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중고로 받은 책 중엔 이것도 있다.
영국 비평가 프랭크 커모드의 회고록. 표지 중간 이미지 안에, 바로 확 보이지 않지만 A Memoir 이렇게 적혀 있다.
<랩걸>이 베스트셀러 되는 걸 보면서 궁금해지던 것. 인문학계에서 나온 회고록은 무엇이 있는가. 어떤 회고록이 만인에게 호소했는가. 그래서 알아보다가 커모드가 쓴 이 책 알게 됐었다. 아주 유명한 책으로는 레비-스트로스의 <슬픈 열대>가 있.
오프닝이 이렇다:
Frank returns to Douglas.
-- Times crossword puzzle clue.
Between these origins and that ending is where the weather is, fair or foul: the climate of a life. Not, as some have said, a dream, but a climate, a microclimate, le temps qu'il fait.
이 네 줄. "번역불가"라는 게 꼭 대단한 책, 대단한 문장에 해당하는 게 아님을 알게 하는 네 줄.
원문의 한 80%는 보존하는 내용으로 번역 해보려고 애를 써보았는데, 계속 포기하게 된다. "이 시작과 저 끝 사이, 삶은 거기 있다. 삶이라 우리가 부르는 날씨가, 혹은 기후가 거기 있다. 화창하고 혹은 끔찍한 기후가. 그것은, 그걸 그렇게 부른 사람도 있었지만, 꿈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살았던, 우리 각자의 기후다. le temps qu'il fait." 대강 이렇게 번역해 봅니다.
그런데 불어를 공부했던 행운이 있는 사람이라면
저 끝의 한 구절에 눈이 반짝일 문단이기도 하다. le temps qu'il fait. 흐흐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