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사람을 여행하다 (芽月 서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9031186</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 /><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Sun, 05 Apr 2026 23:21:03 +0900</lastBuildDate><image><title>芽月</title><url>http://image.aladdin.co.kr/Community/myface/pt_7790311862714487.jpg</url><link>https://blog.aladin.co.kr/779031186</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芽月</description></image><item><author>芽月</author><category>프랑스,러시아</category><title>‘문학동네의 죄‘와 벌</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9031186/17167880</link><pubDate>Mon, 23 Mar 2026 13:5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9031186/17167880</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83444&TPaperId=1716788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8307/19/coveroff/8954683444_2.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83436&TPaperId=1716788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8307/17/coveroff/8954683436_2.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51038&TPaperId=1716788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4325/34/coveroff/8954651038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403880&TPaperId=1716788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976/54/coveroff/s232635801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403872&TPaperId=1716788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976/50/coveroff/s722639936_1.jpg" width="75" border="0"></a>&nbsp;&nbsp;<a href='https://blog.aladin.co.kr/779031186/17167880' target='_blank'>[상품더보기]</a><br/><br/>도스또옙스끼 중후기작들 섭렵한 후 뭘 읽을까 방황 중&nbsp;문득 『안나 까레니나』가 생각났다.밀리의 서재에 민음사, 열린책들, 창비 번역본 있는데'안나 '까'레니나'로 표기하는 창비를 선택.조만간 『삶과 운명』도 읽으려고 하는데,&nbsp;역자인 최선 교수라는 분의 스타일이 어떨지 궁금하기도 했고.<br>   <br><br><br><br><br><br><br><br><br><br><br><br><br>휴대폰으로 폭풍처럼, 이제 1권의 절반을 읽었는데 드는 생각은,'좋은 번역이다. 약간, 아주 약간 이해가 안되는 문장도 있지만.'<br>그리고,'주석을 정말 꼼꼼하게 달았구나.'블라지미르 나보꼬프의 『러시아 문학 강의』등을 인용해서,번역만으로는 살리기 어려운 뉘앙스를 전달하려 노력한 게 느껴졌다.<br>최근, 몇 페이지와 역자 후기만 훑어보았던&nbsp;문학동네 『죄와 벌』과 대비된다.<br>역자 이문영 교수는 전문서적의 주석을 번역해서 풍부하게 붙이려 했으나,출판사에서 반대했다고 한다.&nbsp;독자의 흐름을 방해한다나 뭐라나.<br>그 대목에서 어이를 상실했다.문학동네는 『죄와 벌』의 후발주자이다.원전 번역서는 이미 충분히 많으며, 그 수준들도 매우 높다.그렇기 때문에 주석으로 차별화를 꾀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크다.<br> <br><br><br><br><br><br><br><br><br><br><br>시장이 포화인 상태에서&nbsp;또 누가 어디서 번역본을 낼지는 모르겠으나,상세한 주석이 달린 『죄와 벌』을 꼭 만나고 싶다.