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살아 있는 것들을 위하여 - 숲과 평원과 사막을 걸으며 고통에서 치유로 향해 간 55년의 여정
배리 로페즈 지음, 이승민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리하여 우리는 조류를 거스르는 배처럼 끊임없이 과거로 떠밀려 가면서도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So we beat on, boats against the current, borne back ceaselessly into the past.)” - <위대한 개츠비> 에서

 


우리 시대 최고의 자연주의 작가 배리 로페즈가 세상에 남긴 마지막 에세이 <여기 살아 있는 것들을 위하여 (Embrace Fearlessly the Burning World)>을 읽으며 나는 <위대한 개츠비>의 마지막 문장을 떠올렸다. 상실과 결핍, 몰이해라는 인간의 한계와 그러거나 말거나 상관없다는 듯 무심하게 흘러가는 세계 속에서 저마다의 속도와 방향으로 한 조각의 진실과 삶의 의미를 구하려 애쓰는 '인간'과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세계를 조망하는 시선이 서로 닮아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절망에 믿음을 걸라고 강하게 유혹하는 시대 속에서 배리 로페즈는 인간자연그리고 이들 간의 관계에서 그 강력한 유혹을 뿌리칠 수 있는 근거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p. 88) 또한, 잃어버린 것에 대한 절망 속에서 죽기보다 앞에 놓인 가능성을 위해 사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그의 말은 계속해서 과거로 떠밀려 가는 현실의 삶에도 불구하고 의지를 가지고 단 한 걸음이라도 앞으로 나아감으로서 더 나은 삶이 가능해질 수 있다는 그가 남긴 삶에 대한 아포리즘이다.

 

 

시도하기란 나의 바깥 세계는 물론이고 내 능력의 경계 너머를 탐색하는 일이고, 그의 많은 글이 이 둘의 조합에서 동력을 얻는다. 한편 한편의 에세이는 작가가 애써 시도한 것의 기록이면서 독자들에게 저마다의 탐험에 나설 것을 청하는 초대장이다.” (p. 9)

 

 

<여기 살아 있는 것들을 위하여>의 부제는 숲과 평원과 사막을 걸으며 고통에서 치유로 향해 간 55년의 여정이다. 서문의 리베카 솔닛의 말처럼 배리 로페즈의 에세이는 그가 살아오며 마주친 자연과 세계에 대한 경이로운 기록이자 내면으로 침잠하여 돌아본 자신의 삶에 대한 회고이기도 하다. 마치 거대한 숲을 조망하면서도 숲을 구성하고 있는 나무마다의 살아온 이력과 역사를 동시에 살피고 있는 것과 같다. 삶에 대한 진실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멀리서 숲을 조망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숲 안으로 깊숙히 침잠하여 나뭇잎의 형태와 주위환경에 따라 흔들리는 그 미세한 변화들도 놓치지 않아야 한다. 긴 역사의 연결성도 중요하지만 나무 마다 저마다의 방향으로 복잡하게 얽혀있는 잎맥처럼 삶은 다면적이고 정답을 찾기 힘든 것이기 때문이다. 배리 로페즈의 초대를 받은 독자들은 저마다 자신을 둘러싼 세계와 자신의 내면으로 떠나는 탐험을 시작한다.

 

 

