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fantastic. 

I'm in heaven." 



이것도 정녕 미친 장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Black Books의 천재적인 면 중 이것도 있다. 거의 전부가 누구라도 직접 겪고 알았을 만한 상황, 심지어 직접 하거나 아니면 들었을 만한 말들. 그런 것들로 만들어내는 미친 대사와 상황들. 과장의 천재성인가. 


누가 술을 맛으로 먹어! 

: 버나드가 이 대사 고함치는 장면이 있는데 

그런 걸로 울고 웃고 터지게 만드는, 괴력. 




*오늘도 긴 하루일테죠. ;;;; 길고 짧은. 

좋은 시작을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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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도서관 갔다가 집에 오는데 

집에 거의 다 와가는 지점에서 마을버스가 잠시 정차했고 

버스 기사는 버스 문을 잠그고 자리를 뜸 (화장실 아니면 흡연). 

버스 창문으로, 처음 보는 한 여자분이 가방에서 이것 저것 꺼내는 게 보였고 

여자분 발치에서, 동네 냥이들 중 사람을 따르는 유일한 냥이가 어슬렁 거리는 것도 보임. 


으악 고양이다, 그 고양이다. 

(캣맘도.... 안녕하세요...) 버스 문 열고 나가려고 했는데 

기사가 문을 잠그면 열 수 없는 것이었는지 열리지 않았다. 

아마 유기묘인, 사람 따르는 유일한 냥이인 노랑둥이는 그저껜가 새벽에

한 사람만 지나갈 정도 좁은 산책길에서 내가 큰 걸음으로 걷고 있다가 갸 땜에 깜놀하기도. 

어둠 속에서 순간 발에 무엇이 채이려는 느낌이었고 내려다보니 고양이가 날 올려다보고 있었다. 

새벽 산책 하다가 고양이와 우연히 만나 본 사람은 알지. 갑자기 가슴의 (가슴을 누르던) 모든 짐이 사라지는 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햐튼 반가워서 (우쭈쭈) 모해떰? 냐옹 냐용 이러다 헤어진 적도 있는 고양이.  


캣맘이 사료와 물을 놓아 주니까 

노랑둥이는 정신없이 먹는 일에만 집중해 먹고 

사람을 극히 경계하지만 사료는 먹고 싶은 고등어태비가 나타나서

왔다 갔다 숨었다 나왔다 하면서 그러나 먹을 땐 정신없이, 먹음. 캣맘님... 평화롭고 행복한 

표정 버스 창문으로 보고 있다가 (이런 모습 볼 때 흔히 그렇듯이) 울컥, 울고 싶은 심정 되었다. 

 






니체 편지들이 불어로는 전체가 번역되는 일...... 

(영어로는, 이게 니체 만이 아니라 이 점에선 '한국적';;;; ㅋㅋㅋ 이랄까 

햐튼 그냥 대강, 이게 뭐 꼭 필요해? 중요해? 꼭 하고 싶은 사람은 그 언어를 배우등가. 

아예 안할 수는 없겠으니 대강 시늉만 해.......... : 이런 분위기라 해도 과장 아닐 것이다. 

그 작가가 아무리 중요해도, 비영어권이라면 작품 이외의 것들은 무시되는 일. 편지, 일기

이런 것이 대강...... 번역도 대강이고 햐튼 그렇게 소개되는 일. 아니 사실 작품도. 햐튼..) 


그거 참 신기하고 좋다 하던 차에 

오늘은 저런 책을 발견했다. <계몽의 변증법>을 쓰던 때 아도르노와 호르크하이머가 나누었던 토론, 노트.. 원고 중 미공개 자료들을 모은 책. 대단하지 않나. 부자는 망해도 3대, 그런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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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뉴스룸에서 

정유라 덴마크 은신처의 고양이들을 또, 그리고 좀 더 오래 보여주었다. 

그 때 유튜브 채팅창에서 "고양이도 송치해야 합니다" "고양이도 부역자다" 등등, 등등등 

읽으며 터짐. 


그런데 

금연의 동기로 

사실 이게 가장 강력할 수도 있지 않나. 

실제로 다른 것보다 그 이유에서 끊은 사람들 있지 않나. 

나는? 나는 안 되나? 지금 3개 남았다. 





