Φ
나? 나!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떤 이유로 이 땅에 왔을까?
내 어린 시절 기억을 더듬어, 생각이 여물어 가는 그때쯤 고민하고 고민했던 주제였다
영혼이 진짜 나인가? 육체가 진짜 나인 건가?
생각하는 내가 있고 움직이는 내가 있다.
두 가지다 나를 구성하는 나일 진대 우리는 가끔 헷갈린다.
분명 두 가지가 모두 있어야 나인 것 같은데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거나
생각과는 딴판으로 행동을 한다거나
서로 다른 존재인 듯 괴리가 느껴진다.
그럼 도대체 진짜 나는 누구인가? 무엇이 진짜 나란 말인가???
ΦΦ 충격요법
우리는 쉽게 변화하지 않는다.
오죽하면 작심삼일이라 하지 않던가
변화하려는 강력한 동기나 목적과 함께 그것을 실천하려는 의지와 실행을 위한 에너지가 필요하다
대부분 한방 세게 얻어맞고 나서야 바꿀 결심을 한다.
여기 일순간 충격으로 육체에서 영혼이 분리된 두 명의 영혼이 있다.
한수리와 은류
버스 안에서 사고를 당하고 충격을 받은 뒤,
그들의 영혼은 육체를 이탈해 버렸다.
죽은 것은 아니란다.
일주일 동안 자기 몸에 영혼이 들어가기만 하면 살아날 수 있다.
하지만 육체는 영혼이 들어오는 것을 '결계"를 치며 완강히 거부한다.
왜일까?
영혼은 이해할 수 없다.
한 영혼은 육체로 돌아가기 위해 무진장 애를 쓰지만 또 한 영혼은 그다지 육체에 미련이 없다.
두 사람 다 그럴만한 이유는 충분히 있다.
다만 본인들만 그것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일 뿐.
ΦΦΦ 메타인지
일주일 동안 나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시간이 생긴 것이다.
육체를 맴돌며 내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객관적인 시선으로 본다는 것
어쩌면 잔혹하리만큼 냉엄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렇게 대부분 자기 자신을 모르고 살아가는 것일까?
"영혼 없이 사는 사람들. 너도 곧잘 말하잖아. 영혼 없는 인사, 영혼 1도 없네, 영혼이 가출했네. 뭐 그뿐인가? 영혼이 콩이나 과일이야? 뭐만 하면 영혼을 갈아 넣었데. 그렇게 쉽게 갈아 넣을 수 있는 거, 차라리 없이 살면 좀 어때?"
"영혼은 진정으로 느끼고 알아 가는 거야. 그리고 단단하게 만들어 가는 거지."
ΦΦΦΦ 선령
한수리와 은류의 영혼을 저세상으로 데리고 갈 임무를 맡은 선령
하지만 죽은 자의 영혼을 데려가는 것과 그 절차가 다르다.
육체는 살아 있기에 쉽게 저승으로 데려갈 수 없으니,
그들에게 육체에 들어갈 시간과 기회를 허락한다.
ΦΦΦΦΦ
"...60점이랑 90점, 어떤 점수가 더 높아요?"
완벽하기 위해 우리는 무진장 애를 쓴다. 그 와중에 내가 만들어낸 실수 때문에 쌓아올린 9개를 못마땅해 하고 아쉬워한다. 무엇이 중요할까?
영성이 도래하는 시기에 정말 시기적절한 소설이 나왔구나 생각했다.
우리가 잃고 살아가는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들여다보아야 하는지
무엇을 연민하고 돌보아야 하는지
내가 느끼고 만끽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결국 세상에 태어나 나로 온전히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다.
청소년도 어른도 각자의 입장에서 다른 느낌으로 읽히겠지만
결국에 마음속으로 초점이 모아지는 이야기
오랜만에 편안하고 울림이 주는 재미있는 소설책을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