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슐라르에 따르면 과학은 처음부터 사회적 활동이었다. 

"고대에 홀로인 인간의 과학이라도, 이미 그것은 사회적 활동이었다. 

과학 사유이면서 이기적인 사유는 없다." 


과학이 사회적 활동인 것, 누구도 혼자서는 합리주의자가 될 수 없는 것. 

합리적 사유를 하려면 합리주의자들의 사회로 가야 하고 그 사회 안에서 다른 합리주의자의 감시가 필요한 것. : 바슐라르에 따르면, 과학사가 진보의 역사가 되게 한 중요한 비결이 여기 있다. 이런 얘기를 좀 많이 함축적으로 하시고, 심지어 시적으로 하시고 하튼 그래서 흩어져 있는 말씀들을 해석하고 일관된 논의로 묶어내고 하는 게 쉽지 않지만, 어쨌든 그의 입장은 이런 것. 이런 입장에서 "과학 도시" 이 말을 사랑하고 자주 쓰시기도 하는 것. 


합리주의자가 되려면 다른 합리주의자들이 생산해 둔 관습들을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 

타인의 정신에 자기 정신을 동질화시킬 수 있는 사람만이, 합리주의자로서 타인과 대화할 수 있다. 


"정신의 동질화. 이것이 일어나지 않을 때, 철학자 키에르케고르와 수학자 아벨의 대화는 

광인들의 대화일 것이다." 





아 저거. 웃겼던 말이다. 바슐라르 특유의, 진정 뜬금없이 철학사, 문학사의 거인들 소환하기. 

키에르케고르가 나올 대목이 전혀 아닌데, 나옴. 그리고 그것은 키에르케고르의 의문의 1패가 아니고 필연적 1패. 예상된 1패. 너무 늦게 온 1패. 이성을 의심하고 멀리했던 키에르케고르. 심장의 인간 키에르케고르. 


나는 그의 사회에 대한 ('과학도시' '과학사회'로 한정하긴 하지만) 이 엄청난 낙관. 

모든 인간에게서 그의 지적 능력의 최선을 실현시키는 공간에 대한 이 흔들림없는 믿음. 

이게 참으로........... 존경스럽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고. 믿기지 않기도 하고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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