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덕후가 책을 위해 지은 집. 

저 서재도 서재지만 그 말고도 마음에 들어오는 면들이 많은 집이었다. 


광주. 무등산 초입 숲에 싸여 있다. 

(.... 그래 이거죠. 숲! 그런데 국립공원. 그런데 광역시.... 최고의 조합 같..) 


이 동네는 그가 좋아하는 식당이 있던 동네다. 그 식당 단골로 다니다가 매물로 나온 터를 보고 사서 집을 지었다. 

(아니 이것도 너무 좋은 거 아닙니까. 좋아하는 단골 식당이 지척. 식당을 다니다 터를 사게 되다니...) 


집의 모든 공간이 책을 읽기 좋은 공간으로 되어 있다. 

2층에는 긴 복도가 있고 복도의 한쪽 끝에 책상이 있는데 수도자의 독방을 연상시키는 분위기. 

창 밖엔 푸른 숲이 가득하다. 그런데 좀 멀리 있어서, 벌레 걱정은 안해도 될 거 같다. 



하튼 이것저것,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은 집이어서 

아아 나도 돈 부지런히 벌고 모아 광주로 가야겠다, 광주 무등산 입구로! 

............. 진심으로 진지하게 잠시 생각했다. 지금까지 유튜브에서 봤던 집들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집. 집은 숲에 싸여 있지만 시내가 바로 근처인 것도 굿굿. 음 이런 거 진짜 좋음. 



............... ;;;; 어쩌라고. ;;;; 아니 이 포스팅을 시작한 이유가, 무엇인가 주제가, 있었던 거 같은데 

아니 없었나. ;;;;; 늠 힘들었던 하루라서 그런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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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사는 진보의 역사인가, 아닌가. 

이게 질문이 된다는 게 지금 내게는 좀 이해가 안된다. 

명백히 진보한 거 아닙니까. 아니 이게 진보가 아니면 진보가 무엇? 진보는 무엇인가. 어디에 있는가. 

진보란 없는가. 그것은 미망인가. 


과학사의 휘그 해석(진보 사관)에 반대하는 입장 책들을 아직 읽은 게 없어서 

blissfully ignorant 하다보니 이해가 안되는 것일 수도 있겠어서 

그런 책들 구해서 보려는 중이긴 하다. 



그런데 바슐라르. 페이퍼 쓰는 동안 읽은 바슐라르의 과학사 관련 글들은 

그의 글들 중에서는 아주 쉬운 편이고 (과학사 관련 글들은 그냥 보통의 책을 읽듯이 읽을 수 있다. <응용 합리주의> 같은 책은 음.... 머리 싸맴. 머리 줘뜯으며 읽...) 어떤 대목은 천재적으로 재치(프랑스인이시니 "에스프리")있으시고 현웃 나오는 웃긴 대목도 적지 않고 그러했다. 




과학사가 진보의 역사가 아니라고? 

<과학 사유 쇠망사> 같은 제목을 너는 상상할 수 있니? 

Decline of ---- : 이건 과학사 책의 제목으로 결코 쓸 수 없는 제목이다. 

수학사에서 수학이 퇴보한 시기가 있었다고 생각하니? 

수학에서 진리의 획득을 하지 못함은 그냥 곧바로 오류다. 

누가 수학사에서 퇴보 혹은 정체의 시기에 집중하는 책을 쓴다면 그 책은 "나쁜 수학도의 역사"지 "진짜 수학자의 역사"가 아니다. 




대강 저런 말씀들, 대강 저런 풍으로 하신다. 

(*아주 정말 대강 저렇다는. "수학에서 진리의 획득을 하지 못함" 이런 건 그냥 제 말입니다. 

바슐라르는 쉽게 읽을 수 있는 글에서도 심오하고 어떤 공격이든 이겨낼 오묘한 표현으로 말씀하셔서....

잘 기억도 안 남. 책 펴서 찾아봐야 함) 



그런데 그러다 비장하게 말씀하시기도 하는데 


"우리는 오직 과학에서만, 우리가 파괴한 것을 

사랑한다." 과학사의 진보 성격에 대해 한 말씀 하신 후 끝으로 하시는 말씀. 

이런 문장이 내게는 "숨이 멎는" 문장. 생각하다보면 심지어 눈이 뜨겋ㅎㅎㅎㅎ 워. 질 수도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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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슐라르 읽으면서 사들인 그 많은 과학책들 중 

읽은 것이 (............. 먼산) 많지 않지만 

사는 일을 멈출 수 없다. 특히 연말엔. 연말은 인생의 유한함을 절감하면서 소란을 멀리하고 

결국 삶이란 정신의 삶, 인간의 운명이란 결국 그의 정신의 운명, 이라 생각하게 되는 시기가 아닌가. 

아닌가요. 아닙니까.  


