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공화국의 몰락. 

요런 책을 아주 저렴한 (배송 포함 5불?) 아마존 중고로 주문했다. 천 페이지 넘는 책이다.

프랑스 제3공화국에 관한 책들 중 고전으로 꼽히는 거 같다. 프랑스 제3공화국은 무엇이었? 관심이 생긴 건 <프랑스 혁명: 비평적 사전>의 필자들이 거의 너나없이 보여주는 제3공화국에 대한 경멸적 시선. 그런 게 아니라면 어쨌든 어떤 부끄러움. 어떤 고개 돌리고 싶어짐. 


왜죠? 

제3공화국의 당대 옹호자들에 대해 "후대의 우리가 그간의 역사 덕분에 당신들보다 더 잘 알기 때문만은 아니야...." 투로 비판적이기도 하다. 이들 얘기 문맥을 보고 위키피디아 찾아보고 하니 제3공화국은 그러니까 "1789의 복귀, 탈환" 같은 것이었나 보았다. 프랑스가 확고히 공화정을 수립함. 이런 건 사실 아마 초등생도 ㅎㅎㅎㅎㅎ 역덕이라면 쭉 잘 알고 있을 사실일 거 같은데 나는 혁명에는 관심이 있었어도 프랑스 역사 전체 알못이던 처지라 모두가 새로움. 1789의 유산, 유산의 해석을 놓고 제3공화국의 진보 진영내에서 여러 분열이 있기도 했나 보았다. 공화주의자와 사회주의자의. 혹은 공화주의 안에서도 1789냐, 1793이냐의. 등등의. 그러나 어쨌든 제3공화국이 수립될 때 프랑스의 진보세력은 흥분하고 열광하며 지지했었나 보았던 것인. 


<프랑스 혁명: 비평적 사전>. 모두를 역사화, 맥락화하는 책인데도, 아니 그러는데도 그게 "역사는 이념 투쟁의 역사"라 말하는 거 같아지는 때가 아주 많다. 계급 투쟁은 이념 투쟁 "by other means".


그런데 과연 그렇기도 하지 않나.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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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책상. 가운데를 확 늘려서 본격 ㄷ자 형 책상. 아니면 ㄴ자 형이라도. 11자 형도 좋겠다. 

지금 집에 책상을 ㄴ자 형으로 두고 있긴 한데 좁다. 짧다. 작다. 



 


옛날 집, 집이라고 하기 곤란한 집이었지만 

이사하기 2년 전쯤부터 근처에 새집들이 생기기 전까지 

정말 절간처럼 조용했었다. 그 집은 하튼 각세대 내부구조도 이상했지만 건물의 위치를 포함하여 건물 자체 굉장히 특이한 집이었는데 도로와 면해 있지 않음, 이것이 그 특이함의 일부. 


그 조용함. 00년 즈음 dvd 광고 "사운드가 하도 clear 하여 핀이 떨어지는 소리도 들림" 생각나게 하는 조용함이었다. 사지를 움직이면 휙휙 바람 소리가 환청으로 들리는 거 같은? 다른 건 몰라도 이건 너무 좋다! 처음부터 그랬고 나중 집 내놓고 나서 집보러 왔던 모두에게 그렇다고 강조해 말했었다. 이 집은 절간처럼 조용합니다. 조오--------용 합니다. 그게 너무 좋습니다. 그런데 조용함에 그렇게 끌리지 않는 사람들이 적어도 반이었다. 그러나 "오오 그래요? 정말 그렇다면 오직 그것 때문에라도 여기 와야할 거 같아집니다" 같은 반응을 눈빛으로 하시던 분들이 있긴 있었다. 


지금 집은 

도로와 면해 있어서 차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그래도 본격 차도 아니고 골목길 정도라서 저녁 6시만 되어도 

차소리가 훨씬 덜 들리기 시작하긴 하는데 아 이 소리, 절간처럼 조용한 것에 익숙해 있다가 아직 완전히 적응이 안되고 있다. 절간처럼 조용한 곳으로 가고 싶어진다. 