<br>이왕이면 김희숙과 이문영이 출판사를 스왑딜 했으면 한다.을유문화사 책 스타일이면 (역자의 의도대로) 미주를 무제한으로 붙일 수도 있고,김희숙 번역의&nbsp;『까라마조프』와&nbsp;『백치』로 구성된 내 책장도&nbsp;나님께서 보기에 좋을테니.<br>  <br><br><br><br><br><br><br><br><br><br><br><br>   <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1573/46/cover150/893646472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15734636</link></image></item><item><author>芽月</author><category>프랑스,러시아</category><title>‘지하 인간‘의 프리퀄 - [미성년 - 하]</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9031186/17138499</link><pubDate>Sun, 08 Mar 2026 21:4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9031186/1713849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911096&TPaperId=1713849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692/7/coveroff/893291109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911096&TPaperId=1713849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미성년 - 하</a><br/>도스또예프스끼 지음, 이상룡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04월<br/></td></tr></table><br/>이 작품은 드디어 도스또옙스끼 5대 장편이 되었다. 왜냐하면 내가 읽었기 떄문이다. ㅎㅎ<br><br>다른 4대 장편들과는 느낌적으로 많이 다르다. 우선&nbsp;1인칭 주인공 시점.&nbsp;다른 4대 장편은 1인칭이 아니거나 화자가 주인공이 아닌 데 반해, 이 작품은 아직 젊은 주인공인 화자가 자신이 보고 들은 것을 전개해 나간다. 그래서인지&nbsp;무척이나 산만하고 횡설수설한 게 『지하로부터의 수기』를 연상시킨다. '지하 인간'의 내면 흐름을 따라가는 1부가 상당히 고역이었는데, 이건 무려 900쪽이 넘는 장편이다! 진도가 잘 나갈리가 없었다.&nbsp;<br>한편으로는 작가의 정치적 목소리, 슬라브주의에 대한 예찬은 적고(솔직히 지겨웠던 참이다), '민중'이라는 단어가 반복해 등장한다. 물론 화자가 아니라 베르실로프 등 등장인물의 목소리를 통하고 있지만, 화자보다는 그가 작가 자신의 모습에 가깝다는 점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민중'을 의식한 작품이 아니었나 생각한다.<br>한편으로, 김정아 박사는 다른 역자인 김연경의 평을 빌려 '『미성년』은 작가의 이전 작품들에 대한 어설픈 패러디'라는 말에 공감한다고 했다. 『지하로부터의 수기』부터 중후기 작을 모두 섭렵한 후인지라 눈에 불을 켜고 찾았지만, '관 같은 방' 말고는 그닥... 아직 내공이 부족한 듯 싶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692/7/cover150/893291109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6920703</link></image></item><item><author>芽月</author><category>도서</category><title>러시아의 일상에서 사용되는 문학들의 한 문장 - [러시아의 문장들 - 한 줄의 문장에서 러시아를 읽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9031186/17137689</link><pubDate>Sun, 08 Mar 2026 15:3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9031186/1713768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12037676&TPaperId=1713768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5870/80/coveroff/k81203767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12037676&TPaperId=1713768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러시아의 문장들 - 한 줄의 문장에서 러시아를 읽다</a><br/>벨랴코프 일리야 지음 / 틈새책방 / 2025년 02월<br/></td></tr></table><br/>도스또옙스끼의 중후기작들을 읽고 있고, 이제 최후의 대작 『까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을 향해 가는 중이다. 