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는 목사의 아들이었고 주를 향한 경외 속에서 자랐다. 

이것이 협잡 분쇄자(sham-smashers)와 자유사상가의 수련을 위한 이상적 환경이다. 

회의가 신성모독이고 질문이 범죄인 곳, 깊은 신앙이 지배하는 환경에서 예민하고 분방한 지성을 가진 소년이 청년기에 진입하게 하라. 턱에 수염이 나자마자 소년은 반항을 시작한다. 부모의 권위가 갖는 압도적 허세 옆에서 자기 존재는 미미할 뿐이라고 느끼는 한, 소년은 양순하며 심지어 독실할 수도 있다. 그러나 권위란 유한하고 변덕스러운 무엇, 너무나 인간적인 무엇임을 그가 아는 때, 부모도 인간에 불과하며 그 자신처럼 틀릴 때가 있음을 알면, 소년은 다급히 지성의 통곡의 벽으로 달려갈 것이다. 자신의 방식에 따라 자신의 생각을 하기 위하여. 그리고 맑은 하늘 아래에서 자신의 신을 경배하기 위하여. 




오늘 받은 책 중에 이것. 

이런 문장들로 시작한다. 처음 두 문장이 웃겼다. 니체의 어린 시절을 이렇게도 요약할 수 있구나. 

H. L. 멘켄은 대학원 시절 무엇인가 읽었다. 읽고 기록을, 그것도 여럿 남겼다고 기억하는데 도저히 찾아지지 않는다. 그때도 웃고 좋아했던 게 분명해서 어떤 문장들을 좋아했던 건가 궁금하긴 하다. 


니체에 관한 무슨 책에서 멘켄의 이 책 (이것이, 영어권에서 나온 최초의 종합적인 니체 접근이라고 한다) 논의하는 걸 봄. 이 책이 재밌긴 한데 니체 연구서로 가치는 1도 없다는 식이었다. 인용된 황당한 주장들이, 니체 해석으로는 아무 가치가 없을지라도 자기 나름의 개성, 지성을 보여준다 생각했고 그러니, 오 이건 사야해. 해서 샀고 잘 샀다고 생각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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