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해리슨이 하는 Entitled Opinions. 

2005년에 시작했고 쉬는 기간이 길었던 때도 많았지만 종방(?) 하지 않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2005년. (.............) 무엇이 생각나십니까? 


진짜 오래전처럼 느껴진다. "과거는 외국이다" 이 말에 속하는 과거. 


생명줄, 정신줄 같은 방송이었는데 한동안 거의 듣지 않다가 

요즘 다시 듣기 시작했다. 2005년 가을에 리처드 로티가 출연한 에피가 있는데, Entitled Opinions 홈페이지에 가보면 이 에피를 2017년에 짧은 인트로 새로 붙이고 다시 업로드했다. "이건 우리의 첫 시즌, 05년에 스탠포드 방송국에서 생방송했던 에피다. 당시 나도 몰랐고 로티도 몰랐지만 이 인터뷰 후 1년 반 뒤 그는 세상을 떠난다. 이 인터뷰가 그의 생전 마지막 인터뷰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마지막 인터뷰들 중 하나인 건 맞다" 이런 말 한다. (도어스 저 노래를 outtro로 쓴다). 



2021년에 올라온 것들 중 좋은 것들이 여럿 있다. 

Robert Harrison contre Proust, 이 제목 독백도 있는데 "나는 이제 선언한다. 더 이상 프루스트에 연연하지 않겠다. 나는 이제 그에게 돌아가 그를 더 잘 알겠다는 시도를 더는 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내용 독백. 


아마 그것도 첫 시즌이었을 것인데, 프루스트 주제였던 에피가 있다. 

"나는 도저히 그를 읽을 수가 없다. 그는 내 본성에 반한다. 이제 그를 읽는 노력을 일시 중단하고, 그를 읽는 건 내 노년을 위해 남겨두고 싶다." 이런 말 했었다. 


그때 그는 "노년"이 아니었고, 노년이 아니면서 저렇게 말했다가 

15-6년 뒤 노년에 진입하고 어느 정도 된 지금, 프루스트 이젠 안녕 잘 가.......... 로 프루스트와 인연 종결.   



그의 인터뷰 스타일이나 아니면 그가 원고 작성하고 혼자 진행하는 '모놀로그'에서 

그의 문장, 사유 스타일이 갑탄 자극하는 순간들 있다. 이렇게 이 사람은 자기라는 인간을 만들었구나. 확 실감이 드는. 최근 에피에서 그게 더 느껴진다. 그는 죽음........ 을 가까이 느끼는 사람이 되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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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도르노는 칸트를 가혹하게 비판하기도 하고 최상급 칭송을 하기도 한다.  

어느 강의에서는 그의 시대 난점들을 온전히 파악하고 반응했다는 게 칸트의 "천재성"이라면서, 달리 말하면 칸트는 그가 아는 것 이상을 알았다고 한다. 천재성이란, 자기가 아는 것 이상을 아는 것. 


그렇게 칸트가 자기가 아는 것 이상을 알 수 있었던 이유는 

그에게 "강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그의 경험이 하도 강했던 나머지, 그는 실제 그의 인식 너머로 갈 수 있었다. 



아도르노의 말들이 저렇게 압축적, 우회적이어서 뭐라 즉각 대꾸하기가 어렵긴 한데 

나는 저 말들이 아주 맞는 말인 거 같다. 천재성이란 자기가 아는 것 이상을 아는 것. 그리고 그것은 "강한 경험"에서 온다. 소설이나 아니면 철학이나, 어디서나 있지 않나. 자기가 아는 것 안에 머무는 저자들과 그렇지 않은 저자들. 돌파력이 약하거나 아니면 강하거나. 



만일 아도르노가 말하는 방식 "천재성"이 한국에서는 나오기 힘들다면 (그러니까,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서 말입니다... 다른 나라보다 한국에서 덜 나오는 거 같다면.... ) 중요한 한 이유는 "강한 경험"이라는 것이 사회적으로 차단, 제거, 억압되기 때문이라 생각하게 된다. 강한 경험이라는 건, 어쨌든 그 시작은 약자의 경험, 미세한 경험, 비주류의 경험일 거라서. 강한 경험이 될 수 있을 경험들이 제대로 뿌리를 내리지 못함. 허약하게 존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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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2-02-15 20: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반가우세요. 몰리님 페이퍼를 오랜만에 읽는데, 제가 제대로 이해했다면, 항상 교육에 대한 문제의식과 몰리님의 철학을 느끼게 됩니다^^

2022-02-15 20:4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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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16 08:1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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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16 08:2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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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16 12:0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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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16 16:0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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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16 17:1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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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16 17: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2-16 17: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2-16 17: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월1회 가능한 중고샵 2천원 쿠폰을 매달 쓰고 있는데

오늘 그 쿠폰 사용한 구매 내역이다. 



알라딘 상품으로 등록했는데 잘 보이지 않는다. 역시 표지 이미지 선명하게 볼 수 있는, 구글 이미지가 더 나을. Children's Illustrated Bible, 그리고 번연의 The Pilgrim's Progress, 그리고 비밀의 화원, 노튼판. 그리고 햄릿, 모던 라이브러리판. 



유튜브 Michael Sugrue 교수의 

"The Bible and Western Culture" 강의.  

어느 강의에서 이런 말을 한다. 


"내가 어린 시절 성경 공부하러 다닌 학교는 퀴즈를 많이 했다. 

