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가 음악에서 유지했던 고립주의, 국수주의와 

러시아 음악의 민족주의를 비슷하다 여기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건 오류다. 

19세기 러시아 민족주의를 이끈 음악가들은 서구의 지배를 경계하고 그에 맞섰다. 

프랑스는, 자국 음악이 최고라는, 자기들보다 잘난 사람들이 바깥에 없다는 믿음으로 자기들 것을 옹호했다. 

프랑스 음악은 고립 속에서 진화했다. 그러니까 프랑스 음악은 캥거루 같은 것이다. 이게 프랑스 음악에 대한 

모욕이라 생각한다면 잠시 캥거루가 얼마나 특별하고 귀여운 동물인가 기억하기 바란다. 


20세기 음악 모더니즘의 선구자로 드뷔시 소개하기 전 

교수가 하던 말이 이런 거였다. 드뷔시는 이 경향 안에 있다. 그는 음악에서 프랑스 고립주의를 체현하는 

인물이고 그에게 바흐 1인 제외하고 독일 음악은 배울 것 없는 음악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드뷔시는 처신에서 여러 모로 미덥지 않은 사람이었고 

생전 다수 사람들에게서 적지 않은 비난을 받았다. 그의 아내는 그와의 삶이 고달프지만 그를 떠날 수도 없어서 (그를 사랑하기는 했으므로) 고통을 겪다가 자살을 시도하는데 쓰러져 있던 그녀를 발견한 드뷔시는 우선 그녀의 몸에서 돈이 될 모두를 찾아 제거한 다음 그녀를 병원으로 보냈다. 그녀는 몸은 마비되었으나 의식은 있던 상태에서 이 모두를 알았고 마침내 사랑에서 치유되었다. 퇴원 후 그녀는 그와 이혼했다. 그의 도덕적 결함에 대해 열거할 수 있는 일화들이 많다. 한 친구는, 그에게 윤리가 있다면 수코양이 정도의 윤리라고 비꼬기도 했다. 


그러나 어쩌랴. 수코양이의 윤리를 가진 그가 

천사같은 음악을 썼으니. 우리는 그의 천사같은 음악을 공부하도록 하자. 




천사같은 음악. 

여기 분명히 어떤 조롱이 담기게 말한다. 

조롱이 담긴 찬사. 그 찬사가 유보 없는 찬사임에도 동시에 어김없이 조롱이 담기는 찬사. 

자신의 취향, 자신의 평가에서 정직할 수 있을 때 이런 양가성이 가능할 것이다. 이런 양가성이 표현될 수 있다는 게, 그게 그러니까 정직할 수 있음의 증거일 것이다. 양가성, 정직함 이런 것들을 보여주는 선생에게서 배울 때 자극되거나 해방되는 정신의 면모들이 있을 것이다. 그게 배우는 사람 각자에게 자기발견의 차원이라서 조금씩 다를 것이다. 


아무튼. 프랑스의 오만함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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