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아가 13개월. 요즘 마르고 닳도록 보는 책.
눈을 감아 봐.
아기 호랑이 한마리가 풀숲에 누워있어요. 엄마 호랑이와 같이.
눈을 감아보렴~ 엄마가 말하자 아가는 갖은 핑계를 댑니다.
눈을 감으면 하늘이 안보이고 파란새가 안보이고
엄마가 그럼 이렇게 할 수 있단다 말을 해주면 아가는 또 머라고머라고 하고.
현명한 엄마와 얘기와, 거칠은 듯한 유화터치. 페이지를 넘길때마다의 색깔과 화면 전환.
개인적으로 마음에 참 드는 책임.

8~10개월 때 까지는 이 책을 보여줘도, 별로 반응이 없었다. 그냥 휙휙 넘겨버리지.
하지만 어느날 인가부터 이책을 한번 꺼내보더니 계속 이 책만 꺼내온다.
아마 책의 그림과 색깔들이 변하는 것도 재미가 있겠지만
소재가 호랑이 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어흥 하고 엄마가 내준 소리를, 자기가 목에 힘을 줘서, 어흥 비슷하게 소리를 낼줄 알게 되면서부터
어흥이~ 들을 사랑하게 되었고, 주로 사자, 호랑이, 고양이 들이 어흥이 범주에 들어간다.
책 표지에 좋아하는 어흥이가 갸우뚱 하고 있는것도 마음에 드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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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에 앞 두편은 읽고서, 그 뒤로 정말 아껴가며 야금야금 읽었다.
본디 단편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이 책을 읽고서는 한편 한편 넘어갈 때 마다 아쉬워서.
그래서 꼬박 일주일 걸려서 읽었다. 물론 그 와중에 다른 책도 손에 잡긴 했지만
정말 뭐랄까 이런 글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얼굴을 잘 모르는 이와 마주 앉아서 술한잔하고
그가 겪은 일들을 듣는데, 술기운에 더해질법한 군더기도 없고
그에게 선연히 남아있는 감정들과 이미지들이
내 머리속으로 고스란히 전해지는 느낌이랄까..
내게 낯익은 거리 (인천공항이며, 대학로며) 에
낯익은 풍경(전경들이 거리에서 식사하는 모습, 암환자, 폐경) 에
정말 그가 겪은 일들 만을 말하듯 전문적으로 이러저러 하다고 하는 얘기에..
그러다가도 어느순간 살아가기 위해 아무것도 아니라는듯 털고 일어나는 모습에
(가볍게 가자고 라거나, 비행기에 앉아서 강산무진도를 떠올리는 모습이라든지)
사람들의 얘기를 체로 탈탈 쳐내서, 꼭 필요한 것만 남겨서
하룻밤 물에 충분히 불린 다시마와 멸치를 넣고, 야채를 넣어서 포옥 끓여서
그 다시 국물만 쏙 뽑아내는 것처럼,
군더기 없이, 막힘없이 글들이 흘러가고
이미지가 선명히 떠오르면서 등장인물들의 느낌이
공명하듯이 내 속에서 떠오른다.
담담하게...
허툰말도 꾸밈발도 없고 격렬한 무엇도 없는데
왜 이렇게 마음을 잡아끄는지 원..

왜 이제서야 읽었을까 싶다...

덧. 강산무진이 마지막에 있어서, 저 표지가 뭔가 했더니
강산무진도 로구나. 그렇지만 저 표지를 벗기고 나오는 작가의 원고지 글도 멋지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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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마늘빵 > 미술관 옆 동물원에 나온 시

사랑

                     

                                                              김 용 택

 


당신과 헤어지고 보낸
지난 몇 개월은
어디다 마음 둘 데 없이
몹시 괴로운 시간이었습니다.
현실에서 가능할 수 있는 것들을
현실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우리 두 마음이
답답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당신의 입장으로 돌아가
생각해보고 있읍니다.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
잊을 것은 잊어야겠지요.
그래도 마음속의 아픔은
어찌하지 못합니다.
계절이 옮겨가고 있듯이
제 마음도 어디론가 옮겨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추운 겨울의 끝에서 희망의 파란 봄이
우리 몰래 우리 세상에 오듯이
우리들의 보리들이 새파래지고
어디선가 또
새 풀이 돋겠지요.
이제 생각해보면
당신도 이 세상 하고많은 사람들 중의
한 사람이었읍니다.