성경 전체에서 가장 짧은 문장은? 이것도 그 시절의 퀴즈다. 여러분 중에도 같은 기억이 있는 사람들이 있겠다. 성경에서 가장 짧은 문장은 "Jesus wept."다. 이건 아주 오묘한 두 단어다. What kind of God cries? (.....)" 



이어서, "우는 신"의 의미에 대해 한참 말하는데 

.............. 예전에 이런 얘기 들었다면 한 귀로 듣고 바로 다른 귀로 흘렸을 것인 내용이 

순간 심오하게 와 닿음. What kind of God cries? 니체의 기독교 공격이 거의 전부 옳지만, 그런가하면 What kind of God cries? 이 질문에 각자 어떻게 답을 하든, 이 질문을 하게 한다는 그것에 기독교가 세계를 정복한 비결 있는 거 아닌가. 



해서 어린이용 그림 성경 냉큼 구입. 천로역정도 냉큼 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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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2-02-14 19: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몰랐어요!!! ˝Jesus wept.˝ 가족들에게 퀴즈 내봐야겠어요.ㅋㅋㅋ
근데 중고샵에 외국어 책도 있나봐요?? 몰랐어요,,^^;;
몰리님 서재에서 많이 배우고 갑니다.^^

몰리 2022-02-14 19:38   좋아요 1 | URL
정말 저 두 단어에 신약은 다 요약되는 거 아닌가? 싶어지기도 했어요.
중고샵에 외서가 따로 분류되어 있는데 여기 득템의 개미지옥. 미국에서는 쓸모없겠지만 구경만도 재미있어요. 이런 책이 나왔네, 나왔다니!
 




여기선 막스 폰 시도우가 찰리 로즈 출연해서 Bergman을 회고하는데 

Bergman이 얼마나, 믿을 수 없을 만큼, 일을 열심히 하던 사람이었나 말하던 대목이 와 닿음. 

"영화 바깥에서 그 모든 일을 하면서 동시에 그는 끊임없이 영화를 만들었다. 1년에 한 편은 만들었다. 겨울엔 시나리오를 쓰고 여름 동안 영화를 끝낸다. 그리고 나머지 계절들에 다른 그 일들을 하는 것이다."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전기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삶과 죽음> (Grand Hotel Abyss, 이 책이 저런 제목으로 번역되었다), 이 책에 "노동" 문제에 대해 맑스의 관점과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관점이 어떻게 달랐나에 대해 좀 긴 논의가 있다. 맑스는, 인간은 생산하는 존재로서 노동을 통해 자신을 실현한다 쪽. 프랑크푸르트 학파는, 그게 그럴 수 있다면 좋겠지만 아니지 말입니... 쪽. 


그런데 동서고금 

자기를 실현한다. 이걸 한 사람 중에 일하지 않은 사람은 없지 않나. 그러므로 맑스 1승 아닙? 

....................... 인간에게 노동, 일은 무엇인가. 복잡 심오하고 언제나 다시 생각해야 할 주제에 속하겠지만, Ingmar Bergman을 중요한 모델로 두면 좋겠다. 인간의 자기 사용법의 모델. 그런 감독은 그 뿐이겠고 그를 따라 살아 본다 해서 그처럼 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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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Ingmar Bergman 검색을 열심히 했더니 

오늘 유튜브에서 추천한 영상. 미국 영화 관점으로 선정한 리스트라서 (1위 그리피스, 2위 존 포드, 3위 오손 웰즈... 이런 식), Bergman이 순위에 들지는 않는다. 4-50년대 영화의 극적인 성장을 이끈 막대한 영감의 원천, "외국" 감독들 중 한 사람으로 구로사와를 7위에 선정하는데, 구로사와와 기타 그 시절의 거장 외국 감독들과 같이 "묶어서" 한 번 말함. 


오손 웰즈가 존 포드의 영향을 깊이 받았고 가장 존경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한 인터뷰에서 웰즈는 "나의 옛 거장들(old masters)? 존 포드, 존 포드, 존 포드다"고 말했다. 

<시민 케인>을 찍을 때 그는 매일 저녁 <역마차>를 공부했다. 



자기가 지금 하는 일을 위해 

자기에게 가장 중요한 모델을 치밀하게 (다시) 공부함. 

.......... 이거 갑자기 완전 와닿음. 그렇다. 삶은 그렇게 사는 것이다. 너는 매일 저녁 ---를 공부해야 한다. ㅎㅎㅎㅎㅎㅎㅎ 같은 심정이 되었다. 



저 채널은 미국 영화학교 출신들이 하는 채널인데 대본을 정말 잘 쓴다. 

Top 10 Most Influential Directors of All Time. 이런 제목으로 실은 미국 영화와 미국 감독들을 얘기하는 내용을 만들면서 그게 아주 설득력 있게 들리게 한다. 자문화중심주의 ㅎㅎㅎ 이런 거 전혀 아니게 들리게 한다. 감각이 있고 흐름이 유연하고 뚜렷하고 그렇다. 자기들이 뭘 하는지 잘 알고 있다. 지성의 삶을 위한 "표준" 이게 작동 중인 것. 미국은 19-20세기 동안 저걸 (지성의 삶, 정신의 삶을 형성함) 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성공한 ㅎㅎㅎㅎㅎㅎㅎ 나라 아님? 하게 됨. 아니 정말 그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닐 거라서. 우리를 보면 알 수 있지 않습니까. 


........... (역시 혼자 웃....;;;; 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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