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온이 높아졌는지 (실제 온도로는 이 정도로 더울 수 없을 것 같아서) 

오후부터 숨막히게 더운 느낌. 에어컨은 클리닝을 하고 써야겠어서 참는 중이다. 좀전부터 들어오는 바람이 시원하게 느껴지긴 해서 다행. 94년 여름도 생생히 기억하지만 12년 여름의 악몽이 사실 더 끔찍했다. 실제 수치론 94년 승이겠지만, 그땐 아주 젊었고 책상 앞에 앉아 있다 등에서 땀이 줄줄 흘러내려도 (이게 과장이 아니라는 것. 그 느낌까지 기억한다) 아 덥다.. (한숨). 씻고 선풍기 쐬는 정도면 하던 일 계속 할 수 있었다. 12년엔 에어컨 없는 집에선 아침부터 의식이 혼미해서 그 무엇도 할 수가 없었음. 학교 도서관에 아침에 가 밤에 오는 생활을 계속 함. 밤에도 뜨겁던 집. 


Entitled Opinions에서 매릴린 옐롬이 게스트였던 비교적 최근 에피소드가 있는데 

주제는 그녀의 책, The Social Sex를 중심에 두고 여성의 우정. Thelma & Louise 사운드트랙으로 시작하고 끝난다. 로버트 해리슨을 향한 애정 순간 폭발이었던 게, 그의 생각에 이 영화는 가장 위대한 10대 영화에 속함, 아니 5대 영화에 속함. 나도 그랬다. 이 영화가 최고 영화던 시절이 있었다. 보기도 많이 보아서, 디비디 구입하고선 적어도 서른 번쯤 보지 않았을까. 대학원 들어가서 2년 쯤은 주말에 특별한 일이 없으면 이 영화를 봤다. 볼 때마다 어김없이 감격하던 게 이상해서 얼마나 더 보아야 감격이 사라질까 자문하기도. 


매릴린 옐롬은 자기 책에 쓴, 중세부터 시작해 기록에 남은 여자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그 중 인상적이었던 건 쇼펜하우어 여동생의 이야기. 불행히도 유명 여성혐오주의자들 중에서도 갑일 그의 동생으로 태어난 아델 쇼펜하우어에겐 절친(이자 연인) 시빌이 있었다. 둘은 같이 살기도 했고 여행도 같이 다녔다. 아델이 죽었을 때, 시빌이 아델을 위한 묘비를 세워준다. 그 묘비에 시빌은 이렇게 적었다. 


"여기 아델 쇼펜하우어가 52년의 삶을 마치고 누워 있다. 

그 심장과 정신과 재능이 남달랐던 사람. 딸들 중 최고이며 친구에게 진실했던 사람. 

이 묘비는, 상심을 극복 못할 아델의 친구 시빌이 세운다. 


Here lies Adele Schopenhauer after a life of 52 years. 

Outstanding in heart, spirit, and talent. The best of daughters and 

true to her friends. This monument is erected by her inconsolable friend Sybille." 


옛사람들은 인생을 살 줄 알았다.. : 이런 존경이 순간 일게 하는 대목이었다. 

친구의 죽음을 이 정도로 기릴 줄 아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지 않나. 친구이자 연인이었고 진정 사랑했다 해서, 그러면 저절로 되는 건 아니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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