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자 엄마와 이불 아빠 마음똑똑 (책콩 그림책) 3
사토신 지음, 김경은 옮김, 아카가와 아키라 그림 / 책과콩나무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나의 부끄러운 모습을 보는것 같아서 아들에게 보여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 잠시 고민했다. ^^;  그런데 내가 잠시 간식을 준비 하는 동안 아들 재엽이가 심각한 표정으로 책을 보고 있었다. 유치원에서 오자마자 소파에 얹어 있는 책을 펼쳐보는데 그모습이 너무 예뻐서 살짝 한컷 찍어줬다.
혼자 보고서 처음에는 심각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키득 키득 웃고.. 

"장난감 정리 안하면 다 갖다 버릴줄 알아!"
"또 남겼어? 골고루 잘 먹어야 키가 쑥쑥 크지! 국은 왜 엎질렀어? 딴짓하니까 그렇잖아.."
"동생 또 울렸지? 동생한테 잘해 줘야 한다고 엄마가 그랬어, 안 그랬어?"
이말은 내가 재엽이에게 자주 하는 말이라서 너무 부끄럽게 느껴졌다.
에구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은 나의 심정..
몇일전 집근처 도서관에서 부모교육이 있어서 참석을 했는데 그곳에서 보여준 동영상으로 난 이미 한번 충격을 받은 터였다.
밥을 두 용기에 담아 놓고 4주간 실험을 했는데
한쪽은 "사랑해"라는 사랑스러운 말을 ,다른 한쪽은 "미워,싫어"등 미운말을 매일 들려주라는 것이다.
4주뒤의 그 결과가 충격이었다.
사랑해 라는 말을 들은 용기의 밥은 하얀색 곰팡이가
미워.싫어.꺼져,바보야..등등 미운말을 들은 곰팡이는 검은색 곰팡이가 피어있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사랑하는 내 아이들에게 내벹고 있는 그 말이 아이의 가슴에 비수를 꽂고 있었다는것을 알게 되면서 정말 아이에게 미안하고 부끄러웠다.
그런상황에 이 책 주전자 엄마와 이불아빠가 도착을 한것이다.
저녁에 내가 다시한번 책을 읽어주면서
"재엽아..엄마가 주전자 엄마같지?"
"히히..아니..아니야.."
"재엽아 미안해..엄마가 너한테 이런 모습을 많이 보여준것 같애서.."
어제 밤에 나는 아이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했다.
재엽이는 아니라고 이야기 하지만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고 부끄러웠지만 재미있게 책을 읽어줬다.
책속에 엄마처럼 간식도 먹으면서 말이다.^^



 

 

 

 

 

 

 

 

"아~함 동생이랑 해.. 아~함  엄마랑 갔다와."
"드르렁 ~드르렁~ 쿨~쿨~푸우~" 

이불아빠는 말할 필요도 없는 부분이다.
어쩜 이렇게 남편의 코고는 소리랑 똑같은지..
"여보..당신이랑 똑같으니까 이책 좀봐봐~정말 재미있어.."
"읽어줘봐..읽어주는게 더 재미있더라"
내가 옆에서 구연동화 하듯이 읽어줬더니 결국 남편이 책을 가져가서 이렇게 다시 보고 있다.
"어쩜 이렇게 우리집에 와서 보듯이 똑같냐..그치? ㅎㅎ"그랬더니
"이불아빠는 너무 하지 않냐? 좀 이쁘게 그려주지.."그런다.
"뭘 똑같은데 이불과 한몸이잖아 ㅋㅋ"
재엽이의 반응을 이야기 해줬더니 남편도 부끄러운듯 웃으면서 책을 건낸다.
"그래도 당신이 가끔씩 공놀이도 하고 청평도 가면서 놀아주잖아.여기 이불 아빠처럼 말야" 늦잠을 많이 자서 미울때도 있지만 이렇게 아들과 놀아줄땐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집 네식구의 모습을 보는듯한 마지막 장면
멀리서 찾아볼것도 없다.
그냥 우리집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긴 책이다.
아이의 책이라지만 이책을 함께 보면서 엄마.아빠로서의 모습을 되돌아 보게 해준다.
이책을 본후 하루 만에 우리집에 약간의 변화가 생겼다.
밤 늦게까지 일하고 퇴근을 하는 재엽아빠의 기상 시간은 항상 재엽이가 유치원을 가고 난 뒤다.
그런데 오늘은 왠일로 일찍 일어나서는 이불속의 재엽이를 끌어안고 장난을 치면서 깨우는것이다.
유치원 가는 아이의 가방까지 챙겨주는 모습에 순간 감사함을 느꼈다.
이 모습이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은 나같은  부모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깨달을수 있게 까지 해주는 그런 힘을 가진것 같다.
복잡하고 긴 말로 아이는 어떻게 가르치고 어떻게 대해줘야 한다는 그 어떤 책 보다 가장 짧으면서도 강렬한 메세지를 전달해주는 아이와 부모가 함께 보는책 주전자엄마와 이불아빠 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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