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롤 사임즈의 중세사 강의 들으면서 느끼게 되던 해방감. 

그건 그러니까 사적인 삶에 갇힌다는 저주가 풀릴 때의, 그 해방의 감정이었던 것이다. 

사적인 삶에 갇힌다는 것. 사적 이득의 추구, 사적 권력의 추구가 다인 삶에 갇힌다는 것.  

그렇게 갇힌 이들이 모여 만드는 지옥이 이 세상에 있는데, 그 지옥을 떠남의 해방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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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에서 김재규를 도왔던 정보부 의전과장 박선호의 말:


김재규 부장님을 모셨다는 것을 첫째 영광으로 생각하고, 저로 하여금 항상 인간으로 일깨워 주시고, 국가의 앞날을 버러지의 눈이 아니라 창공을 나는 새의 눈으로 볼 수 있게, 똑바른 눈이 될 수 있도록 길러 주신 데 항상 영광으로 생각했습니다. 지금 또 그와 같은 상황에 처해도 저는 그 길 밖에 취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버러지의 눈이 아니라 창공을 나는 새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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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가 존재하는 한 그와 함께 언제나 존재할 박정희 전기 4부작. 

그게 아직 나오지 않은 중요한 이유 하나가 이것이라 생각한다. 정신을 사적인 삶에 제한하기. 

공적인 것을 처벌 없이 훼손할 수 있으려면, 댜수가 "버러지의 눈"으로 국가의 앞날을 보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공적인 것을 처벌 없이 훼손하는 힘. 그게 권력의 의미였고 말입니다. 권력은 권력의 사적 남용. 


억울하면 출세해라. 출세하면, 공적인 것을 처벌 없이 훼손하는 힘을 가질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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