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년 여름에 집에 처박혀 시험 준비 했었는데
이게 점점 과장된 기억일 수도 있지만, 찬물로 샤워하고도 30분 지나면 땀에 속옷이 축축해지고
얼굴에서도 책상으로 땀이 뚝뚝 떨어졌던 거 같다. 당연히 에어컨 없었다.
수도를 틀면 뜨거운 물이 나왔었지. 뜨거운 물이 나오다가 미지근한 물이 나왔었지.
아무리 오래 서 있어도 물은 차가워지지 않았다. 차가움이라는 미덕을 잃은 물.
세월이 흐르면서
한여름에 아무리 더워도 찬물이 아니라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는 쪽이 되었고
.... 그렇게 노인이 되는 건 줄 알았다.
그러나!!!!!
현재 94년 재연중.
수도를 틀면 뜨거운 물이 나온다. 뜨거운 물이 나오다가 미지근한 물이 나오고
미지근한 물이 몸에 닿으면 뜨거운 물이 된다.
오전 몇 시간, 밤 몇 시간만 숨막히는 느낌 없이 집안일을 할 수 있는데
숨막히는 느낌은 없더라도 땀이 뚝뚝 떨어진다. 속옷은 젖어서 달라붙는다.
아침에 음식 만들면서 땀이 음식에 들어가지 않게 상체를 뒤로 젖히며 만듬.
등산용 스카프 같은 거 밴대나 착용이 필요한 상황.
아예 한낮에 땡볕에 나가서 20분을 속보로 걷고 들어와서 씻고 앉아 있으면
몸이 제대로 달구어졌기 때문에 실내 공기의 뜨거움이 덜 뜨겁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이열치열이 이런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