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러도 이렇게 세 권 분량 전기가 있다. 

말러를 잘 몰라보고 말러와 맞짱뜨다가 말러의 천재성을 정확히 이해한 다음 

그랬던 자기 전적을 뉘우치는 편지를 쇤베르크가 말러에게 보냈다고 한다. 편지의 일부를 

음악 강의하는 로버트 그린버그 교수가 읽어주는데 


음악가들의 편지에도 

길고 정확한 문장, 여러 수준으로 정확하고 풍부한 어휘, 그를 통해 쓰는 이의 정신 모두가 거기 담김 등의 

특징이 (문인, 사상가들의 편지와 비교해서 전혀 다르지 않게) 온전히 있구나 

.................. (편지란, 그게 부르주아 문화의 정수같은 거라 해도 어쨌든 가장 좋은 

인간이 다른 인간을 만난다는 것의 모델......)  


쇤베르크의 그 편지는 

음악사 전체를 통틀어 비슷한 사례가 단 하나도 없다고 한다. 


한 천재가 다른 천재에게 

내가 당신을 몰라보았었음을 인정한다, 당신에게 용서를 청한다, 당신의 천재성 앞에 무릎 꿇겠다고 

진실하게 간절하게 전하는 편지. 


로버트 그린버그는 

정말 감탄이 이는 교수다. 

저런 "천재" "천재" "천재" 어쩌고 계속 반복되는 내용을 말할 때, 그럴 때에도  

극히 절묘하게 가장 올바른 지점에서 말하고 그러면서 "가르친다." 그 절묘한 지점, 말에는 담기지 않으면서 

제시되고 전해지는 그 (뭐라 해야 함) 스타일, 감수성 이런 것이  


그러니까 아마 학생들의 정신을 "형성"할 것이다. 



19년 내내 수시로 절감한 것 중 이것도 있다. 

타인의 정신에 좋은 자극이고 정신을 형성하는 힘을 가진 이들. vs 그 정반대인 이들. 

후자가 이 세상에 너무 많다. 그를 만나야 하는 날이 잡히면 두 달 전부터 매일 담배 없이는 살 수가 없고 

그를 생각하면 순간 질식할 거 같은 이들. 그들이 이 세상에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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