인간은 인간이기 때문에 항상 더 나은 미래를 꿈꾼다. 인간은 현재의 삶을 딛고 더 나은 삶을 꿈꾸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저마다 개별적 삶을 살면서도 타인과 또 세계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한 시대를 이루고, 그것이 되풀이되고 순환되는 과정을 거쳐 역사를 이루며 발전하는 인간의 삶이 마치 밤하늘의 별자리 같다는 생각을 했다. 별자리는 저마다 거리와 밝기가 다른 별들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각각의 별들은 한 곳에 고정되어 있지 않고, 제각기 다른 속도와 방향으로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별들은 인간의 가시거리를 아득하게 넘어서는 먼 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우리는 각각의 별들의 위치와 움직임을 감지해내지 못하고 고정되어 있는 하나의 군집된 별자리로 인식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인간의 삶도 연속적으로 발생하는 직선적 사건이 아닌, 별자리처럼 시공간이 뒤섞인 원심형의 배열에 가깝다. 동시대에서 같이 호흡하면서도 온전히 현재를 살아내지 못하고 누군가는 과거의 한때에 머무르고, 또 누군가는 현재를 넘어 미래를 향해 있는 것은 인간이 물리적 시간인 크로노스 (Kronos)' 보다 주관적이고 심리적 시간인 카이로스 (Kairos)'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 존재이기 때문일 것이다. 과거의 기억은 현재의 우리를 구성하는 것인 동시에 미래를 꿈꾸고 호흡하게 하는 두 번째 심장이다. 상실과 결핍, 몰이해라는 인간의 현실적 한계와 그러거나 말거나 상관없다는 듯 무심하게 흘러가는 세계 속에서 저마다의 속도와 방향으로 한 조각의 진실과 삶의 의미를 구하려 애쓰는 인간의 삶이 군집을 이룬 채 살아가는 별들과 서로 닮아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돌이켜 보면 삶은 참으로 알 수 없는 것이다. 안정된 상태라고 느끼는 순간, 기다렸다는 듯 미지의 것이 느닷없이 닥친다. 이렇게 질서가 무너진 혼돈 속에서 우리 삶은 현실부정과 절망, 미래에 대한 두려움에 잠식되어 간다. 삶은 질서와 혼돈으로 점철되어 있다. 안정된 질서 속에 갑자기 혼돈이 찾아오기도 하는 반면, 모든 것을 상실한 듯한 절망적 순간에 새로운 질서가 나타나기도 한다. 삶의 길을 걸어간다는 것은 질서와 혼돈의 경계 위에 있다고도 말할 수 있다. 삶에서 인생의 의미가 빛을 잃어가고, 절망과 두려움이 고개를 드는 순간과 마주칠 때 우리는 무엇에 의지하며 세상을 살아가야 할까?

 

 

우리에게는 우리를 삶의 예의로 다시 데려다줄 타인이 필요하다.” (p. 117)

 

 

사람은 누구나 각자의 '진실'이 다르고, 본능적으로 자신을 정당화하고 방향으로 움직인다. 그렇기 때문에 건강한 관계를 위해서는 '경계'가 필요하다. 우리 앞에 놓인 수많은 경계들, 그리고 그 수많은 경계에도 불구하고 맺어지는 수많은 관계들... 우리 모두는 저마다의 역사와 존재이유를 가진 하나의 섬이다. 섬은 연결과 단절의 이중성을 가진 특별한 공간이다. 수면 위 드러난 부분을 기준으로 보면 섬은 단절된 공간이지만 드러나지 않은 수면 밑으로 섬과 섬들은 연결되어 있다. 배리 로페즈의 글은 타인의 고통에 대한, 주변 세계의 아름다움에 대한, 그리고 구원의 힘에 대한 더 넒은 인식을 직조해낸다는 리베카 솔닛의 말처럼 우리는 저마다 독자적인 세계를 가진 개별적 주체인 동시에 서로 신뢰와 사랑을 매개로 연대하며 살아가는 존재들이기도 하다.

 

 

우리 앞을 가로막고 있는 것들을 견뎌내고 살아남으려면 우리는 상상력을 더 확장해야 한다. 서로를 신뢰해야 한다. 지금은 안전하다고 생각한 모든 장소가 녹아 하나의 물이 되어버린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만드는 법을 잃어버린 보트를 찾아 헤메고 있다.” (p. 328)

 

 

우리는 상실과 결핍을 안고 살아가는 불완전한 존재들이다. 연약하고 불완전한 우리는 불안과 두려움 앞에서 용기를 가지고 상황에 대응하고 그 안에서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기 보다는 절망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기 쉽다. 하지만 어쩌면 그러한 불완전함과 취약성이야말로 각자의 개별적 상황과 다른 정체성을 가진 우리를 하나로 묶어주는 공통분모가 아닐까? 신뢰와 사랑, 자발적인 책임이 동반된 관계를 구축하고 용기와 위로를 나누는 것은 서로의 결핍과 불완전함을 일정 부분 해소해줄 수 있는 심연과 어둠의 해독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절망 속에서도 우리는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다. 절망속이라 해도 함께 있다면 타인의 고통을 느낄 수 있고 자신의 아픔도 진정시키는 순간을 맞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신뢰와 공감을 기반으로 진실된 관계를 구축하고 서로 연대하며 살아갈 수 있다.

