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집은 집도 집이지만
마을의 풍경이 걸작이었다. 전남 무안.
한국에 지평선이 없긴 왜 없어. 있어. tiny 해서 그렇지 있어.
바다 바로 옆에 양파밭이 펼쳐지고 양파밭의 지평선이 있다. 황토 밭의 지평선.
과연 한국의 곡창지대, 호남평야 나주평야의 위엄.
이제 98%쯤 정리가 되었다. 내일 배송되는 책장 2개 조립하고 나서 거기 책 정리하면 거의 끝.
책을 겹쳐서 꽂지 않으면서 둘 수 있는 공간에 마침내 있게 되었다. 겹쳐서 꽂지 않고 그러고도 여분의 공간이 있어서 새로 사는 책들은 거기 두기도 하고, 버릴 책은 버리면서, 어쨌든 느슨하고 투명하게 (다 나와 있게) 보관하기. 꼭 이렇게 해보고 싶었는데, 여분의 공간이 있을 거 같지는 않지만 거의 모든 책이 이제 다 바로 보이게 되었다. 책이 있어도 찾을 수 없고 볼 수 없던 세월을 몇 년 보내고 나니 이게 얼마나 좋은지. 다 바로 보인다는 게.
"모든 고귀한 영혼들이 그러듯이, 조르주 상드도 가난에 매혹되었다."
<대지 그리고 휴식의 몽상>에 저런 문장이 있다. 이것도 바로 이해될 수 없는 (바로 이해되었다면, 그 이해를 믿지 말아야 할) 문장이라 생각한다. 바슐라르 시학 그 전체가 어떻게 보면 "가난에 매혹되기" 프로젝트가 아닌가는 생각도 든다. <공간의 시학>에서 다루는 공간들이 어떤 공간들인가, 공간 체험의 무엇을 말하는가, 이걸 보기만 해도. 한 2년 안에 이 주제로도 페이퍼 쓸 수 있게 되기를 기원했다.
아 느느느느무 고단하다.
.................. 서재 포스팅도 고단해서 못하겠는 지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