이전에 두 번을 읽었지만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고 생각했다. 몇몇 에피소드의 편린과 조시마 장로가 주었던 감동만이 남아 있을 뿐, 쉼없는 장광설이 대체 무슨 의미였는지 지금도 모른다.&nbsp;이번에 그 대작을 읽으려고 하면서 다른 준비를 먼저 하기로 했다. 19세기 역사와 문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nbsp;<br>벨랴코프일리야(귀화한 지금은 이게 본명이라고 한다)의 이 책을 선택한 이유도 그것 때문이다. 사실 '거장들의 무대였던 모스크바나 뻬쩨르부르그도 아니고 블라디보스토그에서 온 사람이 러시아 문학을 잘 소개할 수 있을까' 의문이었는데, 무지한 자의 오만이었다. 소련 공산주의가 남긴 교육시스템은 그리 만만한 게 아니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역사와 문학을 학교에서 교육을 받으며 자라났고, 그것이 그들의 삶에 침투하여 일상이 되었던 것이다.<br>여기에 소개된 문장들은 그냥 저자가 좋아해서 밑줄 그은 것들이 아니다. 러시아인들의 삶 속에서 살아 숨쉬면서 쓰이는 것들라는 것이다. 예컨대, 『백치』의 '아름다움이 세상을 구원할 것이다'라는 유명한 문장은 (작가의 의도와 다르기는 하지만) 외적인 아름다움을 소개할 때 사용된다. 『예브게니 오게닌』의 '사랑 앞에서는 나이가 고개를 숙인다'는 문장은 적절하지 않은 나이의 결혼을 조롱할 때, 그에 대한 대꾸로 인용된다. 역시 푸시킨의 『청동 기마상』의 문장인 '유럽으로 창문을 뚫다'는 서방과의 관계에서 자주 인용된다고 한다. 도스또옙스끼를 읽을 때, 그 많은 러시아 문학들의 구절을 인물들이 인용한 것은 단순한 문학적 장치가 아니었다. 러시아 독자들은 그 부분을 능히 소화할 수 있었던 것이다.<br>이 점은 마냥 부럽기만 하다. 고등학교 때 배우거나 그 후에 읽었던 한국문학 중에서 관용어처럼 굳어버린 게 몇개나 있는지 돌이켜 봤다. 아리랑도, 태백산맥도 없었다. '호부호형' 정도만 생각 나고, 대부분은 삼국지에서 온 것 뿐이었다.<br>한편으로, 이 책은 각 문장에 담긴 러시아라는 국가의 특징, 러시아인, 정교회 등 러시아의 역사와 문화에 연결시켜 설명하고 있다. 그래서 읽다보니 도스또엡스끼의 작품들에 나타난 문장이나 인물들의 행동의 의미가 보다 선명하게 다가왔다.&nbsp; 『백치』에서 무대가 후반부에 갑자기 파블롭스크로 변경된 것의 의미, 『죄와 벌』에서 '변증법이 가고 삶이 도래했다'가 러시아인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악령』에서 인용한 요한묵시록 구절(너는 차지도 뜨겁지도 않다. 차라리 네가 차든지, 아니면 뜨겁든지 하면 얼마나 좋겠느냐)이 러시아인에게 어떤 의미인지가 생생하게 느껴졌던 것이다. 결론적으로, 『까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의 준비 작업으로 더없이 적절한, 내가 의도한 것에 꼭 맞는 책이었다. 작품의 번역가들도, 노문학자들도 알기 힘든 러시아적 감성을 알려 주었으니까. 러시아인들의 시각에서 러시아 문학 작들품을 읽도록 도와주는 '실버워크'이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5870/80/cover150/k81203767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58708071</link></image></item><item><author>芽月</author><category>마이페이퍼</category><title>까라마조프로 가는 길</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9031186/17126952</link><pubDate>Tue, 03 Mar 2026 00:0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9031186/17126952</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51038&TPaperId=1712695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4325/34/coveroff/8954651038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92533059&TPaperId=1712695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6594/82/coveroff/k592533059_2.