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듣는 강의 중
르네상스부터 지금까지 유럽사 과목이 있는데
교수가 참 개성이 있고 현실웃음 터지게 웃기기도 하다.
아주 많이 노인이신데 굉장히 발랄하다. alert mind. hyper-alert mind.
삶에 패배했음. 이게 없다는 것.
무엇이든 우기고 본다. 이게 없다는 것.
이게 얼마나 대단한 거냐....
며 감탄하기도 했다.
1919년 파리 강화회의에서
우드로우 윌슨을 만나려고 그가 할 수 있는 모두를 했던 호치민.
그가 그런다는 게 윌슨의 귀까지 들어갔는지, 아니면 윌슨은 그런 일이 있는 줄 몰랐고
그의 비서들이 알아서 처리한 건지는 불분명해. 그런데 어쨌든 그는 윌슨을 만나지 못했어.
아시아에 있는 작은 나라, 미국인들 중 그 나라 이름을 아는 사람도 없는 나라에서 온
작고 초라한 남자. 그 남자는 미국 대표들에게 아무도 아니었고 아무 관심도 끌지 못했어.
그런데 우리는 그러지 말았어야 했던 게 아닐까? 우리는 그에게 친절하고 그의 말을 들었어야 하지 않을까?
호치민은 강화회의에서 미국인들에게 받은 푸대접을 결코 잊지 않았어.
파리 강화회의 주제일 때
저런 대목이 있다. "우리는 그러지 말았어야 했던 게 아닐까?" 이건
앞서 1차대전 주제일 때 반복해서 나왔던 "1차대전은 유럽의 베트남이다, 다만 훨씬 더 끔찍했을 뿐" 이 말을
가리키는 것이기도 하다.
그가 이런 강의를 할 때
학생 중 베트남 학생이 있다면 어떨까.
그러니까 이 시대의 호치민이 어디 있어서
그가 이런 말을 듣는다면. (.....)
그러니까
베트남 출신 사학자가
유럽사도 하고
전쟁사도 하고
그래야 한다고
결론 지음. 더 많은 베트남 출신 사학자들이.