 

 

우리는 미래에 대한 희망적인 계획이나 구상을 청사진 (Blue Print)’으로 표현한다. 하지만 미래를 그리는 행위는 특정 시점의 순간을 박제하는 사진 보다 그림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사진을 찍는 행위가 순간의 단면을 정확히 스크랩하는 것이라면, 그림을 그리는 행위는 일정 시간에 걸쳐 대상을 관찰하면서 시간의 흐름에 걸쳐 변화하는 대상의 입체적 모습을 화폭에 담는 것이다. 따라서, 사진은 특정 시점에 국한된 대상의 모습을 무엇보다 정확히 포착하는 반면 그림은 일정 시간 동안의 대상의 변화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묘사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는 사진이 아닌 그림을 지향하면서 신뢰와 사랑 그리고 책임이 동반된 관계를 그려 나갈 필요가 있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서 현실의 행복과 미래의 기적을 일궈낼 수 있다고 믿는다. 그림 속 불분명한 선들로 이뤄진 한 사람의 형상 그리고 그가 주변 사람들과 관계를 구축하며 쌓아온 세월의 궤적은 사진 보다 불분명해 보일 수는 있어도 그 시간의 농축성을 기반으로 안정된 과거와 현재, 그리고 질서 너머의 미래 모습도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인생을 살아가는 간다는 것은 어쩌면 조금씩 퇴보하고 소멸해가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간이 죽음을 예정하고 있는 유한한 존재라는 것과 그러한 운명에도 불구하고 삶 속에서 인간적 가치를 유지하는 것은 존재와 소멸의 문제와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정글과 같은 삶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다. 절망속이라 해도 함께 있다면 타인의 고통을 느낄 수 있고 자신의 아픔도 진정시키는 순간을 맞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자각과, 상대방의 존재에 대한 인정그리고 이해는 품이 드는 일이다. 그것은 환경의 제약 속에서 타인과 삶의 온도를 맞춰가는 일이며, 상대적 성숙의 시간을 요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한 과정을 거치며 우리는 삶을 무조건적으로 거부하거나 부정하지 않고 흐릿하게 잡힐 듯 떠오르는 희망에 대해, 삶의 온기에 대해 느낄 수 있는 것 아닐까?

 

 

앞으로 우리가 살게 될 세상, 또 우리 후손들이 살아갈 세상은 배리 로페즈와 그의 세대들이 살아온 세상과는 분명 다를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세상에도 우리 후손들의 세상에도 배리 로페즈가 경험했던 세상이 그랬듯이 그 시대만의 일렁임은 어김없이 존재할 것이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우리 세대의 열망은 거친 삶의 파도 앞에 좌초되거나 위기를 겪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삶의 위기를 맞은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은 절망적 상황에도 불구하고 신뢰와 사랑을 기반으로 한 연대가 있다는 것 아닐까? 배리 로페즈가 우리에게 남긴 수많은 체험적 진리 중에서 가장 귀중한 유산은 이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에게는 우리를 삶의 예의로 다시 데려다줄 타인이 존재하며, 이로 인해 절망에 믿음을 걸라고 강요하는 시대 속에서도 그 강력한 유혹을 뿌리칠 수 있다는 것. 잃어버린 것에 대한 절망 보다 앞에 놓은 가능성을 위해 앞으로 나아가라는 것. 이러한 인류의 의지는 앞으로 자신의 삶을 헤쳐나갈 후손들에게 지속적으로 계승될 것이라는 것.

 

 

우리는 모두 언젠가 죽는다. 죽음은 우리가 각자의 삶을 충실히 살아내도록, 사랑하고 사랑받을 기회를 남김없이 활용하도록 일깨운다. 그리고 스테그너처럼 큰사람의 죽음은 우리가 서로 사랑하려 하면서도 변변히 행하지 못할 때가 얼마나 많은가를 일깨운다. 윌리스 스테그너가 보여준 최선은 충분하고 또 충분하였다.” (p. 151)

 

 