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911193&TPaperId=1712695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696/96/coveroff/8932911193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62135481&TPaperId=1712695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412/79/coveroff/k562135481_2.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62397&TPaperId=1712695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655/25/coveroff/8937462397_3.jpg" width="75" border="0"></a>&nbsp;&nbsp;<a href='https://blog.aladin.co.kr/779031186/17126952' target='_blank'>[상품더보기]</a><br/><br/>김정아 박사의 '도스또옙스끼 4대 장편 합본'을 기다리면서, 어쩌다보니 작가의 중후기작을 중심으로 읽어가고 있다.&nbsp;<br><br> <br><br><br><br><br><br><br><br><br><br><br>시작은 김정아의 『미성년』천줄읽기. 그의 번역 스타일을 알고 싶었다. 역자의 해설이 좋았다. 대부분 노문학과 불문학 작품들은 뒤에 수록된 역자나 전문가의 해설이 매우 어렵다. 이 역자는 일반대중의 눈높이에 맞춰져 있다. 그 내용이 그가 출연한 유튜브에 반복되어 나온다.<br> <br><br><br><br><br><br><br><br><br><br><br>두번째는 『도박사』천줄읽기. 도 선생의 가장 위험했던 시기, 그의 경험과 전문성(?)이 최고조로 발휘된 작품이라 하겠다. 이 작품의 출간 자체가 그의 인생을 건 도박이었다.<br>   <br><br><br><br><br><br><br><br><br><br><br>김혜경 역의&nbsp;『악령』이다. 집에 중도포기한 상권을 다시 집어들었는데, 웬걸, 뭐 이렇게 재미있는 소설을 왜 고이 모셔두고 있었을까 싶었다. 깊이 이해하기 위해 두 번을 읽었다.<br>  <br><br><br><br><br><br><br><br><br><br><br>동시에 진행했던 『죄와 벌』거의 10년 전 홍대화 역을 읽고 라스꼴리니꼬프의 카리스마틱한 '범인'과 '비범인' 이론에 충격을 받았다. 이번에는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로 좋은 평가를 받은 김희숙의 번역본을 선택했다. 확실히 잘 읽히고, 이전과 같은 전율은 없지만 섬세한 느낌이 들었다. 뽀르피리의 심리 추리와 자수 설득("삶을 혐오하면 안됩니다."), 에필로그('변증법 대신에 삶이 찾아왔다')가 특히 와 닿았다. '솔로몬(←솔론)', '현' 같은 일어본 중역의 잔재가 남아 있는 것은 흠. 좋아하는 작품이라 역시 두 번 읽음.<br>  <br><br><br><br><br><br><br><br><br><br><br>4대 장편의 두번째, 김희숙이 번역한 『백치』이다. 2021년 첫 출간되었을 때 구입해 읽었는데 당시에는 매우 지루했다고 느꼈다. 라스꼴리니꼬프에 비해 백치 공작이 한없이 착해서였을까, 죽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였을까. 그러나 이번에 이 작품의 1부를 읽고 나서는 『죄와 벌』을 처음 읽었을 때 이상의 전율을 느꼈다. 단 하루 동안의 이야기가 쉴새없이 몰아치는 게 너무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도 선생과 김정아 박사가 가장 사랑하는 작품이라는 이유를 알겠다.<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이건 그냥 도 선생의 생애를 약식으로 조망하는 차원에서... 여러 역자 해설 등을 통해 단편적으로 얻은 지식들을 조립해주는 책, 제대로 된 평전은 없는 듯하다.&nbsp;<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번역가 김연경은 '『지하로부터의 수기』가 변태와 탈각의 순간을 보여준다'로 평했다. 이전까지는 『가난한 사람들』과 같은 서정성이 짙은 작가였다가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대작가로서의 출발점으로 이해하고, 나의 '4대 장편 준비'의 출발점을 『지하로부터의 수기』로 잡았다. 돌아이 같은 '지하 인간'의 모순으로 가득찬 내적 고백은 라스꼴리니꼬프, 알렉세이, 아르까지 마까로비치 돌로루끼 등으로 이어진다. 