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버그 교수에 따르면 베토벤 전기의 결정본은 이 책이다. 

나중 (2001년) 개정판도 나오지만 초판은 오래 전 나온 책인 거 같다. 교수가 이 책이 결정본이라고 하고 

이 책을 격하게 칭송하던 강의가 90년대 제작 강의. 제대로 읽지도 못하면서 베토벤 주제 책들도 

이것저것 사서 쌓아둔 다음이라 이 책도 구하고 싶어지긴 했지만 잘 알아보지는 않았다. 독보적 적립금으로 

무려 8천원(!) 만들어서 구입했던 2014년 나온 베토벤 전기, Beethoven: Anguish and Triumph. 





표지는 다르지만 이 책. 

이 책 꽤 많이 읽었는데 실망까지는 아니지만 

기대에 못 미친 책이었다. 문장들이 평범, 밋밋한 편이고 

그게 베토벤, 그의 음악과 맞지 않는다는 느낌 든다. 그린버그가 극찬한 메이너드 솔로몬의 위의 전기가 

어쩌면 이 점에서 이 책의 몇 수 위일지도 모른다. 그린버그 자신이 말을 화려하게, 풍성하게 쓰는 사람. 

말장난에 극히 취약한 사람. 말장난 기회가 조금이라도 보이면 절대 놓치지 않는 사람. 그런 사람이 열광하는 

책이라면 좀 그 비슷하지 않을까. Jan Swafford처럼 정중하나 평범하고 밋밋하게 말하지 않지 않을까.  


베토벤의 '흑역사'로 베토벤 연구자, 혹은 관심자들 다수가 동의하는 게 

그가 제수에게서 조카를 뺏아오려고 법정 싸움까지 불사했던 몇 년 세월. 

그의 동생이 죽으면서 (아내가, 그러니까 아이의 어머니가 멀쩡히 살아 있는데 왜 그랬나 모르지만) 

아내와 형 베토벤, 2인을 아이의 후견인으로 지명한다. 베토벤은 제수를 혐오했다. 동생이 결혼을 

잘 못했다고 생각했고, 제수를 격하게 혐오한 나머지 망상에(근거 없이, 사실이 아닌데, 제수가 '창녀' 출신이라 생각했다던가) 빠지기도 했다. 그는 자기 단독 후견인이 되어야 한다고 믿었고 제수의 삶을 (조카의 삶도) 생지옥으로 만들면서 몇 년을 "조카 빼돌리기"에 몰두했다. 이 시기가 그의 삶에서 유일하게 작품이 (어쨌든 좋은 작품이) 나오지 않은 시기다. 


이 얘기 들려주고 나서 그린버그 교수는 

"누가 알겠는가, 우리가 그 세월 때문에 잃고 만 어떤 걸작들이 있을지 (.....)" 한탄하는데 

............... 조금도 빈 말이 아니다. 진심으로 애석해 하는 사람의 말이다. 


31세로 죽은 슈베르트에 대해, 그는 이런 말을 했었다.  

슈베르트가 베토벤만큼 살았다면 지금 우리에게 슈베르트는 심지어 베토벤보다 더 멀리 더 위에 있는 

작곡가일 것이다. 음악사의 그 누구보다 우리는 슈베르트를 경배할 것이다. 31세. 함부로 손댈 수 없이 연약한 

아직 익지 않은 세월? 그렇다. 그러나 그가 남긴 곡들이 어떤 곡인가 보라! (......) 





알렉스 로스의 이 책에 

슈베르트 주제 에세이가 있다. 

로스. 참 잘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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