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무슨 농담같은 표지의 책.

이 책에 아도르노 미학 주제 에세이가 있는데 


"아도르노는 현재 사회에 경제적인 이유에서만 반대한 게 아니다. 

그에게 이 사회는 급진적 악의 사회고 그가 그렇게 보는 근거는 형이상학적이거나 신학적인 듯하다." 


위와 같은 문장이 나온다. 

그리고 Geuss는 이 문장에 주석을 다는데: 


"38년에 벤야민에게 쓴 한 편지에서 아도르노는 자신이 체험하는 신학적 충동에 대해 쓴다. 

이 고백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는 분명치 않다. 벤야민에게 유물론과 신학에 대한 비교(秘敎)적 관점이 있었고, 그리고 아도르노에게는 벤야민을 향한 묘한 집착이 있었다. 어쩌면 아도르노는 실제로 벤야민과 비슷하게 생각했던 걸 수도 있다. 그 관점을 내밀히 나눌 수 있는 상대에게 조금 은밀히 고백했던 걸 수도 있다. 아니면, 이것은 벤야민을 향한 지적 유혹의 시도일 수도 있다. 아도르노의 벤야민을 향한 지적 유혹의 시도는 다른 곳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것이 유혹이라면, 아도르노는 실제로 자기 관점이 아님에도 자기도 벤야민처럼 생각하는 척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벤야민을 차지한 다른 위험한 친구들, 그리고 그들의 관점(브레히트와 그의 "속류 유물론")으로부터 벤야민을 빼내올 수 있다. 그렇게 아도르노가 벤야민을 독차지할 수 있다." 

 


Geuss 글들에 위 주석과 비슷한 대목들이 자주 등장한다. 

저런 말을 하면서 그가 얼마나 진지한 건지 확정할 수 없는. 그런데 재미있기는 한. 


이 주석으로, 아도르노의 삶이 어째 묘하게 (사소화되는 게 아니라) 현재화되고 받아 마땅한 경의를 받는 거 같다. 벤야민의 불우했던 삶은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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