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모습이라 거의 알아볼 수 없지만 

로버트 오펜하이머. 


<원자탄 만들기>에서 오펜하이머 나오는 부분에 와 있다. 

"하버드에 온 그는 로마에 입성한 고트족 같았다" "지적 약탈이 그의 삶이었다" 이런 친구의 회고. 

그가 얼마나 여러 주제를 얼마나 열심히 공부했고 3년만에 최우등 졸업을 하게 되는가 말하고 나서 

리처드 로즈는 이렇게 쓴다. "여기 무엇에 쫓기는 절박함 같은 것이 있다. 하버드와 전통적으로 결부되는 권태의 분위기를 아무리 드리워도 그 절박함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고 나서 오펜하이머 세대(그보다는 좀더 나이가 많긴 하지만) 유럽 물리학자들과 그를 비교한다. 

"(대학에서) 오펜하이머는 자기를 찾아야 했다. 이게 유럽인들에 비해 미국인들에게 더 어려운 일인가? 

레오 질라드나 에드워드 텔러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 견고하게 그들 자신이었던 걸로 보이는 사람들이다." 



저런 문장들을 읽고 보니 정말 그렇게 보인다. 

흔히 유럽인들은 일찌감치 자기 자신인데, 미국인들은 그렇지 않다는. 

해야 할 자기인식이 미국보다 유럽에서 더, 이미 주어져 있다는? (문장이 이게 뭐 이런 문장이...) 

미국에서는 자기를 "만들어야" 하고 유럽에서는 자기를 "끼워넣기"만 해도 되는? 


한국에서는 어떠한가. 


<원자탄 만들기> 저자 리처드 로즈는 아주 어려서 (4살?) 어머니를 잃었다. 어머니는 자살했다. 

아버지가 재혼을 하는데 새어머니는 리처드 형제들을 굶기고 학대했다. 리처드 부모는 형제들을 

소년원에 맡겼고 다시 찾아가지 않았다. 이 형제들은 소년원에서 성장했다. (....) 대략 이런 내용이 

리처드 로즈 위키피디아 항목에 나온다. 소년원에서 성장하고 리처드 로즈는 전액 장학생으로 예일대 사학과에 입학했다. 34년생이라 지금 꽤 고령이신데 최근까지도 쉽지 않은 주제 집필을 하고 있다. (18년에 <에너지의 역사>라는 책이 나왔다. 이 책도 널리 호평). 


이 정도면 유년기, 청년기까지 "damaged life". 

그런데 그의 책에서 그 훼손된 삶이 남겼음직한 그 무엇도 감지되지 않는다. 

오펜하이머와 다른 종류였겠지만, 로즈도 공부에 망명했던 사람일 것 같다. 

그러니까, 그의 공부는 지속되는 정신분석이고 자기이해고 치유였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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