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진도 좋다. 

이 사진도 오래 보게 되는 사진. 

틀에 넣어 근처에 선반에 두거나 벽에 걸어두고 싶어진다. 수시로 보면서 

배우게. 





이 사진도 좋다. 

그가 어떤 음악을 했고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 

이미 생각, 상상을 많이 했기 때문이겠지만, 꼭 필요한 중요한 얘기를 해주실(해주시는) 것 같음. 




 

이런 사진도 있다. 

담배가 세 개피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아니겠지. 두 개피겠지. 

은둔자, 성자로 알려졌다지만 <리히터: 이니그마>에서 젊은 시절 파티 장면이나 유튜브 동영상들에서 

보게 되는 노년의 파티 장면에서, 격하게 즐겁게 시간 보내신다.   


유튜브의 리히터 팬이 

"네이가우스와 루빈스타인이 공히 그를 격찬한 이유? 그의 피아니즘이 

인간 정신의 진화가 도달한 정점을 대표하기 때문" : 이런 (오글거림 주의) 댓글 쓰기도 했던데 

........ 그 쪽으로 (진화? 인간 정신의 진화?) 생각했던 건 아니지만 나도 거의 같은 이유에서 

빠진 거 같았고 그 댓글에 완전 동의하는 느낌이었다. 


진화가 도달한 정점. 

이렇게 말해도 되는 면들을 그의 어디서 볼 수 있는가. 

쓰려면 계속 이어 쓸 수도 있을 거 같다. 그러나 멀리 가기 전에 

미친 사람처럼 (미친 사람의 무의미한 독백처럼) 들릴 것이다.  


오래 전 존경하는 어느 분(남자) 댁 방문해서 

김치 담그는 일 지켜본 적 있다. 묵묵히 배추와 무를 썰던 장면.

인생은 우리 모두에게 일어났다 이미. 각자 자기 가진 것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선택이 있을 뿐.


그런 하루 살아보고 싶어진다. 

리히터 음악이 들리는 부엌에서 묵묵히 배추와 무를 썬다. 

묵묵히 돼지고기를 삶는다. 아무도 말하지 않지만 모두가 같이 생각한다. 

밤이 온다. 자기가 아니어야 한다는 압박 없이, 그리하여 모두가 별 말이 없이 

그러나 모두가 각자와 모두에게 일어난 인생을 생각하면서, 술을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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