당신을 잊으려 노력한
지난 몇 개월 동안
아픔은 컸으나
참된 아픔으로
세상은 더 넓어져
세상만사가 다 보이고
사람들의 몸짓 하나하나가 다 이뻐보이고
소중하게 다가오며
내가 많이도
세상을 살아낸
어른이 된 것 같습니다.
당신과 만남으로 하여
세상에 벌어지는 일들이 모두 나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을
고맙게 배웠읍니다.
당신의 마음을 애틋이 사랑하듯
사람 사는 세상을 사랑합니다.


길가에 풀꽃 하나만 봐도
당신으로 이어지던 날들과
당신의 어깨에
내 머리를 얹은 어느 날
잔잔한 바다로 지는 해와 함께
우리 둘인 참 좋았읍니다.
이 봄은 따로따로 봄이겠지요
그러나 다 내 조국 산천의 아픈
한 봄입니다.
행복하시길 빕니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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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식모들. 제목이 일단 너무 흥미진진해 보인다.
하지만 책을 덮고 난뒤, 제목과 내용 보다는
작가가 나랑 같은 학번이라는데 더 놀람.
아예 젊은 사람이 문학상을 수상하고 등단을 하면
이야 천재군 이라고 흘려보내겠는데..
이젠 내 나이 또래의 사람들이 등단을하고 그러는 구나 싶어서.
나는 뭐했나 싶은. 평범한 직장인의 질투심 및 살짝 좌절감에
책의 내용이 별로 안남아 있더랬다..
그날 오후에 본 기사에.
인문학 분야의 책을 펴내는 1인 출판사가 있는데
거기 사장님도 나랑같은 학번이더라..다들 열심히 사는구먼..
아 책..
단군신화에 나오는 이야기. 호랑이. 곰은 이쁜 아가씨가 되어서
환인의 부인으로 들어가는데, 마늘과 쑥이 싫어요하고 뛰쳐나간 그 호랑이
그 호랑이가 결국은 아가씨가 되어 그 후손은 호랑아낙으로 역사를 배후조종하게 된다.
그러나 일제 시대를 거치며 그녀들은 수상한 식무들로 변모하게 되고.
어린시절, 그 마지막 수상한 식모와 인연이 닿은 주인공이
수상한 식모와 다시 만나 성장(?) 해 가는 과정이 담겨있다.
뭐 성장소설은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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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다들 너무 재미있다고 하셔서 기대기대 하다 읽은책..
초반엔 무지 재밌었고, 중간엔 짜증이 났으며, 도대체 카라캅르 니자미 씨가 뭐야? 하다가
음 어라? 이러다가 끝엔 조금 씁쓸해진.. 소설이다. 
너무 기대를 해서 그런가 보다 싶기도 한데.. 책을 별로 안 좋아라 하시는 분들에게 추천하기는 힘들겠으나,
읽는걸 좋아하시는 분들께서는 유쾌하게 읽으실수 있을듯.

야샤르. 저자가 감방에서 만난 한 노동자의 실화를 바탕으로 쓴거라 한다
어딜가나 관료들은 그렇게 짜증지대로 나게 굴고
관과 같이 일해야 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헤매이다가 정신없게되지만
이 야샤르란 사람도 처음에는 평범하고.
불쌍하게 당하기만 한거겠지만
읽다가 중간즈음을 넘어갈땐 .. 너무 짜증이 났다.
내가 간혹 유머를 이해 못하긴 하지만. 어떻게 보면 위트로 가득찬 이야기 임에도 불구하고 
이 야샤르의 행적은 너무 짜증이 났다. 
조금만 더 현명하게 굴순 없는 걸까.
그래 그 사람이 이렇게 행동한다는거 이해는 간다. 
야샤르가 처한 행동. 좀 더 현명하게 굴 순 없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집중을 하는게 아니라
문제가 무엇인지도 제대로 말 못하는 행동. 
현상을 해결하기에 앞서서 감정이 앞서서 문제 해결을 못하는거. 
우으으 전부다 짜증이 났다
특히나 그런 야샤르를 사랑하고 기다리는 안쉐가 불쌍하고 말이다. 
그래서 책을 확 덮어버릴까 하다가 .. 끝까지 읽긴했는데
끝까지 읽으니..
감방동료들에게 자신의 억울한 사연을 다 털어놓은 그는..
절망의 끝에서 겨우만난 카라캅르 니자미 씨의 존재에까지 배신감을 느끼고
똑똑하게 변화하기 시작한다. 
이제 그는 아마 밖으로 나가면..
그가 정말 가지려 했던것을 가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의 어리숙한 모습이 그렇게 짜증이 났슴에도 불고하고 
교도소를 출감하는 그의 모습은..씁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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