다소 어렵지만 긴 문장을 그 호흡 그대로 나누지 않고 번역한 역자의 솜씨는 칭찬할 만하다.<br><br>무슨 고집인지 모르겠다. 아마도 도 선생의 주인공들처럼 돈을 아끼려고 했을 수도 있다. 어쩌면 이전부터 그 유명한 '빨간책'을 소장하고 싶었던 욕구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악몽같은 이야기」,「여름 인상에 대한 겨울 메모」, 「악어」와 중편 『노름꾼』의 네 작품이 수록된 2002년 판 책을 중고로 구해 읽었다. 「악몽같은 이야기」라고는 하지만 보석같은 작품. 다만, 도 선생의 반복되는 자유주의, 사회주의, 허무주의에 대한 비판과 슬라브주의 띄우기에 점점 질려가고 있다.<br><br>역시 중고로 저렴하게 구매한 빨간 『미성년』은 그냥 새 책. 세계문학전집별로 경쟁이 치열한 4대 장편과 달리, 우리나라에서 『미성년』은 선택지가 이것 하나 뿐이다. 다소 철없는 19세 청년 아르까지의 회고록 형식으로 전개되는 이 작품은 평가가 낮은 편이다. 김정아 박사에 따르면 작가가 결핍의 시기에 걸작을 쏟아내던 반면, 이 때는 전작들의 성공과 아내 안나 도스또예프스까야의 야무진 경제활동으로 어느정도 배가 불렀기 때문이라고... 아직 읽는 중이지만 완독하고 나면 '도스또옙스끼 5대 장편'이 될 것이다. (ㅋㅋㅋ)<br>  <br><br><br><br><br><br><br><br><br><br><br>도 선생의 마지막 중단편들(빨간책으로 배송 중...).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지만,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성격이라... 세상과 인연을 끊고 내면으로만 침잠하는&nbsp; '지하인간' 같지 아니한가.&nbsp;<br> <br><br><br><br><br><br>이 모든 고독한 작업들은 이 한 편을 제대로 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도 선생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는, 전작들을 모두 여기서 찾을 수 있다고 김정아는 호언장담한다. 도 선생 전공자들, 장편 3~4편을 번역한 사람들이나 그만큼 필사한 사람들은 그게 보일지 모르겠으나, 나는 '범인'이기도 하고, 필사를 할 만한 글씨가 안되어 이렇게 먼고 험한 길을 돌아왔다.2014년 김연경 본으로 처음 접하고, 2022년 김희숙 본으로 두번째 읽었으나 기억나는 게 거의 없다... 약 한달 반에 걸친 도 선생 중후기작 여정, 3년 전 읽은 나폴레옹 평전들을 비롯해 그간 쌓인 유럽사-중앙아시아사 지식들, 곁에 두고 틈틈히 탐독하는 4복음서, 그리고 지금 함께 읽고 있는 크리스 밀러의 『우리가 주인이 될 것이다』까지 동원했으니, 더 잘 다가가고,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되길 바랄 뿐이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13649/54/cover150/k01253221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6495478</link></image></item><item><author>芽月</author><category>역사 일반</category><title>물로 씌어진 이름 1 - [물로 씌어진 이름 1 - 제1부 광복]</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9031186/17045186</link><pubDate>Sun, 25 Jan 2026 20:1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9031186/1704518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42834797&TPaperId=1704518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2059/84/coveroff/k14283479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42834797&TPaperId=1704518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물로 씌어진 이름 1 - 제1부 광복</a><br/>복거일 지음 / 백년동안 / 2023년 07월<br/></td></tr></table><br/>복거일이라는 이름은 거부감을 주지만, 지금은 조정래라는 이름도 신뢰하지 않는다. 이승만의 진짜 모습은 독부와 국부 사이의 중간쯤이라 생각하며, 작가가 묘사하는 '고뇌하는 고독한 독립운동가'로서의 이승만은, 그를 바라보는 하나의 관점이라고 본다.