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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사서함
  • 다녀왔습니다, 한 달 살기
  • 배지영
  • 13,050원 (10%720)
  • 2021-05-25
  • : 163
◇원본 링크
https://m.blog.naver.com/03x24/222410259092



◇프롤로그
떠나고 싶다는 욕망은 내 일상에서 쉽게 용해되지 않았다.



◇밑줄
초등학생인 둘째 아이를 데리고 가느냐 마느냐, 일은 어떻게 할 것인가를 두고 고민하다가 주저앉았다. 하지만 언젠가는 가본 적 없던 도시의 카페에서 글을 쓰고, 숙소로 들어가기 전에 일몰을 보고 싶다는 마음은 그대로다. 친밀한 타향이 있다는 건 든든하고 근사한 일이라는 걸 알았으니까.

같은 공간에서 하던 일만 계속하면 저 너머를 볼 수 없다. 용기를 내서 움직여야 다른 세계로 향하는 문을 열 수 있다.

유정 씨는 무언가 해야만 꼭 의미 있는 인생이 아니란 걸 아는 나이가 좋았다. 밤에는 느긋하게 침대에 엎드려 스마트폰게임을 하고, 안 보는 TV도 가끔 켜놓고, 운동하고, 영화 한 편을 보고는 잠들었다. 기를 쓰고 뭔가 하지 않아도 되는 생활은 단순하고 담백했다. 어딘가 얽매이지 않고 일하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웠다.

잃어야 비로소 깨닫게 되는 인생의 진리를 처음부터 잘 아는 사람들이 있다.

제주에서 한 달 살기 하는 내내 뒤척이지 않고 곤히 자고 일어났다. 발코니에 서 있으면 노란 듯 빨간 해가 함덕 바다를 물들이며 떠올랐다. 일출을 보고 나면 몸과 마음에 활력이 생겼다. 바쁠 게 없는 부부는 함덕에 있는 유명한 빵집에 다녀오곤 했다. 샐러드에 빵을 곁들여 아침 식사를 하고, 챙겨 온 드리퍼로 커피를 내려 마셨다.

어른이 되고 나서 품는 꿈은 부화하기 어렵다. 어쩌다 그 꿈이 껍질을 깨고 나온다고 해도 현실 앞에서 날개가 꺾이곤 한다. 나이 들수록 먹고사는 일만이 본류가 된다. 하지만 이 커다란 흐름에서 조금씩 새어 나오는 여러 지류는 마르지 않고 흐르고 흐르다가 결국 하나의 힘찬 물줄기를 만든다.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서 살고 싶다는 마음이, 살아가는 데 동경와 희망이 되었습니다.

마지막 문장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한 달은 한 도시를 알게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사랑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감상
말로만 들었던 한 달 살기는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서

많은 이들의 현실이었다



머리로만 그리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구하면 열리리라



책은 사진으로 손짓하고

구체적인 영수증을 제시해



어때 하고 싶지?

봐 너도 할 수 있어



설렘을 준비로 이끌어 주었다



언젠가의 막연한 로망이

선명한 미래로 바뀌는 순간



이미 떠난 이들의 목소리를 듣고

밧줄을 잡기만 해도 좋았지



어쩌면 이 여름에

가장 어울리는 책이 아닐까



*



우리는 떠나고 싶다



해묵은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설렘이 가득한 곳



매일이 특별해지는 장소

시간이 깊어지는 공간



하지만요

아직 떠날 수 없는 우리들은

책장을 펼쳐

잠시나마 꿈을 꿉니다



무더운 여름날의

달달하고 시원한 빙수처럼

사르르 녹아드는 꿈



이제 나는 묻습니다

당신이 머물 곳은 어디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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