우리를 만드는 것은 우리가 겪는 경험 그 자체가 아니라 그 경험에 반응하는 태도라고 생각한다. 시대의 풍랑을 힘겹게 견뎌내야할 때 내가 살아 있고 사랑 받는 존재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것... 묵묵히 나를 지지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 신뢰와 사랑을 기반으로 한 온기를 느낄 수 있는 것...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 이것 이상의 응원이 있을까? 각자가 가진 삶의 조각들이 신뢰와 연대를 통해 하나의 조각(One Piece)으로 완성되는 것... 이것이 우리가 꿈꾸고 지향해야 하는 삶 아닐까? 책 중에서 윌리스 스테그너를 추모하며 남긴 그의 말을 그에게 다시 되돌려주고 싶다. 진실한 관계 구축은 기적과 같은 힘을 발휘하여 어떤 짐이라도 함께 짊어질 수 있다. 그렇게 우리는 그의 말처럼 삶의 길 위에 설 것이고, 그가 남긴 발자취를 따라 흔들림 없이 함께 걸어갈 것이라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하루키의 ''을 좋아한다. 내가 '소설'이 아닌 ''이라 표현한 것은 나름의 의미가 있다. 학창시절 '노르웨이의 숲'으로 하루키를 처음 만난 나는 그 후 거의 30여년간 그의 팬답게 수줍고 조용한 하루키언이자 하루키스트로 활동해왔다. (나는 그의 데뷔작인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가 아닌 '상실의 시대'라는 제목으로 바꿔 재출간하기 전 '노르웨이의 숲'으로 그를 처음 접했다.) 그의 책 신간이 공개되면 매번 예약구매할 정도로 유난을 떨진 않았지만, 익숙하고 당연한 의식처럼 관심있게 챙겨 봐오곤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내가 그의 소설보다 에세이에 더 애정을 품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한 권 한 권 그의 책들이 쌓이면서 어느 순간 서가의 한 켠이 하루키의 책들로 채워지게 되었는데소설보다 에세이가 훨씬 많았던 것이다소설가인 그를 소설로서 처음 만나 팬이 된 나인데, 왜 나는 소설 보다 그의 에세이에 더 애정을 갖게 된 것일까?

 

 

물론 소설 만큼이나 그의 에세이도 좋았던 이유가 가장 클 것이다. 하루키는 에세이를 통해 일상의 빛났던 순간들여행과 음악책 등 다방면에 걸친 자신의 취향귀중하고 오랜 경험에서 우러나온 충고를 독자에게 건넨다. “세상엔 실로 갖가지 함정이생각지도 못한 장소에서 은밀히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아무 일 없이 매일 평온하게 살아가기란 그리 간단치가 않다.”며 삶의 아포리즘을 드러내기도 하고, "일정 수준의 경지에 올라선 작가답게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일은 모두에게 찬사를 받는 것이 불가능한본의 아니게 타인에게 해를 끼치기도 하는 비정한 세계에 속해 있다는 것또 그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작가가 짊어지고 살아가야 한다"는 작가의 숙명을 비장하게 언급하기도 한다. 그의 에세이에는 소설로서는 독자에게 전하지 못하는 메시지와 그를, 또 그의 소설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단초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단순히 스토리만이 아닌 주인공이 구축한 세계와 그 세계에서 성장하는 주인공을 그리는 하루키만의 스타일에 매료되어 왔던 내가 그의 최근소설에서 예전만큼의 감흥을 느끼지 못했던 이유도 일부 있었던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올해 기사단장 죽이기 이후 6년 만에 신작 장편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한편으로는 반가운 마음이 들었고 구매를 망설이지는 않았지만, 막상 읽으려고 마음을 먹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던 것이 사실이다. 이전에 그의 신작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여느때와 달리 소설을 읽기 전에 신작에 대한 배경지식을 찾아보고, 다른 독자들의 리뷰와 평가에 대해서도 찾아보면서 소설을 읽기 전에 유난히 뜸을 들였다. 내가 그의 신작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고 읽기 시작한 것은 이 소설은 30대의 하루키가 중편으로 발표했던 것으로, 43년이 지난 202370대의 하루키가 장편으로 재탄생시킨 것이라는 말을 듣고 나서였다. 30대의 하루키와 70대의 하루키가 완성해낸 신작. 더군다나 "이 작품에는 무언가 나에게 매우 중요한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고, 처음부터 그렇게 느껴왔다. 다만 당시의 나는 유감스럽게도 아직 그 무언가를 충분히 써낼 만큼의 필력을 갖추지 못했다""나에게 이 작품은 줄곧 목에 걸린 생선 가시처럼 신경쓰이는 존재였으므로 이 작품을 완성한 지금 솔직히 마음이 무척 편안해졌다"고 하루키 자신이 직접 작가 후기에 남긴 것을 보고, 그의 오랜 팬으로서 소설을 집어들 수 밖에 없었다.

