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피우러 나가면서 자주 마주치는 이웃 할머니가 있다.
오늘 새벽에도 마주쳤는데, (새벽에 운동 다니심), 오늘은 특별히 더 간곡히 호소하셨다.
끊어.
아이고.
죽기살기로 독하게 마음먹고 끊어.
여기 담배 긇게 못 끊고 피다가 뇌경색 와서 식물인간된 사람 있어.
남편도 못알아봐. 애들도 있어.
마흔 몇에 젊은 나이에 그르케 됐어.
세브란스 가서 그르게 됐어.
술은 한 잔 하면 약이지.
그건 다 독이야. 내가 해봐서 알아.
불우한 세월이 꾸준히 흐르는 와중에도
"담배만 끊으면 완벽하다" 같은 생각을 자주 진심으로 했었다.
읽고 싶은 책들이 쌓여 있고 써야 할 글들도 쌓여 있으니, 담배만 끊으면 완벽하다.
새벽엔 산책하고 오후엔 목욕하면 개운하게 잘 수 있으니, 담배만 끊으면 완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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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쉬운 완벽.
그런데 가장 쉽지는 않.
하튼. 이것에도 실패하면 무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