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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더 ㅣ 스토리콜렉터 17
마리사 마이어 지음, 김지현 옮김 / 북로드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 <신더>의 첫 느낌은?
굉장히 놀랐다. <신더>는 SF다. 동화 [신데렐라]를 재해석한 작품이라고 들어서, 동화 같은 느낌의 소설이라고만 생각했다. 이런, 건방진 생각도 했다. '[신데렐라]를 재해석했다고? 아무리 그래도 [신데렐라] 느낌을 지울 순 없겠지'라는. 하지만, <신더>는 가장 충격적인 형태의 재해석이 이루어졌다. 도대체 누가! 동화 [신데렐라]를 가지고, 환상적인 SF 로맨스를 만들 생각을 했겠는가? <신더>에는 사이보그와 로봇이 일상적이며, 초능력을 가진 '루나인'이 등장한다. 지구와 루나 간에 갈등, 암투가 있고, 카이토 황태자와 신더의 사랑이 있다. 동화 [신데렐라]의 100만 배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나 할까.
- 주인공부터 소개해 달라.
주인공은 10대 소녀 '린 신더'이다. 신더는 신베이징에서 제일가는 안드로이드 수리공으로, 신체 개조비율 36.28%(p.93)인 사이보그다. 의붓어머니와 의붓동생들(피어니, 펄)과 살고 있으며, 친구같은 로봇 '이코'와 오래동안 함께 했다. 의붓어머니에 구박을 받지만, 지구동방연방제국 황태자의 관심을 받기도 한다. 엄청난 비밀을 간직한 소녀.
- 동화 [신데렐라]는 어느 정도 녹아 있는가?
신더가 의붓어머니와 의붓동생(펄)의 구박,멸시를 받으며 생활한다는 점, 동화 속 왕자에 대응되는 멋진 황태자가 등장한다는 점, 무도회가 열리며 무도회에서 황태자의 신부감을 찾는다는 점, 등 기본 설정은 동화 [신데렐라]와 같다.
- 작품의 배경과 '루나인', '레바나 여왕'에 대해 알려 달라.
<신더>의 배경은 4차 세계대전이 끝난 지구이다. 각 나라는, 지구 아메리카연방, 지구 동방연방 식으로 몇 개의 연합체를 구성하고 있다. 카이토 황태자와 신더가 살고 있는 곳은 바로 지구 동방연방의 신(新)베이징. 루나제국의 레바나 여왕은 지구침략을 공공연히 노리는 악의 화신이다. 또한 평화, 대화합이란 미명하에, 오래 전부터 카이토 황태자와의 결혼을 요구해 왔다. 그럼 <신더>에서 루나인과 레바나 여왕을 소개한 부분을 보자.
'루나인은 몇 세기 전에 지구인 식민지 이민단에서 진화한 종족이었지만 이제는 더 이상 인간이라고 볼 수 없었다. 루나인은 인간을 세뇌할 수 있다고들 한다.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보고, 느끼지 말아야 할 것을 느끼고, 하고 싶지 않은 것을 하게 만든다나. 그 기괴한 능력 때문에 루나인은 탐욕스럽고 폭력적인 성향을 띠게 되었고, 레바나 여왕은 그중에서도 단연 최악의 인물이었다. 레바나 여왕은 수천 킬로미터 밖에서도 누가 자기 말을 하는지 알 수 있다고 한다. 지구에서 하는 말조차도. (중략) 수양딸이 꽃다운 열세살이 되어 더 아름다워지자, 질투심에 못 이겨서 얼굴을 스스로 난도질하게 했다고 한다.'(p.52)
- 중요사건은 어떤 것이 있는가?
크게 두가지다. 첫째, 치사률 100%인 전염병 '레투모니스'의 창궐. 상대적으로 신더와 친했던 피어니는 레투모니스에 감염(p.58)되고 이것은 신더가 드미트리 얼랜드 박사와 만나게 되는 원인이 된다. 얼랜드 박사 역시 상당한 비밀을 감추고 있는 인물인데, (스포일러 때문에 자세히 말할 수 없음), 신더가 알지 못했던 숨겨진 비밀(p.197하단, p.425)을 알려주는 등, 여러모로 신더를 돕는다.
둘째, 레바나 여왕의 지구방문(p.202)과 셀린 공주의 비밀. 레바나 여왕은 평화동맹 회담을 이유로 지구를 찾는다. 하지만 지구침략의 야욕이 숨겨져 있었다. 카이토 황태자와 결혼한 후, 이를 지구침략의 교두보로 삼으려는 것. (신더는 이를 간파하고 황태자에게 알리기 위해 무도회장으로 잠입한다. 작품의 하이라이트였던 장면. p.362) 한편, 셀린 공주는 유일하게 여왕의 왕권을 위협할 수 있는 혈육(조카)로 현재는 행방불명 상태이다. 카이토 황태자는 셀린 공주를 찾아서 레바나 여왕에 대항하려 한다.
- 카이토 황태자와 신더의 만남, 사랑은?
황태자는 구형 안드로이드(나인시) 수리를 신더에게 맡긴다. 10대 소녀가 옷에 기름을 묻여가며 수리하는 모습에 호감을 느낀걸까? 황태자는 신더에게 점점 빠지고, 무도회의 파트너가 되어 달라고 청한다.(1차 p.184, 2차 p.250) 신더는 사이보그인 자신의 정체에 괴로워하며, 사랑과 현실사이에서 고민하는데, 과연 둘의 사랑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
- <신더>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신더>는 동화를 바탕으로 SF, 로맨스, 서스펜스 등을 녹여낸 하이브리드, SF 로맨스의 완결체다. 친근한 동화가 바탕에 깔려 있기에, SF 팬이 아니더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고, SF 팬이라면 색다른 SF 등장에 환호할 것이다. SF의 외연을 크게 확장한 기념비적 작품. 어떤 장르인지 정확히 모르고 읽다, <신더>의 매력에 점점 빠져가는 과정은 희열의 연속이었다. (마치, 기대없이 나간 소개팅에서 김태희급 여신을 만난 느낌?ㅋㅋㅋ) 읽는내내 행복했다.
* <신더>는 [루나 크로니클]시리즈의 첫번째 작품이다. 앞으로 동화 [빨간 모자], [라푼젤], [백설공주]를 재해석한 작품을 선보일 예정(p.439 참조)이라 한다. <신더>의 마지막 장면은 후속편을 염두에 둔 듯한데, [루나 크로니클]시리즈와는 별도로 조만간 <신더>의 후속편도 보게 될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