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오른쪽 책. 

명성이 자자한 책이다. 

알고 보면. 알기 전엔 명성이 자자함의 정반대겠으나 알고 나니 명성이 자자함 그 자체. 

아무튼 굉장히 유명하고, 게다가 중요한 책이라고 하고 조금 읽어 보면 어찌하여 그런가 

알 거 같기도 하다. 그런데 굉장히 읽기 힘들고 (이건 독자들 사이 차이도 클 거 같다. 아마존엔 

이게 뭐가 힘듦? 이러는 독자 있다. 개념과 문장이 가장 명료하고 최상 급의 철학하기를 보여주는데? 

.... 그래요? 이런 것이 철학에서 명료함의 이상이라면, 혁명을 원합니다. 같은 심정이 되었었다) 지금의 

내겐 pointless하다 느껴진다. 칸트 철학 안에서, 칸트 철학의 맹점 하나를 수정하기. 이런 걸 하는 거 같다. 

개념적 사유, 이것으로도 우리는 자연과 의미있게 연결되며 공존할 수 있다? (....) 아닐 수도 있는데, 저런 

작업을 하는 걸로 보이는 책. 


진정 놀라운 건, 이 숨막히는 책이 

강의록이다. 아도르노의 그 무거운 문장들 강의록도 놀랍지만 

맥도웰의 이 강의록이 더 놀랍다. 맥도웰의 강의 들으면서 (매번, 어김없이) 잠이 들지 않은 사람 

없었을 거 같다고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다. 




칸트 철학의 개요를 알고 읽는다면 덜 괴롭겠지. 

어쩌면 이 모든 괴로움은 칸트를 모름에서 오는 걸수도. 

그래서 미리 준비해두었다, 칸트 개론서. 


실제로 칸트 개론서 하나를 최근 구비했다. 앨런 우드가 쓴 Kant. 

이 책도, 겨우 개론서가 시작부터 심상치 않게 괴작 같던데 

(앨런 우드. 이상한 맥락에서 버럭, 하시는 분.... 그게 사실 매력이기도) 

칸트 이름만 아는 독자들을 위해 썼다... 투로 '내가 이 정도까지 해야 했었니?' 같은 서문도 있고 그렇다. 


1장이 칸트의 짧은 전기인데 이런 대목이 있다. 

"18세기의 쾨니히스베르크는 바다를 통해 바깥 세계와 연결된 도시였고 나름의 풍요하고 다양한 지적인 문화를 자랑했다. 그랬긴 한데, 현대 철학에서 가장 위대한 혁명이 있을 것으로 기대할 도시는 전혀 아니었다." 


밑줄 부분이 웃겼는데, 웃긴 얘기 아니라고 버럭할 거 같다. 



*옮겨 오려던 이미지가 옮겨지지 않아서 상품 이미지로 대신. 

옮겨 오려던 이미지에는 왼쪽엔 실비아 플라스의 시집이 있고 오른쪽에 이 책이 있었다. 

............. 어느 고생하는 독자의 책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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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22598 2020-10-27 0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앨런우드의 서문에도...몰리님의 밑줄 부분에도 웃지 못하고 지나갑니다. ㅋㅋㅋ

몰리 2020-10-27 08:22   좋아요 0 | URL
앞에서 몇 번 버럭버럭 하시다가
저 밑줄 부분도, 버럭의 메아리가 들리는 가운데 말할 거 같은 느낌이어서
(수업으로 듣는다면 그의 저 축적된 분노가 갑자기 웃겨서 나 혼자 웃을 거 같은데....
그러다 노려봄 당하겠.......)

저런 거였어요. ;;; 실제 내용이 조금 웃기기도 했지만 그보단 앨런 우드의 기이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