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포스트 끝의 질문에 (어쩌다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포스트 쓴 다음 나가서 걷던 중 답해 보았다. 여기선 지식과 삶의 분리가 가능할 뿐 아니라
분리해야만 견딜 수 있기 때문. 이 점에선, 가장 강한 사람만 버틸 수 있는 곳이기 때문. 틀린 삶, 부패한 삶과
진리의 추구, 이게 어떻게 양립가능해. 틀린 삶을 옳게 살 수는 없다니깐.
걷다가 벌써 한 두 달은 못 본 것 같은, 시로 닮은 고양이 봤다. 냐웅 냐아아아웅 냐웅
애타게 부르며 쫓아갔지만 시로가 더 빨랐고 금방 사라졌다. 뚱냥이인데 뒤뚱거리면서도 아주 빠르게 사라진 시로.
차오추르 사두고 간식으로 유인해야지. 친해져야지.
파인만의 위의 조언은
이건 또 어떻게 번역해야 오오 딱, 딱이네! 이럴 수 있을까.
"네게 가장 재미있어 보이는 그것을, 할 수 있는 한 가장 무질서하고 불경하고 독창적인 방식으로 공부하라."
이러면, 땡! 이죠. 다른 단어들도 그렇지만 특히 undisciplined와 irreverent, 이 두 단어는 어떻게 번역하든
영어에서 그 단어들의 의미와 같은 의미를 전하게 할 수 없을 것 같다. 그곳의 discipline과 이곳의 discipline이
다르고 그곳의 reverence와 이곳의 reverence가 다르기 때문에. 사전적 의미로는 거의 같은 말들이 있다 해도
실제로 그것이 행해지는 방식, 그 방식에 의해 (그것들이, 그 말들이) 갖게 되는 의미가 다르기 때문에.
박근혜가 대통령이라는 것만으로도
아무 뉴스도 보거나 읽지 않고 아무튼 할 수 있는 한 모두를 차단해도
그래도 스트레스 받는 일. 아예 모르는 사람이 아닌 한, 어쨌든 무슨 이유에서든 내가 상관을 해야 하는 사람이면
그 사람의 사람됨(그 사람이 사는 방식, 그 사람이 하는 생각, 그 사람의 가치 체계...) 그것이 내 삶의 일부가 되는 일. 그 사람을 만나지 않아도, 그 사람이 내 삶의 일부가 되는 그 끔찍한 일.
불행히도 그런 사람이 있다면, 다시 한 번 접촉 최소화의 미션.. 이기도 하고
그와 함께, be the change you want to see in the world, 아무리 조롱당해도 여기에도 진실이 있긴 하니까 그러기도 해야 하겠다. 내가 만나는 사람에게 나도 그런 끔찍함을 주고 있지는 않은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