 

 

그냥 원하면 돼. 하지만 무언가를 진심으로 원한다는 건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야. 시간이 걸릴지도 몰라. 그사이 많은 것을 버려야 할지도 몰라. 너에게 소중한 것을. 그래도 포기하지 마. 아무리 오랜 시간이 걸려도.” - p.15

 

 

하루키의 소설 속에 등장하는 책, 클래식과 재즈, 맥주, 위스키, 파스타 등 자신만의 확고한 취향과 질서로 쌓아올린 세계가 존재하고, 이성과 자유로운 연애를 하면서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중년의 남자는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에도 여전하다. 그는 일상을 살아가면서도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며 모험을 하며 성장을 한다. 하루키의 소설에 익숙하게 등장하는 클리셰는 여전하지만, 익숙한 클리셰의 변주를 통해 하루키는 절망과 상실, 사랑과 희망, 현실과 이상에 대해 말한다. 소설의 화자인 ''17살의 남고생이다. 화자는 여고생 ''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어느 날 ''''에게 "현실의 나는 그림자일 뿐이고, 진짜 나는 견고한 높은 벽에 둘러쌓인 도시에 있다"고 말한다. 이런 수수께끼 같은 말을 남기고 남기고 소녀는 갑자기 사라지고, 이후 주인공은 상실의 아픔을 품고 살아간다.

 

 

소년은 자신의 '그림자'를 버리고 도시로 사랑 꿈을 향해 떠나지만 도시 속에서의 삶도 그를 만족시키지 못한다. 이유를 알수 없이 부유하는 삶을 살고 있는 그에게 벽 바깥에 떼어 놓고 온 '그림자'가 그를 흔든다. 그림자는 도시의 삶이 오히려 허상이고, 벽 바깥에 존재하는 현실의 삶이 진실이라고 속삭인다. 현실과 비현실, 점점 더 모호해지는 진실과 거짓의 경계 속에서 우리는 어느 세계를 믿고 어떤 선택을 하며 살아가야 하는가? 소녀를 찾아 벽으로 둘러쌓인 도시와 현실을 오가며 고뇌하던 소년은 어느덧 중년이 되어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하루키는 감각을 자극하는 상상력으로 현실과 비현실 사이에서 사람들이 마음속에 품고 사는 비밀에 대한 생각과 의문을 자유롭게 펼쳐낸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은 같은 세상을 살아가면서도 각자 다른 상황 속에서 다른 선택을 내리며 살아가고 있는 인간의 삶에 관한 소설이다.

 

 

삶은 참으로 알 수 없는 것이다. 안정된 상태라고 느끼는 순간기다렸다는 듯 미지의 것이 느닷없이 닥친다이렇게 질서가 무너진 혼돈 속에서 우리 삶은 현실부정과 절망, 미래에 대한 두려움에 잠식되어 간다삶은 질서와 혼돈으로 점철되어 있다안정된 질서 속에 갑자기 혼돈이 찾아오기도 하는 반면, 모든 것을 상실한 듯한 절망적 순간에 새로운 질서가 나타나기도 한다삶의 길을 걸어간다는 것은 질서와 혼돈의 경계 위에 있다고도 말할 수 있다. 삶에서 인생의 의미가 빛을 잃어가고절망과 두려움이 고개를 드는 순간과 마주칠 때 우리는 무엇에 의지하며 세상을 살아가야 할까? 사람은 누구나 각자의 '진실'이 다르고본능적으로 자신을 정당화하고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것그렇기 때문에 건강한 관계를 위해서는 '경계'가 필요하다우리 앞에 놓인 수많은 경계들, 그리고 그 수많은 경계에도 불구하고 맺어지는 수많은 관계들... 우리 모두는 저마다의 역사와 존재이유를 가진 하나의 섬이다섬은 연결과 단절의 이중성을 가진 특별한 공간이다수면 위 드러난 부분을 기준으로 보면 섬은 단절된 공간이지만 드러나지 않은 수면 밑으로 섬과 섬들은 연결되어 있다.