유튜브 자취남 채널에서 최근 출연한 한 30대 싱글 출연자는 아파트 자가였는데 (30평대였던 거 같다) 

방1을 보여줄 때, 한쪽 벽을 가리키더니 저 벽이 실은 가벽이라 허물면 옆 방과 합쳐 큰 방으로 만들어 쓸 수 있다... 고 하는 것이었다. 오! 아아! 그래요? 원래 그런 건가요? 오오 신세계군요. (.....) 그리하여 벽을 허물어 큰 방을 만드는 상상이 진행되었다. 이미 방1이 충분히 큰 방이었다. 그와 닿아 있는 방2도 충분히 큰 방이었으니 그 둘을 합치면 아주, 아주 아주 큰 방이 나오는 것. 그렇게 아주 아주 아주 큰 방에 ㄷ자 형으로 책상을 놓고 홈 오피스를 만든다면 좋을 것이다. 


토요일. 매일이 토요일 같지만 그러니 진짜 토요일은 더 토요일. 

절간처럼 조용한 작업실을 상상하는 토요일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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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전문 채널 중에서 이 채널 좋다. 

영어가 국적 불명인 것처럼 들리는 것도 좋다. 영어 억양에 예민하고 예민하게 포착하는 사람이면 이건 어디어디서 형성된 억양이다... 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내게는 국적, 어느 지역과 연결되는 억양이 사라진 영어로 들린다. 그런 영어로 정확하고 좋은 문장들을 말한다는 게 주는 즐거움 있다. 


9 to 5, 아니면 8 to 4. 매일 이렇게 일하면 

어떤 문이 열리지 않겠는가... 같은 기대가 있다. 

올해 남은 네 달은 이걸 시도해보는 시간. 내가 하고 싶은 얘기가 이렇게 많았구나 알게 되던 상반기 다음 

그 얘기를 하면서 살 수 있는 길은 어떻게 가능한가 찾아보는 시간으로 하반기. 


누구든 자기 삶으로 모두를 위한 얘기를 할 수 있는데 ㅎㅎㅎㅎㅎ 이런 생각 매일 함. 

그 얘기를 하게 (할 수 있게) 하느냐 아니냐. 이것에 그 사회의 교육이 실패하냐 성공하냐의 기준이 있다고 해도 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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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중고 검색 하다가 보게 된 작가인데 

.... 음 나보다 젊으시겠. 이 생각이 먼저. 흰 머리가 있어 보이긴 하는데 이제 막 시작하는 흰머리? 

시작하지 얼마 안된 흰머리. Kiese Laymon. 2018년 Heavy라는 회고록으로 데뷔했는데 이 회고록은 딥 사우스 미시시피에서 흑인으로 (그리고 아마도 성소수자로, 책 소개 문단은 모호하게 말하고 있다) 성장한다는 게 무엇인가에 대해 숨이 멎을 정도로 내성적인 (introspective) 서사를 제시한다고.  



 


그의 책에 지금 관심 가지는 않는다. 

그런데 그의 방. 자기 영웅들의 초상으로 채운 이 방의 풍경. 

오른쪽 아래엔 프레드릭 더글라스. 그의 등 뒤엔 제임스 볼드윈. 

왼쪽 아래엔 누군지 모르겠지만 (알고 싶은) 아마도 흑인 여성 작가. 


나도 이런 방 만들고 싶어진다. 


이제 지하철을 타지 않아도 된다. 이것도 뜻밖에도 행복의 감각, 행복의 습격이었다. 아니 코로나 때문에 1년이 넘게 지하철을 꼬박꼬박 타는 일은 없는 시간을 보냈음에도, 그러나 정기적으로 아침에 (주로 새벽에) 나가서 마을버스 타고 (지하철까지 적어도 15분) 지하철 타고 (도착지까지 적어도 50분) 이랬던 삶이 끝난 걸로 느끼던 건 아니었던 것이었. 수업을 안한다는 것도, 이것도 뜻밖에도 마찬가지. 가르치는 일이 좋은 일이 되는 환경은 실은 만들고 실천하기가 극히 어려운 환경이라는 생각도 든다. 가르치는 일이 보람있다든가 재미있다든가 느꼈던 건 방어기제 같은 것, 디나이얼 ㅎㅎㅎㅎㅎ 망상, 자기기만, 허위의식, 그런 것. 그게 그럴 수밖에 없는 곳에 내가 있었다는 것. 저렇게 되지 않도록 하는 곳이 어딘가 아마 있을 것이다. 있어야 한다. 


지지난 학기던가 한 유학생이 성적을 놓고 생난리를 쳤다. 