나는 옛날 이런 (속은 열어봐야 알겠지만, 대개의 경우) 두꺼운 종이 활자 조판 하드커버 책들이 

좋다. 커버는 저렇게 얇은 종이. 심심한 디자인으로. 오래된 유명한 책들 중엔 이런 판으로 아마존에서  

어렵지 않게 구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샹포르의 단장집 불어판 갖고 있는데, folio classique 페이퍼백. 

그런데 어디서 저 하드커버 아주 비싸지 않게 판다면, 살 거 같다. 


샹포르 말 중에서 매일 기억해도 가치 있을 말로 이것 있다. "정의가 너그러움에 앞선다. Il faut être juste avant d’être généreux. (One must be just before being generous. 혹은 Justice precedes generosity)." 이 말을 생각하고 이 말을 이해한다면, 적어도 "세상의 이치"의 반성의 길 위에서 한 걸음. 이라고 방금 생각함. 아주 긴 논평을, 심지어 이 말의 주석으로 책 하나를 쓰기에도 충분한, 말이라고까지. 


*다시 잘 보니 이 책 하드커버가 아닌 것 같기도. 

프랑스는 책을 어떻게 만드는 거냐. 여태까지 불어 책 하드커버는 못 본 거 같기도 하다. 

하긴 불어 책 많은 서점도 안 가봤다. 하긴 불어 책 자체 별로 못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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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ck Books에서 가장 웃겼던 장면에 이것 있다. 

Black Books 사장인 버나드가 마니에게 서점에 취직하라고 제안하는 술집 장면. 

버나드가 마니에게, 술에 떡이 됨이란 무엇인가 보여주는 술자리. 인사불성이란 무엇인가. 


대학원에서 가장 괴롭고 우울했던 시절, Black Books 대출해서 보고 또 보았던 며칠이 있다. 

별 생각 없이 dvd 넣었다가 눈물 줄줄 흘리고 닦으면서 웃고 움. 세상엔 이런 시트콤도 있구나 무한 감탄. 

S1E1에, 이 시트콤이 (그 전체가, 이 걸작의 전체가. 전체로 보았을 때) 시작하고 3분도 안되었을 지점에, 정녕 미친 

장면과 대사가 있다. 주요 인물이 여성 1인 혼성 3인조인데, 프랜(여. 소품가게 주인) 버나드(서점주인) 마니(회계사였다가 버나드 서점 취직). 프랜과 버나드는 절친. 마니가 이들 사이에 끼여드는 newcomer. 마니가 버나드 서점에 가려다가 서점 문 닫혀 있기에 그 옆집 프랜의 가게로 가는데 


그를 본 프랜이 놀라고 긴장하며 어색하게 행동하고

마니가 "왜 그러십니까? 제가 도와드릴 일이라도 있나요?"랄 때 

프랜의 답이 이것이다. 


"당신이 남자고 해서 우리가 잔 건 아닌가. 따지러 왔나."


(*영어로는 you being man and all, I thought we might have had sex. 이런 문장이었던 듯). 


좀 전 기억하면서, 이거 정말 얼마나 (듣고 보면 한편 뻔하지만) 명대사인가 다시 감탄. 

처음 보던 때 얼마나 놀라웠었나. 이 사람들은 심연의 정면을 똑바로 보는구나 싶던 일. 

배우들, 그리고 연출의 힘도 있었을 것이나. 


아도르노가 <미니마 모랄리아>에서 여러 번 쓰는 표현, "세상의 이치 way of the world". 그것의 반성이 여기 있지 않나. 그것의 얼굴을 향해 날린 주먹....... 까지는 아니어도 요리조리 잘 갖고 노는 면이 Black Books에 있는데 이 장면이 한 예일 거라 생각. 


*"웃지 않은 날, 그 날이 가장 낭비된 날이다"는 샹포르의 말. 

여태 dvd로 보았던 드라마든 영화든, 다 보고 나서 바로 처음부터 다시 본 건 

이것 뿐인데, 그러면서 혼자 정말 구르며 (당시 집에 있던 소파에서 바닥으로, 바닥에서 소파로. 바닥 위에서) 웃게 되던 일. 몇 년치의 웃음을 다 웃었던 며칠. 샹포르의 말이 맞는게, 이미 긴 세월 전이지만 온전히 선명히 기억되는 그 날들이다. 


**심연을 보는 일. 그걸 해주는 무엇이 있을 때만 

나도 그걸 할 수 있고 정신의 힘, 이런 것이 유지되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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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심장에서 오지만 그토록 잔혹한 충동. 

살려는 욕망이 공격의 욕망이 되는 세계. 로트레아몽의 세계. 