 

 

우리를 만드는 것은 경험이 아니라 그 경험에 반응하는 태도이다우리는 수많은 경험을 하면서 삶을 살아간다. "동일한 사건을 두고서도 사람들은 서로 다른 언어적신체적심리적 반응을 보인다이것은 그 사건을 대하는 개인의 믿음즉 공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사건(Accident)을 경험하면서 개인은 자신만의 공식(Belief)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Consequence)를 창출해낸다는 'A-B-C 법칙'처럼  마치 세월의 풍화 속에서 동식물이 퇴적암석화의 과정을 거쳐 화석이 되듯이 우리가 겪은 경험은 사건의 잔상과 흔적진실의 파편 속에서 원형만이 살아남아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구성한다우리가 보고듣고느낀 것들이 축적되고 숙성되어 각자의 독자적인 ''의 방식이 되고개인의 고유한 방식은 일상의 다양한 만남과 대화를 거치며 수정되고 발전되어 간다과거 경험을 토대로 현재의 일상을 탐구하는 모든 개인은 모더니스트 (Modernist)인 동시에 자기 자신의 역사가 (His own Historian)라고 할 수 있다.

 

 

"한 세계와 또다른 세계의 경계를 초월할 수 있는, 구체적인 고통을 수반하는 각인. 나는 아마도 그것을 내 존재의 일부로 간직한 채 앞으로의 인생을 살아가게 될 것이다." - p.667 -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을 읽으며 저마다 개별적 삶을 살면서도 타인과 또 세계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한 시대를 이루고, 그것이 되풀이되고 순환되는 과정을 거쳐 역사를 구성하는 인간의 삶에 대해 생각했다. 우리는 동시대를 같이 호흡하면서도 온전히 현재를 살아내지 못하고 누군가는 과거의 한때에 머무르고, 또 누군가는 과거의 기억을 넘어 미래를 응시한다. 동시대를 같이 호흡하면서도 온전히 현재를 살아내지 못하고 누군가는 과거의 한때에 머무르고또 누군가는 과거의 기억을 넘어 미래를 향하는 것은 인간은 물리적 시간인 ‘크로노스 (Kronos)' 보다 주관적이고 심리적 시간인 ‘카이로스 (Kairos)'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 존재이기 때문일 것이다과거의 기억은 현재의 우리를 구성하는 것인 동시에 미래를 꿈꾸고 호흡하게 하는 두번째 심장이다우리는 상실과 결핍, 몰이해라는 인간의 한계와 그러거나 말거나 상관없이 무심하게 흘러가는 세계 속에서 저마다의 속도와 방향으로 한 조각의 진실과 삶의 의미를 구하려 애쓰는 '인간'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공유하고 있는 건 아주 오래전에 죽어버린 시간의 단편에 지나지 않았다. 그래도 얼마 안되는 그 따스한 추억은 낡은 빛처럼 내 마음속을 지금도 여전히 방황하고 있다. 그리고 죽음이 나를 사로잡아서 다시금 무의 도가니에 던져 넣을 때까지의 짧은 한때를 나는 그 빛과 함께 걸아갈 것이다." - 1973년의 핀볼, p. 198 -

 

 

소설 속에서 '그림자'란 무엇을 상징하는 것일까그림자는 고단한 일상에서 미처 신경쓰지 못하고 지나친 내면의 목소리삶의 본질을 상징하는 것 아닐까내가 내린 나름의 답이다우리는 살아가면서 타인과 또 세계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한 시대와 삶을 이룬다그것이 되풀이되고 순환되면서 빛이 되고그림자를 만든다그림자는 시시각각 변하는 환경 속에서 불완전한 형태와 빛깔을 띠지만 나와 완전히 분리할 수 없는필연적으로 나를 구성하는 일부분이다. 소설에서 주인공인 ''는 삶을 탐구하는 여정 속에서 길 위에 길게 드리워진 자신의 옅은 그림자를 본다. 그 옅은 그림자는 삶이 지속될수록 꼬리를 끌며 그를 따라오며 점점 짙어졌었다그건 그동안 애써 외면했던 자신의 내면이었다사랑과 꿈을 향했던 여정은 결국 자신의 내면에 침잠하는 여정이었다. 긴 방황을 거친 후에 비로서 그림자를 재발견한 것처럼 앞으로의 삶은 행복의 빛을 향해서 나아갈 수 있길 바란다그의 그림자는 빛을 따라 묵묵히 그의 삶을 지지해줄 테니 말이다.

