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도서관 책에 읽은 흔적 많을수록 좋아하는 편이다. 

활자가 보이는 한에서. 읽을 수 있는 한에서. 

활자가 보이기만 한다면. 읽을 수만 있다면. 


도서관 책에 밑줄도 있고 노트도 있고 그래야 도서관 책처럼 느껴진다. 

좋은 의미의 도서관 책. 다수가 본 책. 웅성거림이 들려오는 책. 


그래서 보통의 도서관 책, 종이엔 여러 독자들의 손가락이 남긴 흔적이 있지만 

페이지 내부는 비교적 깨끗한 책들. 폐소공포증 비슷한 느낌 준다. 여기 왔던 모두가 긴장했었다. 

그 안으로 잘 들어가야겠다가 아니라 얼른 뛰쳐나가야 할 거 같은. 그 안으로 잘 들어가려면 

내 맘대로 줄긋고 색칠할 책을 내가 사야하겠다는. 




그런데 위와 같은 책을 발견. 

책을 읽을 수 없게 함이 읽음이었다, 이 독자에게. 

약 20페이지가 위에서 보이는 방식으로 훼손되어 있는데 

위의 페이지는 사실 양호한 편이고 어떤 페이지는 몇몇 단어들이 강하고 빠르게 반복 빗금 혹은 동그라미를 

검은 볼펜으로 친 결과로 아예 보이지 않는다.  


대환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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