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번역도 되어 있는 책. 

벤야민과 아도르노의 아내였던 그레텔 아도르노의 서한집. 

영어판 책 소개를 보면, 두 사람 사이에 테오도어 아도르노가 개입하지 않은 그들만의 우정이 있었다, 벤야민은 그가 몰두했던 작업에 대해 그녀에게 말했고 그녀는 벤야민이 이 세계에서 살 수 있게 그녀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했다.... 같은 내용이 있다. 분량이 360페이지로 소개되는데, 어쩌면 벤야민-아도르노 서한집보다 더 많은 양. 벤야민-아도르노 서한집은 편집자 주석이 방대한 편이다. 사실 주석이 없다면 이해할 수 없을 내용이 많기도 해서 방대한 주석이 필요했던 것이기도 한데 


그렇다면 이 서한집도 마찬가지로 방대한 주석이 있을 수도. 

어쨌든 벤야민-아도르노 서한집은 (영어판) 380페이지. 

같은 시기에 비슷한 양의 편지들을 벤야민과 그레텔 아도르노도 교환했다는 게 

사실 놀라운 일. 벤야민-아도르노 서한집에서도 그레텔 아도르노는 자주 출연한다. 

아도르노가 그녀를 언급, 혹은 인용하기도 하고, 아도르노가 벤야민에게 쓰는 편지 다음 (그러니까 같은 편지 안에) 

그녀가 이어 쓰기도 한다. 


그리고 이게 정말 감탄하고 감동하면서 읽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 

그녀는 그녀로 말한다. 아도르노의 여자 친구나 아내로 말하는 게 아니라 

독자적인 (그들과 비교하더라도 꿀릴 것이 없는 지성인) 인간으로 말한다. 


이것은 1930년대의 일입니다. 

기억합시다. 




올해 최고의 책, 꼽는다면 

벤야민-아도르노 서한집을 꼭 넣어야 한다. 

사실 한 30개쯤 포스팅하고 싶기도 하다. 이 책이 어떤 다이너마이트인지. 

오늘 채점을 끝냈고 내일 성적처리하느라 지치는 하루일텐데 이렇게 지치고 힘드는 와중 

이 책의 의의를 열변하고자 서재를 찾는 일이 너무 많기를 바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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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9-12-20 20: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 서한집 읽으려고 가져다 놨다가, 와 얘네는 편지에서도 이러네..... 이런 마음으로 채 100쪽도 못 읽고 반납했다는 슬픈 소식을 전해드릴까 합니다.... 으엉...

몰리 2019-12-21 08:11   좋아요 0 | URL
이분들이 진정 어나더 레벨이긴 하십니다. ㅎㅎㅎㅎㅎ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더 그렇게 되기도 해요. 크라카우어가 쓴 졸작을 놓고 토론하는 편지들이 있는데 .... 무얼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볼 저세상 토론을 하시더라고요. 그 대목은 꼭 보셔야 합니다. 재대출 고고씽~

2019-12-21 01: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12-21 08:1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