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테라피보다 나은 25분. 스크럽스. 


이거 홀릭해서 보던 대학원 시절, 

아 이 드라마는 내 몫의 앳스홀들을 견디는 법에 대한 드라마구나. 

그러면서 뭔가 적어둔 게 있었다. 지금 찾아보니: 


유치원서부터 대학까지 커리큘럼에서 핵심적인 부분이 '인간의 뛰어남(누스바움이 좋아하는 "human excellence")'이 아니라 '인간의 못남'의 탐구라면 어떨까? 그래서 중 2 정도만 되어도, 가령 어지간한 인간 관계의 기본은 악의와 몰이해이며, 아우슈비츠는 현대인에게 올 수밖에 없던 재난이었지 결코 '도저히 생각할 수조차 없는' '도저히 말할 수조차 없는' "악"의 실현이 아니었다는 등의 이해를 자연히 하게 된다면 어떨까? 세상이 더 미쳐 돌아가려나?


그 왜 <한나와 자매들> 시작할 때 등장하는 오쟁이 진 남편. 

한참 어린 아내의 한때 선생이었다가 지금은 남편인 그 남자가 

다른 남자 만나다 들어온 아내에게, 지식인과(지식인에게) 홀로코스트... ㅋㅋㅋㅋ 이런 주제로 강의하려 하면서, "인간성을 이해한다면, 홀로코스트가 왜 일어났느냐고 물을 수 없어. 홀로코스트가 왜 더 자주 일어나지 않느냐가 질문이어야지." 


가끔 수업에서도 이 주제로 얘기가 흘러갈 때가 있다. 

나쁜 인간들의 유형학, 악 혹은 악행의 유형학, 이런 걸 세밀하게 탐구할 수 있다면 

감당할 이유가 (가치가) 없는 데미지를 피할 수 있을 것이다. damaged beyond repair,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끔. 

그걸 몰라야만 인생을 살 수 있는 실망들을 모를 수 있게끔. 


하여간 Dr. Cox의 위의 대사는 이건 뭐 세기급 명대사다. 

인간들이 초콜렛이냐? 아냐. 인간들은 배스터드야. 배스터드 코팅하고 배스터드 속을 채운 배스터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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