 

 

모든 건 스쳐 지나간다. 누구도 그걸 붙잡을 수는 없다. 우리는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p. 143 -

 

 

그리하여 우리는 조류를 거스르는 배처럼 끊임없이 과거로 떠밀려 가면서도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So we beat on, boats against the current, borne back ceaselessly into the past.)”라는 소설사에서 가장 유명한 엔딩을 남겼던 피츠 제럴드의 말처럼 이제 막 데뷔작을 내고 작가로서의 커리어를 시작하는 젊은 시절의 하루키는 영원한 것은 없고, 모든 건 스쳐 지나간다는 것, 그 흐름은 누구도 붙잡거나 돌이킬 수 없으며, 순종하며 살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 후 하루키는 수많은 저작을 남기고, 소설과 에세이를 통해 삶에 대한 수많은 아포리즘을 남겼다. 적어도 나에게는. 하지만, 이제 70대의 거장이 된 그의 수많은 말 속에서도 현 시점의 나에게 가장 깊게 다가오는 것은 30대의 그가 남긴 말이라는게 참 아이러니하다. 그와 함께 했던 날들의 소중함과 그 시절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와 앞으로 함께 할 날들이 많이 남지 않았음을 느끼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흘러가는 세상의 흐름에도 불구하고 밀려나지 말고 저마다의 속도와 방향으로 조금씩이라도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그의 말에 다시 한번 위로와 용기를 얻는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루피닷 2024-01-01 08: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잭와일드 2024-01-01 09:15   좋아요 0 | URL
루피닷님 2024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부르고뉴 와인
백은주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야말로 브르고뉴 와인에 대한 정보를 집대성한 유일무이한 최고의 도서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부르고뉴 와인이라는 놀랍고 신비로운 세계로 들어가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친절한 입문서이자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라 확신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부르고뉴 와인
백은주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와인 애호가라면 누구나 부르고뉴 와인을 알고 있을 것이다. 브르고뉴는 보르도와 함께 프랑스 와인을 대표하는 지역이다. 와인 애호가라면 누구나 한 번쯤 반드시 거쳐 가게 되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대중에게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브르고뉴는 피노 누아와 샤르도네 품종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고 섬세하며 고귀한 와인을 만드는 곳이다. 브르고뉴만이 보유하고 있는 불가사의하며 놀라운 지질학적 특성에 양조를 하는 인간의 정성과 뛰어난 노하우가 더해져 오랜 세월 많은 이들의 칭송을 받은, 지구상에서 가장 순수하며 매력적인 와인이 탄생할 수 있었다.


와인 교육가이자 부르고뉴 와인 스페셜리스트로 알려진 저자 백은주가 저술한 <브르고뉴 와인>은 부르고뉴 와인을 이해하기 위한 기본적인 지식부터 브르고뉴의 각 지역별 특징과 포도밭 지도, 주요 그랑 크뤼와 프르미에 크뤼 등 와인을 공부하는 이들이 꼭 알아야 할 대표 와인들을 친절하게 해설하고 수록하였다. 그야말로 브르고뉴 와인에 대한 정보를 집대성한 유일무이한 최고의 도서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부르고뉴 와인이라는 놀랍고 신비로운 세계로 들어가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친절한 입문서이자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라 확신한다.


