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보로 칼리지 범퍼 스티커를 만든다면? 

이 질문에 나온 답들 중 하나가 


Follow this vehicle to a high place of deep thought and dark nights.



캠퍼스 사진들을 보면 그렇게 막 끌리지는 않는다. 어째 워킹데드 연상됨. 

아포칼립스 이후. 하나 남은 인간 거주지. 


그런데 저 답에서 제시하는 조합 "깊은 생각, 캄캄한 밤"에는 끌린다. 

deep thought. dark nights. 진짜 이 조합이 실현되는 시공간이 있고 

그걸 언제나 기대할 수 있는 시공간이라면 마음의 지도 위에 그곳을 표시해. 표시해야. 

표시하고 기억해야. 


밤은 어두웠고 생각은 깊었다. 

(..............) 이건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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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2-03-28 15: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ㅎㅎ정말 저거시 진짜 캠퍼스란말입미꽈??? 워킹데드,, 아 놔~~~ㅎㅎㅎㅎㅎㅎㅎㅎㅎ

몰리 2022-03-28 17:27   좋아요 0 | URL
정말 워킹데드 보는 줄.... ㅎㅎㅎㅎ 이 학교는 뭐든 하나만 있었나 보더라고요. 구내 식당 하나. 식당 건물 이름은 Dining Hall. 흐으.
 



로버트 훌롯-켄터는 버몬트 주 말보로 칼리지 출신. 

아주 아주 작은 리버럴 아츠 칼리지. 재학생 수가 3백명을 넘는 때가 없었나 보았다. 

어느 과목이든 학생 수가 20 명을 초과하지 않게 했던 학교.

오늘 검색해 보니, 학교가 2020년에 폐교했다고 한다. 그러니 과거형으로. 

캠퍼스 이미지 찾아보면, 대학이기보다는 작은 산골 마을 같은 느낌. "동문에게 듣는다" 이런 글도 찾아졌는데, "졸업 후에도 캠퍼스의 가을 냄새를 잊지 말 것"이라는 대목이 있었다. 순간 이 학교의 전부를 체험한 거 같았고 버몬트의 가을 냄새..... (겨울 냄새도, 여름 냄새도) 알 거 같지만 알고 싶어졌. 



그의 책에 조지 부시 규탄하는 내용이 좀 과하게 있다. 

부시 집권 중에 쓰인 글엔 거의 반드시. 부시를 규탄하면서 미국 문화, 미국적 정신, 등을 같이 규탄하기도 한다. 


트럼프 시절을 그는 어떻게 보냈을까. 

Memories of the Trump Administration. 

이 제목으로 그의 회고록이 나온다면. 그 회고록은 얼마나 놀라운 문장들로 가득할 것인가. 

어떻게 그에게 이 주제로 길게 끝없이 쓰게 할 수 있을까. 나는 그가 이 주제로 쓴 책을 너무 읽고 싶다. 

그 책을 옆에 두면 든든할 거 같다. 앞으로 5년이. 역시 동시대인이 동시대인을 위해 해줄 수 있는 일이 따로 있다. 

고전은 해줄 수 없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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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2-03-28 15: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버몬트하면 메이플시럽 아닌가요? 찐 메이플시럽 먹고 싶어요.^^;;
근데 트럼프에 대한 글을 쓰자면 한 권으로 되겠습니까?ㅠㅠ
다시 듣고 싶지 않은 이름,,, 그런데 다음 선거에 또 나온다니,,ㅠㅠ

몰리 2022-03-28 17:36   좋아요 0 | URL
버몬트, 가본 적도 없고 뭐 받은 것도 없고 그런데도
편파적으로 호감 가는 주! 전통적으로 진보적인 성향이라고 들어와서 그런가 봐요.
<비밀의 계절> 배경이 버몬트! 눈 엄청나게 오는! ;;;;;; 아... 뭔가 그런 게 다 좋은!
 



아도르노는 발자크를 사랑했다. 


"소년, 소년을 ..." 로 이어져야 할 거 같은. ;;;;; 

<문학 노트>에 발자크 주제 에세이들이 있는데, 그 중 <잃어버린 환상> 본격 탐구에 바쳐진 글을 그는 아내 그레텔에게 헌정했다. 내용이, 발자크가 천재적으로 증언한 바 자본주의의 야수성 이런 게 핵심인데 아내에게 헌정함. 


이들은 과연 범상하지 않은 세계에 살았던 것이긴 한 것이, 아도르노가 그레텔과 결혼할 때 호르크하이머는 결혼 선물로 사드 후작의 책 ㅎㅎㅎㅎㅎ <줄리엣>을 이 커플에게 선물했다. 


