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작가들 대담 팟캐스트 Other People 진행하는 브래드 리스티가
유튜브에 올린 모친 인터뷰. 별 생각 없이 클릭했다가 웃기도 웃었지만 여러 번 생각하게 되던 클립.
핑크 플로이드 Mother 대사를 그대로 질문으로 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엄마, 모르고 당함. ;;;;
Mother, do you think they'll drop the bomb? (No). - 웃음 -
Mother, do you think they'll like this song? (No).
Mother, do you think they'll try to break my balls? (Oooh!)
Ooh, aah, mother, should I build the wall? (Sure).
Mother, should I trust the government? (Not necessarily).
팟캐스트에서 브래드 리스티는
자신의 부모, 성장 환경, 성장 이후 가족 관계(대학, 대학 졸업 후... 지금까지)에 대해
많은 얘기를 했고 요즘 다시 듣기 시작했는데 요즘도 마찬가지. ㅋㅋㅋㅋㅋㅋㅋ 자주 얘기한다.
그래서 그의 성장과 가족에 대해, 거의 친한 친구 수준으로 알고 있다는 느낌까지 든다.
아도르노가 자란 것 같은 이상적인 환경. 적어도 가족 안의 '인간' 관계에서는 어떤 비틀림도 이상함도 없었던 유년기.
미국에서 좋은 부모, 혹은 좋은 부모가 되려 애쓰는 사람들이 자식에게 하는 그들 방식의 희생에 대해서, 브래드 리스티가 말해주지 않았다면 내겐 아무 감도 없었을 듯. "중간계급이 문명의 가장 위대한 성취" 이런 말을 어느 꽤 유명한 시인이던가, 누군가가 어느 대학 졸업식 연설에서 하기도 했다. 그런 말의 진실을 보게 하는 중간계급 가족.
그의 팟캐스트 애청자던 시절에도 그랬지만 다시 들으면서 새삼 생각하게 되는 건
그가 게스트에게 보여주는 놀라운 친화력, 대화력. 진짜로 대화하는 일. 당연히 그 편에서 이름만 아는 정도인 작가도 출연하는 데 (만나기 전 책은 읽으려 하지만 언제나 다 읽지는 못하기 때문에), 바로 그리고 내내 베프들처럼 얘기한다. 미국이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도 격식없이, 만나자마자 퍼스트네임 부르고 하는 문화이긴 하겠지만, 이 팟캐스트의 이런 면은 리스티의 능력 덕도 크다고 생각한다.
그게 조금 이상해지는 건 게스트가 젊고 매력적인 (외모가, 혹은 말투가. 혹은 둘 다) 여자 작가일 때.
둘이 썸타는 것 같아지고, 대담 끝나면 둘이 사고치는 거 아냐? -- 같아지는 일. 한 번 그게 이상하다 느껴지면
그가 늙은 남자 작가와 대화할 때도, 바로 그 점이 이상해진다.
정. 오지랖. 등등
우리가 타인과 지나치게 밀착함을 보여준다는 말들이 있지만
하지만 우린 저런 대화는, 못하지 않나. 만약 한다면, 그 이유 때문에라도 (그 대화 자체가 갖는 그 힘 때문에, 그게 아니면 아님에도) 연애하거나 사귀게 되는 일 있지 않나. 어쨌든 강압적 밀착은 흔해도, 진짜로 말하고 진짜로 듣는 일은 드물게만 있지 않은지. 듣지 않으려 하는, 혹은 듣는 척은 하지만 이해하지 않겠음을, 대강 이해하는 척만 하겠음을 온몸의 기운으로 발산하는 사람에게 마지막으로 말해 본 것이 당신은 언제입니까. ;;;
미국인 전부가 리스티처럼 대화한다거나
우리 중 누구도 진정한 대화를 하지 못한다.....는 건 물론 ;;; 아니다.
그런데 박근혜처럼 말하는 게 그게 그 자체로 얼마나 이상한 건지, 그 이상함에 대한 충격이
그가 대통령이 되지 못하게 할 정도는 아니었다는 것이, 우리의 상대적 대화 무능, 대화 부족과
닿아 있지 않은가 생각해 봄. 박근혜만이 아니라 공허하고 영혼없이, 혹은 언제나 싸우듯이 고함치며
말하는 사람들이 엘리트고 지식인이고 그렇다는 건, 어디서나 누구나 잘 듣지도 잘 말하지도 못하기 때문.
*이라고 매일 하는 생각 되풀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