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선 막스 폰 시도우가 찰리 로즈 출연해서 Bergman을 회고하는데 

Bergman이 얼마나, 믿을 수 없을 만큼, 일을 열심히 하던 사람이었나 말하던 대목이 와 닿음. 

"영화 바깥에서 그 모든 일을 하면서 동시에 그는 끊임없이 영화를 만들었다. 1년에 한 편은 만들었다. 겨울엔 시나리오를 쓰고 여름 동안 영화를 끝낸다. 그리고 나머지 계절들에 다른 그 일들을 하는 것이다."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전기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삶과 죽음> (Grand Hotel Abyss, 이 책이 저런 제목으로 번역되었다), 이 책에 "노동" 문제에 대해 맑스의 관점과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관점이 어떻게 달랐나에 대해 좀 긴 논의가 있다. 맑스는, 인간은 생산하는 존재로서 노동을 통해 자신을 실현한다 쪽. 프랑크푸르트 학파는, 그게 그럴 수 있다면 좋겠지만 아니지 말입니... 쪽. 


그런데 동서고금 

자기를 실현한다. 이걸 한 사람 중에 일하지 않은 사람은 없지 않나. 그러므로 맑스 1승 아닙? 

....................... 인간에게 노동, 일은 무엇인가. 복잡 심오하고 언제나 다시 생각해야 할 주제에 속하겠지만, Ingmar Bergman을 중요한 모델로 두면 좋겠다. 인간의 자기 사용법의 모델. 그런 감독은 그 뿐이겠고 그를 따라 살아 본다 해서 그처럼 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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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Ingmar Bergman 검색을 열심히 했더니 

오늘 유튜브에서 추천한 영상. 미국 영화 관점으로 선정한 리스트라서 (1위 그리피스, 2위 존 포드, 3위 오손 웰즈... 이런 식), Bergman이 순위에 들지는 않는다. 4-50년대 영화의 극적인 성장을 이끈 막대한 영감의 원천, "외국" 감독들 중 한 사람으로 구로사와를 7위에 선정하는데, 구로사와와 기타 그 시절의 거장 외국 감독들과 같이 "묶어서" 한 번 말함. 


오손 웰즈가 존 포드의 영향을 깊이 받았고 가장 존경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한 인터뷰에서 웰즈는 "나의 옛 거장들(old masters)? 존 포드, 존 포드, 존 포드다"고 말했다. 

<시민 케인>을 찍을 때 그는 매일 저녁 <역마차>를 공부했다. 



자기가 지금 하는 일을 위해 

자기에게 가장 중요한 모델을 치밀하게 (다시) 공부함. 

.......... 이거 갑자기 완전 와닿음. 그렇다. 삶은 그렇게 사는 것이다. 너는 매일 저녁 ---를 공부해야 한다. ㅎㅎㅎㅎㅎㅎㅎ 같은 심정이 되었다. 



저 채널은 미국 영화학교 출신들이 하는 채널인데 대본을 정말 잘 쓴다. 

Top 10 Most Influential Directors of All Time. 이런 제목으로 실은 미국 영화와 미국 감독들을 얘기하는 내용을 만들면서 그게 아주 설득력 있게 들리게 한다. 자문화중심주의 ㅎㅎㅎ 이런 거 전혀 아니게 들리게 한다. 감각이 있고 흐름이 유연하고 뚜렷하고 그렇다. 자기들이 뭘 하는지 잘 알고 있다. 지성의 삶을 위한 "표준" 이게 작동 중인 것. 미국은 19-20세기 동안 저걸 (지성의 삶, 정신의 삶을 형성함) 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성공한 ㅎㅎㅎㅎㅎㅎㅎ 나라 아님? 하게 됨. 아니 정말 그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닐 거라서. 우리를 보면 알 수 있지 않습니까. 


........... (역시 혼자 웃....;;;; 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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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가을 소나타>. 


보통 8-9시 사이에 자는데 (그래야 새벽에 일어나므로) 

어쩌다 Bergman 영화 생각하다보니 이것 저것 찾아보면서 안 자고 있는 중. 


사실 얼마 전 그런 생각을 하기도 했다. 이것도 써야해. Bergman 보던 시절. 나의 30대. 