그런데 발자크 주제 에세이도 그렇고 

아도르노가 맑스에 대해 쓴 글들도, 은밀하게 유혹적인 면들이 있습니다. 

....... 네가 나와 같다면.... ㅎㅎㅎㅎㅎ 이걸 깔고 말하는 글들. 

네가 나와 같다면, 너도 이들을 사랑할 것이다. 어떻게 이들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니. 




발자크도 그렇지만 

맑스. 오오오오. 하지 않을 수 없. 

아도르노가 전해주는 맑스는 한 번도 소문으로도 만난 적이 없는 인물.  

진짜야? ;;;;; 더 알고 싶어지지만 영어 번역, 한국어 번역 다 미흡하니 아직은 더 만날 수 없는, 아도르노가 전해주는 맑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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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2-03-28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슈테판 츠바이크의 <발자크 평전>을 읽었는데 제가 워낙 평전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그 책은 정말 너무 재밌게 읽었어요. 발자크 책도 읽어야 하는데 생각만하고 있;;;
몰리님 덕분에 찾아서 읽어야겠다요.^^;

몰리 2022-03-28 17:33   좋아요 1 | URL
파친코 이민진 작가였나요, 자기가 아는 아주 똑똑한 중년 남성이 있는데 그의 은퇴후 계획이 발자크 소설 하나씩 전부 읽기라고, 90권쯤 되니까 은퇴후 계획으로 아주 좋은 계획이라고, 그런 얘기 했었어요.

아니 근데 그 계획 진짜 좋은 계획이다. 이 세계의 현실을 알수록 더 진짜로 인생을 살았던 거 같아지니까. (.....) 이런 생각이 들었었어요. 나이가 들수록 더, 진짜로 이 세계 현실을 알게 하는 것들에 끌리는 거 같아요.
 



이 분, <미학 이론> 영어 번역하신 Robert Hullot-Kentor. 


이 분이 쓰신 아도르노 연구서도 있다. 제목이, 무슨 이런 제목이? 아리송한 느낌 주는 Things beyond Resemblance. 이 책에 프레드릭 제임슨이 쓴 아도르노 연구서 Late Marxism, 비판하는 에세이가 있는데 


완전 최고입니다. 

이 주제에 당신이 관심이 있었다면 꼭 당장 지금 바로 망설임 없이 찾아 보아야 할 에세이라고 봅니다.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되는 비판이 이런 비판이야. 

설령 그가 틀리더라도 (그럴 리가, 그럴 수가, 없지만) 심지어는 그 틀림으로도 그는 옳음을 증명하니까. 

단 한 사람이라도 그가 본 그것을 말할 때, 덕분에 너도 나도 내가 본 그것을 말할 수 있게 되니까. (....) : 대충 이런 내용의 감격이 밀려 듭니다. 그가 그것을, 그 골수까지 파고 들며 말할 때. 


네가 생각하는 인간이라면 너는 너에게 유리한 것을 보고 그에 따라 너의 삶을 조직할 수 있다. : 무려 인문학자들이 이런 걸 지혜라고 전할 때, 야 좀. 그만 해. 그러려고 공부했? (......) 이러는 분이 한 사람만 있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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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22-03-27 21: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찜해놓을게요 몰리님 감사해요

몰리 2022-03-28 03:16   좋아요 1 | URL
제임슨을 가혹하게 비판하는데, 그걸 조롱으로 보면서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었을 거 같아요. 그런데 조롱이 아니고 꼭 필요했던 (그런데 하기가 정말 쉽지 않은) 비판.

이런 비판이 있어야
인종차별도 더 본격적으로 비판할 수 있고.... 등등 독자인 나의 내면에서 뭔가 해방되는 느낌이 듭니다.
 

Free Read: 'The Melancholy Science' by Gillian Rose






이 책도 안 보여서 찾던 책인데 이건 찾아냈다.  

48세에 타계한 질리언 로즈의 책. 

다 읽은 건 아니지만 이 책 좋음. 독특하다. 


"아도르노와 비판이론에 관심있는 교수가 있는 학교에서 공부했더라면....." 

이런 생각을 예전에 자주 했었다. 그랬다면 무엇이 달랐을 것인가. 


학생(대학원생) 입장에서, 관심 영역을 공유할 동료, 잘 가르칠 교수가 있다 혹은 없다는 

엄청나게 중요한 문제이긴 하겠는데 ..... 지금은 예전과 다르게 보게 된다. 

없어도 어쩔 수 없고 있다면 행운이지 없다고 불운인 건 아니지. 책들이 이렇게도 많은데. 

너를 가르칠 무수한 책들이 이미 네 곁에 있다. 


이 책도 그 무수한 책들에 속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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