하여튼 별별 책들을 다 사들였다. 

유클리드 기하학 책도 마침내 (알라딘 중고로 또 뙇 나와 있음. 내가 원하면 알라딘 중고가 말없이 구해 온다....) 들여 놓음. 


그동안 다 이해하지 못해도 과학 강의도 이것저것 듣고 반복해서 듣기도 했는데 

아인슈타인의 혁명이 주제였던 어떤 강의에서는, 본격적으로 아인슈타인 주제로 넘어가기 전에 

19세기말 물리학의 현황에 대해 말하다가 전자기학, electromagnetism, 이게 얼마나 경이로운 혁신이었나 

말하는 대목이 있었다.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전기와 자기가 전자기로 결합되기 전 

그 둘은 결코 결합을 상상할 수 없는, 아예 그 결합을 상상도 할 수 없는 둘이었다. 

electromagnetism으로 그 둘을 합친다는 건 그러니까 마치, "음향 대수 (sonic algebra)" 혹은 "고온 타자 (high-temperature typing)" 같은 거였다."



설거지 하면서 듣고 있다가 순간 터졌었다. 교수는 "응 우리는 이런 농담하고 살아. 안 웃기면 미안. 근데 솔직히 웃기지 않냐...." 투로 조금 웃으며 약간 수줍게 말했다. 그렇군요. 그 문화에서는 저런 농담을 하나 보군요. 그런데 몇 달 전 패러데이와 맥스웰, 그들의 전자기학, 주제 책을 읽으면서 몇몇 대목에서 마음이 움직이던 일이 없었다면, 저게 농담인가? 웃긴가, 했을 거 같다. 무엇이든 읽어두면, 이렇게라도 쓰이게 된다. 


아 거의 다 썼다고 생각했던 페이퍼는 

본격 마무리 하려고 보니 (.................. 웁니다) 할 일이 너무 많이 남아 있다. 

그래도 "물리학을 흔든 30년" 이 책도 궁금하고 (미리보기 한 부분, 놀랍도록 잘쓰고 있었다) 

Drawing Physics 이 책도 궁금한데, 둘 다 며칠 안 도착 예정이니 마음 편히 이들을 펴볼 수 있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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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수학자에게 보내는 편지. 

알라딘 중고에서 보고 구입한 책. 

모르던 책이라 구입하기 전 아마존 검색도 했다. 

"이 책 보면 수학자가 되고 싶어짐" : 리뷰 제목 중 이거 보고, 오 그럼 사야해. 


연말 (11,12월) 동안 은거 생활의 장기 지속을 위한 돈벌이에 열중할 계획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논문을 쓰게 되었다. 한 달 동안 멈춤이 없었는데, 오늘 거의 끝에 도달. 1페이지 정도만 

더 쓰면 끝이다. 이 지점에 도달하고 나니 


감개무량. 까지는 아닌데 

그보다 아주 약하면서 그와 비슷한. 

그런데 감개무량이 정확히 무슨 뜻? 

내게는 "현재의 처지가 매우 흡족하여 지난 시간을, 지난 시간의 고난 혹은 불행을 믿을 수 없거나 오직 작게만 보게 됨" 같은 뜻이었. 정확히 무슨 뜻이며 한자로는 어떻게 쓰나 봐야겠. 


논문은 바슐라르의 합리주의가 주제였. ㅎㅎㅎㅎㅎㅎ 합리주의. 보리적 합수. 이런 말 떠올리면서 합리주의. 

바슐라르 과학철학 책들을 한데 모아 놓고 보았는데, 감탄도 참 많이 했고 읽는 것도 쓰는 것도 재미있기도 했다. 좀 과장 하면 그의 책에서 어떤 문장들은 아니 정말 "숨이 멎는" 느낌 주기도 한다. 처음엔 그렇게 재미있다가 시간 좀 지나면 머리가 터질 거 같아지고 배 고파서 쓰러질 거 같아지고 그렇지만, 아 그 밥먹어도 두 시간 지나면 배고파 쓰러질 거 같아서 단팥빵을 박스로 사두고 먹어야 했던 그 단계도 넘긴 것이다...... 이제 조금 먹어도 살 수 있게 된다. 






바슐라르 과학 책들은 과학, 수학 취향을 확실하게 자극, 계발해 준다. 

그의 책들 읽기 시작하면 과학, 수학 몰라도 사랑하게 된다. 

오 인류는 위대했구나, 수학을 했다니. 


수학을 해야 해. 

멀리 못 가겠지만 해야 해. 

얕은 물에서 잠깐 깔짝대다 나올 게 뻔하다해도 그게 어디야. 해야 해. 

하던 중 위의 책에서 Norman Levitt이라는 수학자가 쓴 글을 읽었는데, 이게 또 감동인 글입니다. 

