어서게 되었을지 모른다는 히아신스의 말도 그래서 오랫동안 기억하고 싶은 장면이 되었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라는 질문을 하며 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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