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를 읽는 이유는 글을 통해 내 기억을 소환하거나, 그 상황에 비추어진 나의 모습을 어떤 방식으로든 떠올리게 된다는 데 그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제목을 처음 들었을때, 읽어보고 싶은 책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은 책 제목이 열일 한다고 한다)
그런데 책을 읽고 나니, 정말 읽기를 잘 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집에 대한 시절의 추억과
아버지의 취미를 통해 배운 섬세한 감각
같은 지붕아래 , 그리고 그 집을 둘러싼 관계와 집
집과 어머니, 여성, 페미니즘
집을 통해 느끼는 삶의 희노애락
한구절 한구절 너무 좋아서 아끼는 아이스크림을 베어물듯 음미하며 읽어 내려갔다.
어린시적 아버지의 직업덕분에 나는 꽤 많은 이사를 했다.
정확히 말하면 아버지의 전근수 만큼 이사를 하지 않아 그나마 몇번의 이사를 피하고, 열번에 가까운 이사를 해야만 했다.
그중 가장 기억이 남는 집이
난방비를 아낀다는 명분으로 한방에 다섯식구가 오글오글 모여자던 때가 있었다
그리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가끔씩 그 시절이 떠오르곤 한다.
가족이 한방에 모여서 잔다는것의 의미는 생각보다 꽤 미묘하고 복잡하다.
그래서 일까 나는 최근까지 집을 소유해야 겠다는 생각이 별로 없었다.
천정부지로 올라가는 집을 보며, 자연스럽게 '집은 사는게 아니야. 어차피 내가 원하는 집에 살지 못할거 그냥 전세를 옮겨 다니며 사는게 나아' 라는 신념 비슷한 것을 가지게 되었고. 언제부터인가 집에 대한 관심이 생길때 마다 애써 스위치를 'off' 시켜 놓았다.
그런 갈망을 애써 억지로 눌러 잠재운 탓인지 요 몇년간 봇물처럼 튀어나왔다.
집...
나만의 공간, 내가 바라는 집이 가지고 싶었다.
미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