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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사서함
  • 세라 이야기
  • 프랜시스 호지슨 버넷
  • 12,420원 (10%690)
  • 2021-07-01
  • : 427
◇ 원본
https://m.blog.naver.com/03x24/222428067086



◇ 시작하는 문장
어두컴컴한 어느 겨울날, 런던은 거리마다 누런 안개가 짙게 깔려 있었다.



◇ 밑줄
항상 저 조그만 코를 책에 파묻고 앉아 있거든요. 교장선생님, 세라는 책을 읽는 게 아닙니다. 꼬마 여자애가 아니라 꼬마 늑대처럼 책 내용을 꿀꺽꿀꺽 삼킨답니다. 세라는 늘 새로운 책을 삼켜버리고 싶어 안달이랍니다. 크고 두껍고 심오한 어른들 책을 읽고 싶어 해요.

/

아버지의 무릎에 앉은 세라는 조그만 손으로 코트 자락을 붙잡고 아버지의 얼굴을 오랫동안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귀여운 세라야, 내 얼굴을 외우려는 거니?”
   크루 대위가 세라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세라는 이렇게 대답했다.
   “아뇨, 아빠 얼굴은 이미 외웠어요. 아빠는 늘 제 마음속에 있으니까요.”

/

   “세라 말로는 공주는 겉모습과는 상관이 없대. 부자인지 아닌지도 상관없고. 오로지 생각과 행동에 따라 공주가 된다는 거야.”

/

베풀기 좋아하는 사람은 자신이 가진 물건을 아낌없이 나눠줄 뿐 아니라 마음도 나눠주게 된다. 가진 물건이야 없을 때도 있겠지만 마음만은 늘 풍성해 많은 것들을 나눠줄 수 있다. 따뜻하고 친절하고 다정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도움의 손길과 편안한 위로, 웃음 같은 것들을 말이다. 그중에서도 즐겁고 다정한 웃음이 가장 큰 도움이 될 때도 있다.

/

   다락방에서 보낸 첫날은 세라에게 잊을 수 없는 밤이었다. 세라는 밤새 극심한 슬픔에 잠겨 있었다. 보통 아이들은 겪기 힘든, 누구에게도 말 못 할 슬픔이었다. 말을 한다 해도 이런 슬픔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

   “더는 견딜 수가 없었어. 세라 너는 아마 내가 없어도 살 수 있겠지. 하지만 나는 네가 없으면 못 살 것 같아. 나는 ‘죽은’거나 마찬가지였어. 그래서 오늘 밤 이불 속에서 울다가 갑자기 몰래 찾아가서 너에게 다시 친구가 되어 달라고 부탁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거야.”

/

   “여기는 굉장히 작고 아주 높은 곳에 있잖아. 마치 나무 위의 집 같아. 천장이 비스듬하게 기울어진 것도 재미있고. 봐, 이쪽 천장은 똑바로 서 있지 못할 정도로 낮아. 아침이 되면 침대에 누운 채로 천장에 난 창문을 통해 하늘을 볼 수 있어. 마치 빛나는 하늘을 사각형으로 잘라 붙여 놓은 것 같아. 햇빛이 빛나기 시작하면 조그만 분홍색 구름이 떠다니는데,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아. 비가 오면 빗방울이 뭔가 근사한 이야기를 해주는 것처럼 후두둑후두둑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 별이 뜨면 사각형 하늘에 별이 몇 개나 떠 있는지 세어볼 수도 있지. 얼마나 많은지 몰라. 저쪽 구석의 작고 녹슨 벽난로 철망을 봐. 반짝반짝하게 닦아서 불을 피우면 얼마나 근사하겠어. 이곳은 정말 작고 아름다운 방이야.”

/

   어멘가드는 킥킥 웃더니 말했다.
   “아휴, 세라야! 너 정말 엉뚱하구나. 착하기도 하고.”
   세라는 명랑한 표정으로 인정했다.
   “내가 엉뚱하다는 건 나도 알아. 착해지는 건 노력하는 중이고.”

/

사람들이 무례한 말을 하면 아무 대꾸도 하지 않는 것이 제일 나아. 그냥 상대방을 쳐다보면서 ‘생각’을 하는 거지. (···) 내가 화내지 않으면 사람들은 내가 자기보다 강하다는 것을 알게 돼. 나는 분노를 참을 만큼 강하고 그 사람들은 그렇지 않으니까. 사람들은 화가 나서 바보 같은 말을 내뱉고 ‘나중에 그러지 말걸!’ 하고 후회하거든. 분노만큼 강한 것도 없지만 분노를 참을 수 있다면 그러는 편이 훨씬 강한 거야.

/

노을이 지면 서쪽 하늘로 빨강이나 금빛 구름이 산더미같이 모여들었다. 가장자리가 눈부시게 빛나는 보라색 구름일 때도 있었다. 양털처럼 푹신해 보이는 구름이 장밋빛으로 물들어 하늘에 둥실둥실 떠다니기도 했는데, 바람이라도 불면 마치 파란 하늘을 서둘러 날아가는 분홍색 비둘기떼처럼 보였다.

/

   “정말 아름다워. 너무 아름다워서 두려울 정도야. 이상한 일이 생길 것 같은 기분이야. 아름다운 것을 보면 항상 그런 기분이 든다니까.”

/

‘아마 들리지는 않아도 느낄 수는 있을 거야. 창문과 문이 있고 벽으로 가로막혀 있어도 상냥한 마음은 전달될지도 모르지.

/

“이 모든 것이 아침이면 사라진다 해도 어쨌든 오늘 밤에는 여기 있었잖아요. 전 절대 잊지 않을 거예요.”



◇ 감상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

스물여덟 번째 책 『세라 이야기』는

천은실 작가의 수채화가 더해져

따뜻하고 부드러운 울림을 준다



빨간 머리 앤이 생각나는 세라,

그는 어떻게 공주님이 되었을까



*



아주 어릴 때 만났던 세라는

그저 착하고 예쁜 소녀였다



여느 주인공들이 겪는

역경과 고난을 이겨내고



그래서 공주님은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



부러움 그게 전부였는데

나는 언제 이렇게 자란 걸까



*



오늘 내가 만난 세라는

내 그림자와 많이 닮았다



울지 않는 눈이 슬퍼

그래서 더 눈길이 갔겠지



시소 같은 매일을

견뎌야 했던 어린이는



고운 마음을 지니고 싶었고

상냥한 태도를 가지려 했다



그리고 변하지 않을 약속

따뜻한 손과 다정한 시선,

빛나는 상상력을 믿었다



지금도 마음 가운데 놓인

초록 샘물에는 포롱포롱

그런 것들이 흐르고 있다



우리는 틀리지 않았어



세라가 건넨 손을 잡으며

나도 함께 보내는 다짐



많은 시간을 따라 변하겠지만

언제까지나 맑은 빛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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