&nbsp;<br>이승만 뿐 아니라, 3.1 운동 이후 우리나라의 김구의 임시정부를 포함한 독립운동사는 물론, 2차 세계대전 전체를 폭넓게 다루고 있어 간만에 한국근현대사를 재미있게 읽었다. 다만, 철저히 반공주의 입장을 취하는데, 이는 작가의 성향이 원래 그렇다는 점을 감안해야겠다.<br>말미에, 미국의 대한민국 임시정부 승인을 위한 이승만의 노력을 방해한 사람이&nbsp; 국무부에 근무하는 소련 스파이였다는 저자의 주장이 흥미롭다. 다른 책들을 통해 검증을 해봐야겠다.<br>연대기적 서술이 아니라 다소 왔다갔다 하는게 다소 혼란스럽지만(심지어 튜튼족과 슬라브족의 대결까지 거슬러가다니;;;) 한국의 독립운동을 세계사적 관점에서 조망하는 책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신선하게 느껴졌다. 이제는 세계 속의 대한민국이 되었는데, 이런 류의 책들이 소설 뿐 아니라 대중을 위한 역사서로도 많이 나왔으면 한다. 무장 투쟁'만'을 정통으로 여기는 독립운동사는 이제 그만.]]></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2059/84/cover150/k14283479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20598461</link></image></item><item><author>芽月</author><category>역사 일반</category><title>엘도라도의 꿈과 좌절 - [시몬 볼리바르 - 남미의 해방자, 다섯 국가의 아버지, 비운의 혁명가]</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9031186/17011648</link><pubDate>Sat, 10 Jan 2026 08:0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9031186/1701164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22033067&TPaperId=1701164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709/61/coveroff/k02203306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22033067&TPaperId=1701164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시몬 볼리바르 - 남미의 해방자, 다섯 국가의 아버지, 비운의 혁명가</a><br/>기예르모 안토니오 셔웰 지음, 이만휘 옮김 / 행북 / 2025년 11월<br/></td></tr></table><br/>베네수엘라, 콜롬비아, 페루 등 세 나라를 스페인의 압제에서 해방시키고 건국으로 이끈 사람의 이야기. 베네수엘라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고 자라나 혁명전쟁에 투신하고, 거대한 스페인 진압군에 맞서 숱한 좌절을 겪으면서도 결국 조국은 물론 스페인령의 이웃나라들까지 해방시키는 이야기가 드라마틱하게 펼쳐진다.<br>단지 여러 식민국가들의 해방만 꿈꾸었던 게 아니다. 사상가였던 그는 독립국가들이 연합한 '콜롬비아'라는 통합국가를 제창했다. 아마도 미국이 앞서 연방제 국가를 만들었던 것에서 영감을 얻었을 것이다.<br>파나마 지협이 고대 그리스의 코린토스처럼 각국의 공화국, 왕국, 제국의 대표들이 한데 모여 세계의 평화와 전쟁에 관한 중대한 사안을 논의하는 거대한 회의장이 된다면 얼마나 아름답겠습니까! 신께서 언젠가 우리가 그곳에서 회의를 개최할 수 있는 행운을 허락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이와 같은 협력의 장이 언젠가 아메리카에서 다시 열리는 순간이 실현되기를 기도합니다.&nbsp; - 103쪽, 볼리바르의 '자메이카 서한' 中에서<br>망명 기간 중, 고대 그리스의 '코린토스 회의'를 모델로 그가 밝힌 구상은 '남아메리카 국가연합' 제안으로 구체화된다.<br>체결 당사국들은 전쟁 이전의 경계에 따라 확정된 각국 영토의 완결성을 상호 보장한다. 단 적법한 절차에 따라 둘 이상의 지역이 자발적으로 통합되어 단일한 국가를 구성한 경우는 예외로 한다. - 162쪽, 볼리바르가 구상한 '남아메리카 연합' 조약의 초안 中에서<br>그의 구상이 실현되었다면, 지금쯤 우리는 미 대륙을 '북미국'과 '남미국'으로 부르고 있었을 수 있다. (통합) 콜롬비아는 미국, 중국과 더불어 G3 국가로, 스페인어가 영어와 더불어 세계 공용어가 되었을 수도 있다.<br>그러나, 마약과 폭력이 난무하는, 독재자가 지배하고 미국과 대립하는(그래서 대통령이 체포당해 미국으로 송환된) 그런 나라라는게 베네수엘라의 현실이다. '볼리비아'라는, 그의 이상에 훨씬 못 미치게 단지 일부만 남은 나라이름이 안타깝다.<br>그런 아쉬움 때문인지, 저자는 책에서 볼리바르를 신격화한 반면, 그의 정적들을 '배신자', '배은망덕한 자'로 부르고,&nbsp;스페인 군이나 남미 왕당파에게는 도살자 이미지를 덧씌운다. 