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웨스트팔이 쓴 뉴튼 전기에서 

뉴튼의 연금술 주제로 얘기 시작할 때 꽤 긴 각주가 있다. 

이 전기는 80년에 나왔는데 90년대 이후 나왔다면 훨씬 짧게 쓰였을 거 같은 각주. 

내용도 달라졌을 거 같은 각주. 뉴튼이 연금술을 깊이 연구했던 것은 사실이고 깊이 연구했을 뿐 아니라 

오래 연구했던 것도 사실이고 그러니 뉴튼 전기가 그 사실을 피해갈 수는 없는데 그러나 나는 이 주제에 영원히 

불편함을 느끼며 안할 수 있다면 안하고 싶다는 게 솔직한 심정임을 분명히 밝히어야 하겠고 그건 이 이질적 사유 세계를 내가 이해하지 못한다는 두려움이 있기 때문이어..... 


같은 내용의 각주. 이젠 

학자들의 연구 주제도 pc의 대상인 거 같다. 

그 주제가 이미 사회적 지위, 위신이 확립된 주제가 아니라면 

"이질적 사유 세계 alien world of thought" 이런 말 쓸 수 없는 거 같다. 문과충 ㅎㅎㅎㅎ 이 물리학이나 뭐 뇌과학에 

"이질적 사유 세계"라 부를 수는 있어도 서구 백인 남자가 인도 사상이나 연금술, 그리고 기타 비슷한 주제들에, 이제는 더는 저런 말을 아무 불편함 없이 하지는 못하게 된 거 같다. 


2018년에 나왔다는 위의 책 <연금술사 뉴튼> 앞부분 조금 보면서 

그렇다는 눈치가 채어지는(?) 기분이었다. 


그런데 어쨌든 pc와 무관하게 (아닌가, 유관하게, 그것도 아주 유관하게인가?)

연금술은 이제 복권된 거 같다. 과학사의 중요한 주제가 된지는 이미 오래인 거 같고 

연금술의 안정화(?), 표준화(?), 부르주아의 사려깊은 욕망의 대상(?) 



연금술사 뉴튼. 

책은 사고 싶은데 4만 7천원. 

여보세요. 거기 헌책... 없. 

헌책은 아직 없다. 아마 오래 없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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