보통은 속으로 생각이야 어떻든 학생들이 겉으로는 그러지 않는데 이 학생은 대놓고 "나는 고객, 너는 판매자. 너는 내 불만을 해결해...." 였다. 이 학생은 학기 내내 과제 제출이 아예 없었던 것이었고, 그렇다는 점을 그에게 말하고 나서 그러므로 네가 과제 제출을 이제라도 다 하면 그거 보고 성적을 주겠다고 했는데 (..............) 그걸 보고 나서도 아아 무슨 저주의 이메일을 연달아 보냄. 과제를 보내면서 저주함. 그래서 나는 어떻게 했느냐. 그냥 A+ 주어 버림. 이거 받고 입다물어라. 


저런 얘기 이런 공개된 공간에 해서는 안될 것이다. A+은 코로나 시국이라 가능한 점수였다. 학교마다 다르겠지만, 어쨌든 절대평가였던 덕분에. 하튼. 아 이거, 이런 거 이제 정말 그만하고 싶어진다....... 했었던 때다. 저 때  말고도 많았지만 저 때가 좀 특별하다. 


일하기 좋은 환경을 집에 만들고 집에서 일하면서 적어도 먹고 살 수는 있을 거 같은데? 

.... 이런 게 희망이 되게 하던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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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12권은 바타이유 전집이라고 한다. 



콩도르세 저술들은 뭐가 있나 보다가 

그의 저술은 ("Oeuvres") 그가 죽고 나서 그의 아내 소피가 편집해 낸 판본이 있고 

19세기에 나온 다른 판본이 있는데 둘 다 어마무시한 양이라는 거 알게 됐었다. 권수가 서로 다르다. 각각 몇 권인지 말하는 책이 집 어디 있는데 지금 찾을 수가 없다. (위키피디아에도 나오지 않는다). 최소 15권. archive.org에서 "condorcet oeuvres"로 검색한 결과를 보면 어느 판본인지는 확인 필요하지만 어쨌든 20권까지는 바로 찾아볼 수 있다. 


(*archive.org는 

어렴풋이만 알고 있다가 요즘 자주 가게 되었는데 

여기도 뭐랄까 감사하고 경이감 드는 사이트다. 혹시 어렴풋이만 알고 계셨다면 다시 이용 시작하셔도 좋을. 

저작권이 있는 책이면 "books to borrow"여서 이용이 번거롭지만 퍼블릭 도메인 책들은 접속도 필요없고 바로 받아볼 수 있다. 현실 도서관 소장본을 수작업으로 스캔한 책들이라서 오묘한 매력이 있기도 하다. 그리고 사이트가 어떤 역사를 거쳐왔나 몰라도 소장 텍스트가 어마어마하게 방대하다. 강박증의 역사를 거쳐왔을 거 같은. 하튼 18-19세기 고전이라면 거의 어김없이 여기 현실책 스캔 pdf 파일로 있다고 생각해도 될 거 같다. 다른 언어는 모르겠지만 영어, 불어로는 저 시대 관련 연구자나 덕후들에게 보면 눈돌아가는 진짜 아카이브 같을 거 같은 곳). 


콩도르세는 오래 살지도 않았고 (51년) 

바쁘고 힘들게 살았던 사람. ㅎㅎㅎㅎㅎ 아니 어떻게 저렇게 많이 쓸 수가 있었지. 아니 그리고 아직 몇 페이지 안보았지만 문장이 그냥 막 급하게 대강 날린 문장이 아닌데. 자코뱅의 박해를 피해 은신하는 동안, 죽음이 가까이 왔고 시간이 없음을 자각하면서 쓴 책도 있다. 참고할 책이나 기타 필요하고 도움될 아무 것도 없이, 아무 것도 없는데, 씀. 언제 잡힐지 모른다는 압박 하에서. 


우리가 "전집"이라고 부르는 것은 그러니까 그게 "oeuvres completes"에 가장 가까운 거 아니냔 생각 든다. 빅토리아 시대 소설들은 엄청나게 길어서 몇 권씩 되는 일도 흔하다, 영국에서만이 아니라 19세기엔 흔히 그랬다... 이런 얘기들 하지만 영국이든 독일이든 러시아든 이 정도로들 많은 저자들이 예외없이 다들 이 정도로 엄청난 양을 쓰지는 않은 거 같은데? 콩도르세만이 아니라 18-19세기의 유명 저자들을 찾아보면 (물론 잘 찾으면 예외가 있긴 하겠지만) 다들 엄청난 양을 썼다. 


계몽은 어쨌든 프랑스가 본산이다. 그래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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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03 05:2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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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03 07:4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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