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라는 숫자는 영원히 베토벤 교향곡들을 말하는 숫자여야 한다. 

하이든은 104곡의 교향곡을 작곡했는데 왜 베토벤은 9곡밖에 작곡하지 못한 거냐는 

질문을 받은 적 있다. 베토벤 게을렀던 거 아니에요? 


베토벤이 게을렀다니! 

예술가는 정지하지 않는다. 이게 그의 모토였다. 그는 계몽과 혁명의 아이였고 

그들에 담긴 위험한 이념 모두를 체현했다. 예술은 개인의 자기 표현이어야 했고 자기 표현은 

끝없이 갱신하는 자기 발명이어야 했다. 베토벤이 해낸 자기 발명, 자기 재발명. 그걸 했다면 하이든도 

다수 작곡 할 수 없었다. 하이든은 고전 이상에 충실하기만 해도 되었고 템플릿을 반복 사용하기만 해도 되었기 

때문에 다수 작곡한 것이다. 




저런 얘기를 늦어도 20대에 들으면서 

이게 무슨 뜻인가, 진지하게 오래 생각해 봤어야 한다는 생각 든다. 

너무 늦었잖아요. 여기 있는 진실 약간이라도 내 삶에 적용해 보기엔. 


알라딘 서재 터줏대감처럼 느껴지는 로쟈님이 서재 접으신다는 공지하신 걸 보니 

나도 ; 부화뇌동, 이 나이에 이 처지에 서재가 다 뭡니까 너무 오래 눈치없었습니다 고백하고 

떠나야 할 거 같아진다. 쓸쓸하고, 쓸쓸할 때 떠나야 할 거 같다. 자기 최초 발명... 이라도 시도하기 위해. 

better late than never를 모토로. 


그러나 아직, 리히터(1일 1리히터) 해야 하니 아직은......... 

코로나. 사실 처음엔 이 짧은 강제 은신 기간 동안 칩거하고 집중해 글을 써야겠다 계획했다가 

거의 매일 그 계획 일그러졌다. 매일 새로 출발함. (한숨). 내일 또 새로 출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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