위의 책 The Flight from Science and Reason ("과학과 이성으로부터의 도피"), 이 책은 90년대 미국 학계를 휩쓸었던 "과학 전쟁" (반-이성적, 반-과학적 경향 포스트모던 문화연구 vs. 과학의 전통적 권위를 옹호하는 과학자들) 와중 나왔던 책. Norman Levitt의 글은 "수학 문맹"이 제도화된 문화는 어떤 길을 갈 것인가, 그 반대로 수학이 일반 교양의 일부라면 그 문화에서는 무엇이 가능하겠는가, 이런 얘기를 하고 있는데 


재미있게 잘 쓴다. pdf가 바로 구해지니 궁금하시면 확인 요망. 

"Mathematics as the stepchild of contemporary culture." 제목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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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21-12-12 05: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읽고서 수학 하고 싶어질까봐 못 읽겠는걸요? ㅋㅋ
flight를 도피라고 해석하는군요.
몰리님, 오랜만이라서 반가운 마음에 끄적끄적...

몰리 2021-12-12 07:32   좋아요 0 | URL
책 이미지 구하려고 제목 입력했더니
the science of flight, 이걸로 다수가 찾아졌는데

˝아아 그래 도피의 과학, 그것이 필요하다....˝면서 봤어요. ㅋㅋㅋㅋㅋ
노먼 레빗의 글은 (어떤 대목은, 과연 이것이 자연과학자들의 비판 받아야할 오만이지 싶은 대목이 있긴 해요) 수학을 공부한 사람들 특유의 사안에 접근할 때 ˝결정˝(문제의, 기준의 등등...)에서 섬세하달까, 같은 면도 있고 인문학적 레퍼런스도 엄청나고... ㅎㅎㅎㅎ 그래서 감탄했어요. 수학을 공부한다고 다 저렇게 되진 않지만 수학을 공부하지 않고서는 얻기 힘들 그 무엇.
 




이 책에 프랑스 혁명기 정치 연설의 수사학에 대한 글이 있다. 

일어서서 연설했고, 프랑스를 넘어 세계를 향해, 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를 향해 말했다던 그들. 

그래서 조롱도 많이 받는 그들. 그들의 연설.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그들이 남긴 말은 프랑스 정신의 영예로운 페이지를 구성한다" 식으로 이들 연설에 열광하는 사학자가 없었던 게 아니라는 지적을 하고 그러나 그 시절은 지난지 이미 오래인데 그게 왜냐, 왜 더는 이 연설들에 아무도 감탄하고 싶어하지 않게 되었는가, 그것은 역사학계에 일어난 어떤 변화의 반영인가, 방향 논의를 잠시 한 다음 그러나 이 저평가를 이제 재평가 해야 할 때라면서 접근하는 글. "문제는 끝나지 않았다, 우리는 다시 시작해야 한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새로운 이해를 제시하는 거 같지는 않다. 그러기엔 글이 너무 짧기도 하다. 그리고 피터 게이 자신 입장이 확고하지 않다는 점도. 입장이 확고하지 않다보니 나오는 말장난 같은 주장도 있다. "혁명가들이 연설할 때 그들은 유토피아주의자일 수도 있었고 사기꾼일 수도 있었고 정치인일 수도 있었다. 유토피아주의자라면 불가능을 가능한 것으로 접근한다. 사기꾼이라면 불가능이 가능하다는 망상을 제조한다. 정치인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전환한다." 이런 대목이 그렇다. 



그 동안 혁명기 정치 연설도 많이 읽었는데 

전부가 그런 건 물론 아니지만 어떤 연설은 지금 읽어도 가슴이 뜨거워지게 한달까. 음 암튼. 

............ 아 이랬었구나, 그랬구나요. "그 시절 동안 God was visible" 미슐레의 이 문장, 이런 문장이 하나도 ridiculous하지 않은 사정은 당신의 이 연설에도 있습니다.... 


불어 공부하고 불어 책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한 건 아주 잘한 일이다. 돈 없어도 상관없음. 불어 공부를 해야함. ;;; 

삼부회가 소집되었을 때 귀족들 섹션. 귀족들은 다수가 고도 비만자였다면서, "그래서 그들은 앉아 있다기보다는 널려(펼쳐져) 있었다" 같은 문장을 역사책에서 보게 되는 건 프랑스인이 저자일 때 가능성이 높은 일일 거 같다. 막 재밌던 건 아니지만 표현의 자유 실천의 현장으로 보고 고평가 해주고 싶던 대목이었다. 


폴 발레리가 출전이라고 하는데 "인간의 정신은, 그가 무엇을 원할 수 있나로 판단할 수 있다." 

이 말도 그렇다. 이 말도 혁명기 유토피아주의자들과 함께 더 잘 이해될 수 있을 것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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