안 쓰고 뭐하는 거냐. 그걸 안 쓰면 뭘 쓰려고. 


저 아래 아래 어딘가 포스팅했던, 강의 중독 초기에 알았던 교수. Michael Sugrue.  

이 분 헤겔 주제 강의 시작할 때 이런 말을 한다. "대학원에서 처음 헤겔을 읽을 때, 나는 그가 쓰는 단어들은 각각으로는 다 이해했어. 영어만 그런 게 아니고 독일어로도 그랬어. 단어 각각은 모두 이해가 되었어. 그러나 문장이 이해되지 않았어. 이게 뭐야. 나는 교수에게 가서 물었어. 단어는 이해되는데 문장이 이해되지 않습니다. 내 잘못인가요, 헤겔 잘못인가요?" 


.... 아니 그러니까 이것. 당신은 이것을 회고록으로 써야 했습니다. 

내 잘못입니까, 헤겔 잘못입니까. 이 얘기를 회고록으로 쓰지 않고 노인이 되어야 했나요 당신은. : 이런 심정 됐었다. 



뭘 그게 책이 된다고. 그게 무슨 기록할 가치가.... 

라 보일 무엇에든 책이 되고 기록할 가치가 있을 것이라는 게 놀랍지 않나요. ㅎㅎㅎㅎㅎㅎㅎ 

아닙니까. (.................) 그러니 우리는 무엇이든 기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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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Passion of Anna. 


Bergman 영화 본 지 아주 오래됐는데, 그 영화들 보던 시절 생각하니 

보고 싶어지기도 하고 영화 마라톤 시청하던 그 시절 다시 살아보고 싶어지기도 한다. 

공부하는 방이 있는데 그 방은 영화보는 방과 연결되고, 그래서 영화보는 방에 Bergman 영화를 틀어두고 공부하는 방으로 와서 빛과 소리로 그 영화를 감지하면서 공부하면 공부 잘 될. 조금만 움직이면 화면이 보이므로 공부하다가 영화보다가. (.....) 얼른 그렇게 살고 싶어진다. 


그의 영화엔 "속박"을 알게 하는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아도르노가 무지무지 자주 쓰는 말. spell. "속박". "주문". 등등.  

"속박"과 연결되는 유형의 불행을 알았던 사람들에게 특히 그래서 강하게 호소력 갖지 않나 한다. 

타르코프스키는 그 유형 불행을 알았던 거 같지는 않고 그래서 타르코프스키가 Bergman을 칭송할 땐 거의 오직 시네아스트로서?  


내가 뭐에 씌었었지. (.........) 이걸 체험한 다음 그의 영화를 보면 

안 볼 수가 없는데 너무 고통스러워 볼 수도 없으니 취한 다음 보기 시작해 계속 취해 있으면서 보아야 하는........... 


그랬었. 



아도르노를 처음 읽던 시절엔 조금만 (세 문단?) 읽어도 허기로 쓰러질 거 같았으나 

지금은 아니게 되었다. 지금도 완전 집중하지 않으면 읽을 수 없긴 하지만 전처럼 쉼없이 혹사되는 느낌은 아니다. 

Bergman 영화도, 이제는 속박과 고통을 내려다 보고 올려다 보면서, 그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으면서, 물만 마시면서 볼 수 있을 것인데 


그러나 지금 집엔 TV도 없. pc와 아이패드 미니. 이걸로 봐야 하다니, 정 봐야겠다면. 

그렇다. 삶을 바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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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gman은 영화계의 아도르노. 재난 전문 감독. 

계몽된 세계에서 승리를 구가하는 바로 그 재난. 

둘 사이 완벽한 대칭이 되는 면들을 찾아 연결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가 하면, 위의 저 말은 "영화관 방문은, 내가 아무리 경계해도, 어김없이 나를 멍청해지게 한다" 아도르노의 이 유명한 (엄청나게 비판 받은) 말의 정면 반박처럼 들린다. 








아도르노 깊이 참조하면서 "예술의 자율성" 주제로 이 영화에 대해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아주 재미있고 (우리를 웃게 하고 우리를 울게 하고 우리의 삶을 바꾸고....) 환상적인 글을 누군가는 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려면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가. 어떻게 살아야 그런 글을 쓸 수 있는가. 생각해 봐야겠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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