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슐라르 읽으면서 사들인 그 많은 과학책들 중 

읽은 것이 (............. 먼산) 많지 않지만 

사는 일을 멈출 수 없다. 특히 연말엔. 연말은 인생의 유한함을 절감하면서 소란을 멀리하고 

결국 삶이란 정신의 삶, 인간의 운명이란 결국 그의 정신의 운명, 이라 생각하게 되는 시기가 아닌가. 

아닌가요. 아닙니까.  


하여튼 별별 책들을 다 사들였다. 

유클리드 기하학 책도 마침내 (알라딘 중고로 또 뙇 나와 있음. 내가 원하면 알라딘 중고가 말없이 구해 온다....) 들여 놓음. 


그동안 다 이해하지 못해도 과학 강의도 이것저것 듣고 반복해서 듣기도 했는데 

아인슈타인의 혁명이 주제였던 어떤 강의에서는, 본격적으로 아인슈타인 주제로 넘어가기 전에 

19세기말 물리학의 현황에 대해 말하다가 전자기학, electromagnetism, 이게 얼마나 경이로운 혁신이었나 

말하는 대목이 있었다.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전기와 자기가 전자기로 결합되기 전 

그 둘은 결코 결합을 상상할 수 없는, 아예 그 결합을 상상도 할 수 없는 둘이었다. 

electromagnetism으로 그 둘을 합친다는 건 그러니까 마치, "음향 대수 (sonic algebra)" 혹은 "고온 타자 (high-temperature typing)" 같은 거였다."



설거지 하면서 듣고 있다가 순간 터졌었다. 교수는 "응 우리는 이런 농담하고 살아. 안 웃기면 미안. 근데 솔직히 웃기지 않냐...." 투로 조금 웃으며 약간 수줍게 말했다. 그렇군요. 그 문화에서는 저런 농담을 하나 보군요. 그런데 몇 달 전 패러데이와 맥스웰, 그들의 전자기학, 주제 책을 읽으면서 몇몇 대목에서 마음이 움직이던 일이 없었다면, 저게 농담인가? 웃긴가, 했을 거 같다. 무엇이든 읽어두면, 이렇게라도 쓰이게 된다. 


아 거의 다 썼다고 생각했던 페이퍼는 

본격 마무리 하려고 보니 (.................. 웁니다) 할 일이 너무 많이 남아 있다. 

그래도 "물리학을 흔든 30년" 이 책도 궁금하고 (미리보기 한 부분, 놀랍도록 잘쓰고 있었다) 

Drawing Physics 이 책도 궁금한데, 둘 다 며칠 안 도착 예정이니 마음 편히 이들을 펴볼 수 있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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