저자 백은주는 부르고뉴 대학교에서 와인 양조를 전공하고 경희대학교에서 외식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부르고뉴의 도멘 드 라 부즈레, 루 뒤몽 그리고 샤토 몽투스 등 여러 도멘에서 포도 재배 및 와인 양조 등의 경험을 쌓고 난 후 귀국하여, 현재 와인 교육가 및 와인 전문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브르고뉴 와인에 대한 이론적 지식과 실무 경험을 겸비한 최고의 전문가라 할 수 있다. 많이 알수록 많이 느낀다는 말처럼 <브르고뉴 와인> 한권이면 와인 애호가로서 와인의 깊은 풍미를 한층 더 느끼고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작은 버섯 - 제3회 사계절그림책상 수상작 사계절 그림책
정지연 지음 / 사계절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작은 존재들이 돌고 돌며 일으키는 웅장한 세계"


정지연 작가의 제3회 사계절그림책상 수상작 <작은 버섯>은 우연히 발생한 작은 솔방울의 두드림으로 숲속의 크고 작은 생명체들이 깨어나고 성장하면서 거대한 세계를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을 그린 그림책이다. 자연 안에 존재하는 작은 존재들이 가진 에너지가 순환하면서 거대한 세계를 이루는 것을 경쾌하고 재치넘치는 이미지와 필치를 통해 잘 표현하고 있다. 작은 솔방울이 우연히 대지에 떨어지면서 작은 버섯을 깨운다. 깨운다는 것은 에너지를 전하고,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이다. 이 새로운 만남과 탄생을 기점으로 에너지의 선순환이 이루어진다. 솔방울이 깨운 버섯이 사슴을 깨우고, 사슴이 다시 버섯들을 깨우는 상호작용을 거쳐 거대한 숲을 만들어 간다.


"이것이 생명의 순환. 우리 모두를 움직이지. 절망과 희망을 통해, 신념과 사랑을 통해, 우리가 있을 곳을 찾을 때까지. 감겨 있던 것이 풀리는 길 위에서... 그 순환 속, 생명의 순환 속에서... (It's the circle of life. And it moves us all. Through despair and hope, Through faith and love, Till we find our place. On the path unwinding. In the Circle, The Circle of Life.)" - 라이온 킹 <The Circle of Life> 중에서 -


어느 날 아침에 출근하면서 직장에 도착할 때까지 만나는 나무들의 종류를 세어보면서 그동안 의식하지 못했지만 나무가 내 일상 속에 이렇게 깊이 들어와 있었구나 하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다. 라이온 킹 <The Circle of Life>의 가사처럼, 또 정지연 작가가 <작은 버섯>을 통해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 처럼 자연은 생각보다 우리 삶 가까이에 있다는 것, 또 세상 안에서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존재한다는 것을 느낀다. 나무는 꽃과 풀, 작은 버섯, 곤충들과 함께 하면서 크고 작은 동물들과 인간들의 삶과 연결되고, 다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와 연결된다. 에너지의 생성과 소멸을 이토록 재미있고 경쾌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스스로 작은 존재라고 생각하는 아이들은 <작은 버섯>을 보며 큰 용기와 희망을 얻는다. 결국 작은 버섯이 커다란 숲을 아름답고 풍요롭게 바꾸었으니 말이다. 아니 아이들 뿐만이 아니다. 함께 하는 작은 두드림이 새로운 에너지로 연결되고, 결국 큰 세계를 이룬다는 건 어쩌면 어른들에게 더 필요한 메시지이지 않을까? 작고 약한 존재라 하더라도 그들의 힘으로 인해 세상이 더 풍요롭게 하고, 하나의 웅장한 세계를 만들어 갈 수 있다는 것은 어른들이 필요로하는 응원이기도 하니 말이다. <작은 버섯>을 읽으며 나는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작은 물결과 파동, 울림을 느꼈다. 이렇게 작가의 진심이 독자들에게 전해진 것이 <작은 버섯>을 제3회 사계절그림책상을 수상하게 된 원동력이 되었을 것이다. '어린이들은 이 책을 통해 자신이 만들어 낸 울림이 세상을 더 풍요롭게 한다는 것을 경험할 것'이라는 사계절그림책상 심사평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정지연 작가는 잔잔한 호수에 퍼지는 물결처럼 읽는 사람의 마음에 작고 고요한 파동이 일어나 간질간질해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다고 한다. 아직은 책에 담긴 메시지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들이지만, 육아를 하는 부모로서 내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가면서 아빠와 함께 이 책을 읽으며 나눴던 지금 이 순간의 온기를 기억하길, 또 이를 통해 삶의 가치를 조금씩 알아갔으면 하는 작은 바람을 가져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