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년 12월에 있었던 인터뷰. 


"현실에는 무능한, 몽상이나 하는 철학자라는 이미지를 당신은 내게 씌우고 싶어하고 있어요. 

철학자에 대한 그런 관념은 당장 수정되어야 합니다. 나는 무엇이든 할 줄 알아요. 나 대신 무얼 해줄 누구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나는 요리도 하고, 나는 자율적인 사람이에요." 


"더 젊었던 시절엔 정육점에 가서 내 기준에 따라 고기를 골랐어요. 좋은 부위를 주는지 아닌지 대번에 알아보면서. 학생 시절 살던 작은 셋방엔, 내 사전과 가게에서 사온 최상의 치즈가 있었어요." 


<공간의 시학>에 에티엔 질송이 쓴 "서문"에는, "생선도 직접 고르던 그 사람" 이런 구절도 등장하고, "그가 얼마나 소박한(겸손한) 사람이었느냐면, 아무도 그의 청년 시절을 몰랐을 정도. 구름같은 흰 수염을 한 늙은 그의 모습만을 우린 알았으니까" 같은 문장도 있다. <불의 정신분석> 갈리마르판의 저자 소개엔 "잡화상의 아들이고 구두수선공의 손자였던 그는... 대학이 제공하는 일반적 이력을 살지 않았다. 그의 출발은 우체국 직원이었다..." 이런 문장도 있는데, 아마 그 당시 프랑스에서 손수 끼니를 준비하는 능력(...)은 지식인들 사이에선 극히 드물고 있어봤자 (출신성분의 표지로) 무시당할 뿐인 능력이었던 건지도. 그랬다면, 이 인터뷰에서 바슐라르가 강하게 "자취력" 강조하는 데엔 보기보다 더 전복적인 무엇이 있는 건지도. 


여하튼, best cheese from the store. 

치즈 성애자라면 "더 보여줘! 더 보여줘!"일 것이다. 


Entitled Opinions에서 에드거 앨런 포가 주제였을 때, 로버트 해리슨이 에머슨, 디킨슨, 소로우, 멜빌... 이 모두를 제치고 포, 포야말로 자신이 미국인임을 자랑스럽게 하는 작가라던가, 그런 얘기 한다. 그래 그럴 법도 해. 라며 듣다가, 이 비슷한 감정에서라면 프랑스 사람들은 바슐라르가 도대체 얼마나 자랑스러울까. 아 최곤데. 이런 최고가 우리 중에 있었어. 그러는 건 어떤 기분일까......: 같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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