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 AI 강사 생존기 - 조혜영 지음, 《문과의 반격》
출판사로부터 받은 책으로 읽고 씁니다.
나는 문과생이었다. 그리고 지금, AI랑 친하지 않다. 꼭 문과생이라서는 아닐 것이다. 왜인지는 모르겠다. 그냥 멀리하고 있다. 이제는 옛일이지만, 이세돌 사범님과 알파고의 대결 때 받은 충격 때문일까. 이제는 오래된 영화인 '그녀(Her, 2013)'에서 느낀 감성 때문일까. 세상의 AI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을 텐데. 지금 네이버에서 검색하면, 전부는 아니지만, AI 브리핑이 나온다. 글을 읽다가 보면, AI로 작성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고. 나도 귀찮을 때는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고 싶어지지만, 아직 거리를 두고 있다. 꼭 할루시네이션 때문은 아니다.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 이렇게 난 뒤처진 사람인 건가. 언젠가는 나도 시류를 따르겠지만, 보류 중이다.
그러다가 어느 책을 만났다. 《문과의 반격》이다. 문과, AI. 이 두 낱말에 끌렸다고나 할까. 문과 출신의 AI 강사! 궁금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나는 '읽고 쓰는 자'이다(170쪽)'라는 그녀. 이런 문과적 감수성이 풍성한 그녀가 AI 강사가 됐다. 외국어 교육 관련 일을 했으나 회사의 폐업으로 퇴사를 앞둔 40대 후반의 그녀였다. 도서관에서 우연히 집어 든 지역 신문 한 장. 'AI 코딩 전문가 과정 수강생 모집'이 계기였다. 그런 그녀의 인공지능 강사 성장기, 생존기가 일기처럼 적혀 있었다. 시트콤 같이 좌충우돌하는 상황과 생각들이 솔직하게. '강사를 하면서 사람을 대하는 직업을 가진 모든 분들을 진심으로 존경하게 되었다(88쪽)'는 그녀. 절규도 하고, 슬럼프도 겪고. 이제는 반격도 한다. 이 '반격은 내 안의 편견을 향한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그녀(176쪽)'다.
'다시 부름 받는 강사가 되고 싶다(45쪽)'는 저자. 이제는 '인문학 기반 AI 강사(179쪽)'라고 자칭한다. 그러면서 '기술부터 밀어 넣기보다 먼저 사람을 보고 싶다(182쪽)'고 밝힌다. 나는 이런 문과의 반격을 공감하고 응원하게 됐다. 같은 문과 출신이라 더 그랬을까. 나는 중년 여성의 인공지능 강사는 아니지만, 지은이의 진솔한 시행착오들을 보며, 어느새 동지가 된 것이다. 앞으로 그녀 같은 강사를 만난다면, 이런 나도 AI를 사용하고 싶어질 것 같다. 물론 비판적으로.
작고 얇은 이 책. 짧은 에피소드에 필력도 좋아서 잘 읽힌다. 한 토막, 한 토막이 솔직하고 생생한 경험담이라 더 스며들었으리라. 깊은 공감과 힘찬 응원을 불러오는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받은 책으로 읽고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