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히터: 이니그마>에서 글렌 굴드가 리히터 칭송하는 대목. 

특히 6:30 지점이 밑줄 쫙이었다. 

 

"이게 이단일지도 모르지만 나는 슈베르트 중독자가 아니다. 

그 반복되는 구조를 견딜 수 없어지곤 한다. 그의 긴 소나타를 끝까지 듣지 못한다. 

그러나 리히터의 연주를 듣던 한 시간 동안 나는 무아지경(hypnotic trance)을 체험했다. 

슈베르트에 대한 내 편견이 사라졌다. 장식에 불과하다 여겼던 디테일들이 유기적 요소가 되었다. 

나는 지금까지도 그 디테일들을 기억한다. 화해불가인 두 성격의 융합을 나는 리히터의 연주에서 보았다. 

강렬한 분석적 계산이 있고 즉흥적인 직접성, 자유로움이 있다." 


굴드의 이 인터뷰 장면은 

최초 사용될 때 러시아어 더빙이 되었고 

나중 그 더빙을 지우고 보존된 영어 텍스트에 따라 영어로 다시 더빙되었다고 한다. 

어쩐지 화면은 낡았으나 소리는 낡지 않은 이상한 느낌 있었다. 또박또박 준비한 원고를 읽는 듯한 느낌도 이상했고. 

이상하면서 이상하게 마음을 끌었고. 알고 보니 그게 굴드의 목소리가 아니었던 것임. <리히터: 이니그마> 동영상 댓글들 보면 "이상하다, 굴드가 캐나다 영어 아닌 영어로 말한다" 이런 댓글 있다. 굴드 정말 기인이었구나 생각했었다. 아주 가끔, 교과서형 뉴스진행자형 영어로 말했나보네?! 자기가 존경하는 사람에 대해 말할 때? 


그러나 실제 사정은 

그의 목소리가 지워지고 성우의 목소리가 입혀졌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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