그런 인간들 때문에 남미가 지금 이모양 이꼴이라는 것일 게다.<br>그러나, 이러한 시각은 역사의 전개과정을 지나치게 단순화하고 정치의 복잡성을 거의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우리나라는 3.1운동 이후 곳곳에 수많은 임시정부가 난립했다. 뜻있는 독립운동가들이 힘을 합해 겨우 상하이에 통합 임시정부를 하더라도 기호파와 서북파의 대립이 극심했다. 지금의 우리는 그러한 분열 자체를 비난하지 잘잘못을 따지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 결국 임정을 끝까지 지켜낸 김구가 지금까지 찬사를 받고 있는데, 볼리바르와 같은 경우일 것이다.<br>볼리바르의 신화화, 정적들의 악마화라는 선악구도의 이분법적이고 평면적 서술은 책에서 다룬 당시 사건들에 대한 진실을 흐리게 한다. 예컨대, 누에바그라나다, 자메이카, 아이티 등이 볼리바르를 군사적-물질적으로 후원하는데, 그의 인품 또는 그의 비전에 감회되어서인 것처럼 쓰고 있다. 분명 다른 정치적 고려가 있었을텐데, 볼리바르의 사상과 군사행동에 집중한 나머지 그것을 다루지 않은 점은 무척 아쉽다. 남미 혁명전쟁을 다룬 다른 책들로 보완해야 할 것이다.<br>우리나라에 남미 역사에 대해서는 '라틴아메리카의 역사'와 같은 개괄서가 대부분이고, 특정인물의 행적을 심층적으로 다룬 것은 '체 게바라'를 제외하면 아마 이 책이 처음이 아닐까 싶다. 책을 기획해 준 출판사에 매우 감사하다.&nbsp;<br><br>덧) 위 인용문의 '코린토스 회의'는, 다행히 지금 읽고 있는 에이드리언 골즈워디의 『필리포스와 알렉산드로스』에서 상세한 내용을 찾을 수 있었다. 기원전 338년 말 또는 337년 초, 마케토니아의 왕 필리포스는 그리스의 모든 그리스 국가의 대표들이 참석한 동맹회의를 주재했다(스파르타는 응하지 않았다). 여기서 '코린토스 동맹'이 결성되었는데, 모든 그리스 국가 사이에서 대표 회의와 화평 조약이 성립되었고, 이로써 각 나라가 자국의 정체를 선택하고 독립을 유지할 권리가 인정되었다. 사실상 동맹의 목적은 각국의 국내 정치와 국가 간 관계들을 현상태로 유지하는 것이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7709/61/cover150/k02203306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7096186</link></image></item><item><author>芽月</author><category>헬라스,로마</category><title>아우구스투스 - [아우구스투스 - 혼돈에서 제국을 세운 질서와 통치의 리더십]</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9031186/17007714</link><pubDate>Thu, 08 Jan 2026 11:3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9031186/1700771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32033353&TPaperId=1700771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939/26/coveroff/k83203335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32033353&TPaperId=1700771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아우구스투스 - 혼돈에서 제국을 세운 질서와 통치의 리더십</a><br/>에이드리언 골즈워디 지음, 박재영 옮김, 김덕수 감수 / 21세기북스 / 2025년 12월<br/></td></tr></table><br/>율리우스 카이사르를 다룬 책들은 (어린이 도서를 포함해) 우리나라에 상당히 소개되었다. 과업을 완수하지는 못했지만 카이사르의 생애가 워낙 극적이라 역사가나 작가들을 매혹하는 탓일 게다. 나폴레옹도 알렉산드로스나 카이사르를 숭배했으니.<br>반면, 카이사르로부터 시작된 내전을 종식하고 로마에 평화를 정착시킨 아우구스투스에 관한 책은 우리나라에서 찾기 힘들다. 양부와 다르게 수많은 사람들을 도륙내고 평생 가면을 쓰고 교활한 인간이라는 이미지가 덧씌워서일까. 가장 유명한 게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 - 팍스 로마나』일테고, 앤서니 애버렛의 저서 정도. 시오노는 매력적인 글쓰기를 하지만, 비전문가라는 한계가 있다. 애버렛의 책은 초반 몇 쪽을 읽었는데, 서술방식이 다분히 감상적이라서 아우구스투스의 참모습을 보여줄 있을지 의문이라 더 이상 나아가지 못했다. 