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는 폐기되었는가?
아도르노가 쓴 이런 글도 있다.
내용 조금 보면 학회 발표문인데
학회 발표문의 형식을 폭파하는 글.
밀도, 복잡함, 진지함, 이런 것이 그의 가장 난해한 글들과 다르지 않다.
사흘 머리 싸매고 이것만 읽어야
무슨 말씀 하신 건지 정리될 듯한데, 그 전에 그의 답이 yes냐 no냐가 궁금하다면
(첫페이지와 마지막 페이지에 근거) 그의 답은 No, NOOOOOOOO. NO. NO. NO. NO. NO.
그런데 그가 쓴 거 같은 고밀도 난해한 글들이 안기는 특유의 흥분이 있긴 있는 것이다.
다른 차원의 현실로 초대하는 것 같은. 그의 글들이 음악적이라면, 사실 여기에도 그 음악성 있는 건지 모른다.
지각하는 현실이 달라지게 하는 효과.
아무튼. 어제 나가서 출력해 온 글 중 이것이 있다.
어떻게 그렇게 많이 쓰고 많이 말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그것들이 다 한결같이
"아도르노 도이치"인지. 놀라운 일. 예외없이 자기 "form"을 유지한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