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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튼 이상해
현단 지음 / 뜨인돌어린이 / 2025년 1월
평점 :
작년 가을, 만났던 그림책 한권.
첨엔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라는 제목만 보고, ‘오징어게임’이 흥하니...
에휴~ 그림책에까지?? 하는 생각이 잠시 스쳤습니다만,
책을 다 보고 나서 내 생각이 정말 편협했구나 싶어
잠시나마 그런 생각을 가졌던 것에 죄송했어요.
올해 시작이 되고, 인터넷 서점 신간 도서 중 한권이 눈에 들어왔어요.
어딘가 익숙한 뒷모습의 주인공이 표지에 등장하는...
‘어~ 이거 그 작가님 책인가?’ 하고 이름을 보니, 호~ 맞았어요!!!

다름 아닌 현단 작가의 [하여튼 이상해]
표지부터 앞면지, 뒷면지 모두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분홍빛 감정이 느껴지는데,
그렇게 느끼는 것이 맞았던 모양인지,
맨 뒷장 작가의 말에
'이 책은 한 소녀의 작은 미움에서 시작된 사랑을 이야기한다'고 되어있습니다.
실제 책을 읽어보면
표지에서 뒷모습으로 보인 한 소녀의 감정이
어떻게 미움에서 사랑까지 변화하게 되는 지 제법 유쾌하고 섬세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도 전에 주인공(김선아)이 별님에게 빕니다.
내일이 짝꿍 바꾸는 날인데, 자기가 좋아하는 친구랑 짝이 되게 해달라네요.
주인공의 바램에도 불구하고, 하늘도 무심하시지
반에서 제일 이상한 김다빛이랑 짝꿍이 되었지요.
수업 시간 내내 딴짓만 하고,
리코더는 코로 불고,
밥도 굉장히 빨리 먹는 김다빛이랑 짝이 되다니.
주인공은 그런 김다빛을 보고서, '하여튼 이상해'라는 생각만 반복합니다.
그러던 어느 체육시간, 피구게임을 하던 중에
주인공이 보기에는 이상한 것 투성이인 김다빛이 자기 대신 공을 맞아주는 게 아니겠어요?
으으으 공을 맞은 건 자기면서, 주인공 선아에게 괜찮냐고 묻는 김다빛에게
몽글몽글 분홍빛 감정이 피어나기 시작했어요.
그러다보니,
친구들이 하는 수많은 말 가운데 하나가 유독 꽂혀 들립니다.
‘김다빛이 너 좋아하는 거 아냐?’
귀가 빨개지는 주인공 선아.
좋아한다고? 몽글몽글 피어나던 분홍빛 감정의 이름이 '좋아한다'였다니...
하교길에 김다빛이 손을 흔들며 외치네요.
“내일 보자” 하고요.
선아 얼굴이 홍당무가 되어버렸지 뭡니까~
우리는 우리가 느끼는 감정을 잘 모를 때가 많은 것 같아요.
주인공 선아가 짝꿍에게 느끼는 감정도 '미움'이 아닐 수도 있겠다 싶어요.
'하여튼 이상해'를 반복하며, 관심있게 계속 김다빛을 바라보고 있으니까요^^
미워하든, 좋아하든...이 모두는 누군가를 알아가는 과정인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내게 드는 감정이 쭉 지속되는 것이 아니라, 얼마든지 변화될 수 있는 시기가
초등학생의 시절이니까요.
어른이 되면 쉽지 않더라구요^^;;;
근데, 근데, 근데 말이에요~
이게 선아 혼자만의 감정이면...힝~우째요~
맨 마지막 장을 넘겼다가...
[내가 예쁘다고?]가 생각나는 장면이 떡~ 허니 나오지 뭡니까?!
스포가 될 것 같아, 이 부분은 꼭 책에서 확인해 보시라 말하고 싶어요.
짧은 그림책 한권으로 옛 추억도 소환시켜주고,
그 시절 몽글거리던 감정도 생각나게 해준
현단 작가의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고, 기대됩니다.
#제이포럼 서평단에 뽑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즐거운 마음으로 읽고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