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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삶에서 키에르케고르적 경험을 탐구한다는 바투만의 두번째 소설. 

요즘 영어권 출판계의 소소한 경향 하나가 이것인 거 같다. 고전의 적극적 활용. 제목도 가져다 쓰고 구성도 그대로 모방하고 동일한 주제를 (시대 보정하여) 탐구하고. 등등. 서평 팟캐스트 출연했던 어느 저자는 아주 솔직 담백하게 그렇게 말했다. "작가로서 내 역량이 대단치 않음을 인정했다. 그런데 쓰고 싶었다. --의 -- , 이 책의 구성을 그대로 가져다가 내 얘기를 해본다면? 그런 책은 쓸 수 있을 거 같았다. 그렇게 쓴 책이 이것이다." 그렇게 그가 따라 쓴, 모델이 된 책이 무엇이었나는 기억나지 않는다. (이 정신없이 떠내려가는 나의 삶이여.....) 모두가 아는 책이었다. <주홍 글씨> 같은. 



발자크의 적극적 활용. 이것 호소해 봅니다. 활용 잠재력 무궁무진. 

주제로도 ("--를 다시 생각한다") 우리에게 줄 것이 무궁무진하겠지만 그의 작품 스타일을 그대로 따라 한다면, 바로 그것에서 괴물같은 걸작이 나올 수도 있을 거 같다. 그는 쓸데없는 말을 굉장히 많이 한다. 굉장히 장황하게 굉장히 많이, 자주, 끝없이, 한다. 어떤 경우엔 "님, 이제 그만 하시죠...." 반응하게 되지만, 아주 많은 경우에 


오. 이게 우리가 책에서 원했던 거 아닌가. 쓸데없는데 재미있는. 길을 이탈한 거 같지만 길은 이탈해야 하는 것이었다고 느끼기. 그렇게 한참 방황하는데 그 방황이 재미있는. 


누가 정말, "발자크를 가장 충실하게, 그의 정신에서 충실하게, 모방함이 이 책의 목적이었다"면서 쓰고 거기서 걸작이 나오기를 바라게 된다. 





얼마 전 유튜브에서 본 어떤 집은 

그 집 살 돈이 있다면 당장 보러 가고 싶어지던 집이었다. 

대지 90여평. 건평 20여평. 그런데 3층. 책이 한 7천권 있고 1인 가구인데 책 많이 보면서 쓸쓸하게 또한 호사스럽게 여생을 살고 싶다... 하면 이 정도 규모가 좋겠네, 같은 생각 듬. 언덕을 활용한 구조라 공부상 지층이 1층. 1층의 거실 통창 앞으로 넓은 정원이 보이는데, 아 이런 정원을 매일 나와서 볼 수 있다면 "용서가 안되는" 것들에 대한 걸작을 ㅎㅎㅎㅎㅎ 쓸 수 있을.... 것이라고 지금 생각해 봅니다. 넓은 벽들을 다 서가로 만들수 있고, "용서가 안되는" 것들에 대한 걸작을 쓰는 데 막대한 도움을 줄 정원을 볼 수 있는 집. 


저런 것도 발자크적 욕망. 

하긴 욕망인데 발자크적이지 않은 욕망은 없을 거 같. ;;;; 욕망의 백과사전. 


윤석열, 한국 보수의 악덕들을, 발자크적 방법으로 불멸이 (문학 속에서 불멸이) 되게 한다면 좋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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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2-09-23 14: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 많이 보면서 쓸쓸하게 또한 호사스럽게 여생을 살고 싶다... 저도요!!^^

몰리 2022-09-23 14:59   좋아요 0 | URL
저 집이 우리의 이런 욕망의 실현을 위한 거 같은 집이었어요!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아는 거 같았던 그 집! 보편 인권이 되어야 할 거 같았던 그 집! ㅎㅎㅎㅎㅎ (어휴 현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