바슐라르는 로트레아몽과 니체를 비교하며 이렇게 썼다: "로트레아몽 곁에 두면, 

심지어 니체가 둔해진다(느려진다). 심지어 니체가 고요하다. 자신의 독수리, 그리고 뱀과 

함께 니체는 가족 모임을 하는 것 같아 보인다! 니체에게 춤추는 사람의 스텝이 있다면, 로트레아몽에게 

호랑이의 도약이 있다." 



바슐라르 전기에서 5장, "로트레아몽 혹은 공격성의 에너지" 첫 문단에 나오는 내용. 

(그런데 정말 "-- ou --" 구조, 이것 혹시 프랑스 계몽주의의 유산이며, 프랑스 인들은 여전히 이 유산 

뜯어먹고 사는 건가. <깡디드 혹은 낙관주의>에서 <방드르디 혹은 태평양의 끝>까지...... "울랄라"도 이 "ou"와 관련이 혹시 있나.) 


<로트레아몽>에서 인용하는 저 몇 줄의 문장은 

문장은 정말 단순하고 내용도 실은 (바슐라르가 저 책을 쓰던 무렵엔 아니었을 수도 있지만) 

니체 철학에 관심있는 사람이면 누구든 바로 알아볼 내용임에도, 그럼에도 전혜린이 추종했던 "서구의 지성"

이것의 한 표본이 될 문장들이라 생각한다. 로트레아몽을 이해하고, 니체를 이해하고, 그리고 둘을 같이 생각하기. 

이것이 실은 쉬운 일이 아니고, 한국에서는 아직 드물게만 일어나는 일. 아니 그런 일 자체는 드물지 않다 해도, 바슐라르처럼 그걸 꼭 맞는 문장으로 쓰는 건 드물게만 일어나는 일. 


16년 12월 31일을 마지막으로 그만 피우려던 담배, 아직도 피우고 있다. 

금연, 금연만 하면 인생에서 더 바랄 게 없어. 흡연자 정규직 vs. 금연자 비정규직이면 

(밸런스 좋긴 한데) 후자라면서. 끊어라! : 이러면서도 못 끊고 피우고 있다. 지금 남은 담배까지만 피우고 

금연의 기록을 서재에도 하면서, 마침내 금연에 성공하기를 바라보는 중. 흡연, 금연에 관한 많은 애기를 쓰게 될 수도. 정신없이. 


그런데 과학철학자면서 로트레아몽 같은 시인을 연구했다는 게 그게 그 자체로 

바슐라르가 얼마나 자유 정신이었는지, 얼마나 '교조' 이런 것과 거리 먼 정신이었는지 

알게 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고 그 같은 자유 정신, 대담하고 자유롭게 탐구하는 정신... 은 

그를 만나는 모두에게 은총 ;;;; 준다고, 여겨보자. 그 은총 때론 작고 무력해보이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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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7-01-04 1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생각이 듭니다. 문화적 차이 아닐까 하고. 프랑스와 독일. 언어 늬앙스도 그렇고 철학이나 문학 둘다에서 생각의 점프력이나 속도감 보면 프랑스가 확실히 더 심하다(긍정적으로)는 생각이 들거든요. 프랑스 철학, 문학, 영화 질색하시는 분들은 그래서 인 것도 같고^^;

몰리 2017-01-04 19:34   좋아요 1 | URL
갑자기 sns에서 불빠, 불까.. 이런 말이
아이러니 없이 쓰이던 사례들이 생각났습니다. 이곳의 얕고 불모인 정신적 풍토가 드러났던 사례 아니냐면서..; 영어라면 Francophile, 이 말이 조롱으로만 의도되게는, 그렇게는 쓰일 수 없을 것임과 비교해 봐야한다면서. ; 불어도 참 매력적인 언어 같고 프랑스 문학, 문화, 역사 무엇이든 깊이 공부하고 배울 가치가 넘칠 텐데요. 아직 잘 모르지만, 불어가 언어 자체가 속도감 친화적인 언어 같습니다 (˝에스프리˝가 프랑스적이라는 게 그런 거 아닌가...). 선언 투로 말하기 애호하는 것, 이것도 프랑스적이고 좋고요. 니체가 프랑스 애호했던 것도 갑자기 더 잘 이해되고, 바슐라르의 니체 읽기가 얼마나 프랑스적인 읽기인가도 (정작 그가 그 시대 프랑스의 비주류였음에도요), 더 생각해봐야할 것 같아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