미국 역사가 배리 스트라우스는 『로마 황제 열전』(2021)에서는 단 몇 페이지로 요약했고, 『악티움 해전』(2023)은 특정 전투만 다룬 아쉬움이 있다.<br>그러던 중 반갑게도 고대 전쟁사 전문가인 에이드리언 골즈워디의 아우구스투스 평전이 책이 번역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2026년 첫 구입 도서로 결정했다. 골즈워디의 역사서는 매우 희귀한 소재의(그러나 유라시아 역사에 흥미를 가진 나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로마와 페르시아』, 그리고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에 이어 세 번째. 이 저자의 책을 처음 읽을 때는 '그랬을 가능성이 있다', '그랬을 수 있고 아닐수도 있다'라는 식의 서술이 적응이 안되었지만, 신빙성 있는 사료가 극히 적은 고대사의 특성을 감안하면 어쩔 수 없는 것이라는 데 생각이 미치자 그런 이상함은 신뢰로 변했다.<br>아우구스투스의 생애를 네 시기로 구분한 이 책은, 특이하게도 구분방식이 그의 '이름'이다. 우리는 편의상 그의 이름을 '옥타비아누스'와 '아우구스투스' 두 개로 부르고 있지만, '옥타비아누스'라는 이름은 정작 본인이 쓴 적이 없다는 점은 저자는 여러 책에서 강조해 왔다. 여기서는 아예 그 이름을 사용하지 않고, 카이사르가 유언장을 통해 물려준 그 이름을 그대로 사용한다(선대 카이사르는 '율리우스 카이사르' 또는 '독재관'으로 표기함으로써 혼돈을 피했다). 그 결과, 약관의 청년 '옥타비아누스'는 '카이사르'라는 이름으로 율리우스 가문의 아욱토리타스 역시 계승함으로써 단숨에 몇백 배나 되는 무게감을 갖게 된다. 그 시대에 그가 모집한 로마군인들도 그렇게 느끼지 않았을까.<br>그가 카리스마를 얻어가는 과정과 반비례하여, 로마 공화정이 500년 세월 동안 이룩한 제도들이 무너져 간다. 마리우스와 술라 시대, 독재관 카이사르 시대를 거치면서 로마 최고 통치자인 '집정관' 직위의 무게감은 점점 떨어지는데, 마침내 아우구스투스에 이르러 바닥을 친다. 취임하고 단 하루만에 사퇴하고 다른 사람에게 넘기거나, 열 몇번씩 해먹거나, 선거후보로 등록하지도 않았는데 유권자들이 그의 이름을 적어내는 등 500년 이어온 공화정의 핵심 제도가 유명무실해 지는 모습을 보며 씁쓸해진다. 뭘 자꾸 개혁 한답시고 기존의 법질서를 무너뜨리는 우리 사회의 모습이 오버랩된다. 로마의 폭력적인 선거가 (비폭력적이지만 폭력성을 띤) 강성지지층에 좌우되는 우리네 선거를 보는 것 같기도 하다.<br>어찌했든, 아우구스투스는 내전을 끝냈고 로마에는 평화가 도래했다. 강한 군 통솔권은 그의 가장 강력한 무기로 누구도 그에게 도전할 수 없다. 숱한 병치레를 했지만, 치료가 잘 되었는지 장수하면서 '뉴노멀'이 될 정치체제를 하나하나 이루어 간다. 그렇게 그가 만든 체제 때문에 우리는 흔히 그를 '초대 로마황제'라고 부르지만 정작 그는 그 호칭에 손사래를 친다. '독재관'도 피한다. 그저 그는 집정관을 여러 번 역임했지만 비공식적으로 무제한의 권력을 누리는 '프린켑스'이길 바랐다. 그래서&nbsp;학계에서는 그의 시대의 정치체제를 '제정'이 아닌 '원수정'으로 칭하는 모양이다.&nbsp;<br>그가 수십년에 걸쳐 이룩한 것을 이제 누구에게 물려줄까 하는, 후계 문제가 생긴다. 그는 친아들을 갖지 못했으므로, 이중삼중으로 통혼하고 입양했다. 심지어 아그리파와 딸 율리아 사이의 두 자식을 입양하기도 했다(따라가기 헛갈린다). 시오노 나나미는 이를 두고 '아우구스투스는 혈연에 집착했다'고 평가한 것으로 기억한다. 골즈워디의 관점은 조금 다른데, 자신의 피를 이어받은 단 한명의 후계자가 아닌 후계자'군'을 만들어 이들이 공동통치하도록 하는 것이 아우구스투스의 의도라고 해석한다. 공화정 시대를 살아온 사람으로서, 마음 속에 그 잔재가 남아있던 것일까.<br>출판사가 아우구스투스 '정전'이라고 광고했는데, 내용은 정전 치고는 약간 아쉬움이 있다. 740쪽 중 본문이 딱 600쪽에 불과한 게 그 이유. 총 1천 쪽에 본문이 800쪽은 되어야 한다는 게 벽돌 성애자인 내 지론.<br>책의 에필로그 제목이 인상적이다. 얼마 전 송도에 있는 '국립문자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본 문구인데, 아우구스투스가 한 말이라고 수에토니우스가 기록했다. 이 말 두 마디에, 열혈청년이었으나 끝까지 살아남은 그의 인생이 담겨 있는 것 같기도 하다.&nbsp;<br>"Festina Lente"(천천히 서둘러라)]]></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7939/26/cover150/k83203335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9392665</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